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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5/02 00:31:01수정됨
Name   나루
Subject   [마포] 요수정
세부메뉴가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알려지지 않는 채로 변경되는 3만원, 5만원 코스의 음식과 내추럴 와인을 제공하는 음식점으로 함께 간 친구의 아는 분이 강력 추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곳입니다.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고 주말에 방문하기 위해서는 3일 ~1주 정도 전에 예약을 하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처음 지도를 보고 찾아 갔을때는 대학상권의 흔한 주점스러운 가게 모습에 이곳에 온것이 맞나 싶은 생각에 들어갈까 망설였고 전반적으로 술을 마시며 떠들석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선택한 음식은 5만원 코스였고 코스가 끝나갈 무렵, 너무 맛있고 아쉬워서 추가로 가능한 메뉴가 무엇이 있는지를 문의해 2가지의 단품 메뉴를 주문하였고 곁들이는 음료로는 같이 간 사람들 중 가장 와인에 조예가 있는 친구가 2병의 내츄럴 와인(화이트, 스파클링)을 가져와 함께 하였습니다.




제공된 음식들은 구색 맞추기나 코스라는 관성적인 요구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은 아쉬움을 준 것도 있었지만, 맛에서 대단한 만족감과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충격까지 주었습니다.

이 곳에서 받은 맛에 대한 경험을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탁월한 질감
2. 좋은 재료를 알고 사용함
3. 물리적인 질감과 일치하는 맛(맛이 비어있지 않음)
4. 맑음(해상도가 선명함, 깨끗함)





계속 경험을 되새기게 되는 것들만 집어보자면




감자의 맛과 질감을 녹여냈다고 할 만한 감자빵.




수많은 기름들이 형태나 윤곽만 존재하곤 하지만, 맛과 향이 채워진 좋은 들기름과 농축된 맛과 적당한 힘으로 씹으면 입안에서 분해되듯 잘라지는 피문어 숙회. (위에 올려진 것은 생 고사리인가? 한번 말렸다 불려서 나올 수 없는 질감이었음. 그렇다면 생고사리는 처음 먹어본다)




두껍게 썬 숙성 참숭어회를 씹으며 적절한 찰짐을 지닌 살이 풀어지며 그 질감과 맛이 혀 양옆으로도 감싸주는 느낀 만족스러움. (회를 먹으며 입안에서 치아와 혀는 일을 하여 그 형태는 느껴지지만, 그 테두리 안에 맛이 채워지지 않거나 그 형태에 맛이 완전히 채워지지 않아 느껴지는 불일치가 없어 좋았음)

그리고 맛이 채워져있는 아스파라거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줄기 식물인데 흰색 박과 견과류의 지방은 아닌데 무언가 풍성함을 연상시키는것이 경험이 쌓이지 못해 더 표현하긴 힘들지만 이래서 아스파라거스가 고급 식재료였구나란 생각을 하게하였습니다.

으깬 마늘, 고추, 방아(맞나?)가 조합된 막장 소스는 단순한 조합을 넘어 완성도가 높았다고 느껴지고 회와 함께하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치킨 커틀렛은 간신히 고체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고체라는 인식을 주는 신기한 질감을 주었습니다.사장님께 이런 질감은 처음이었다고 하니, 염지를 할 때 고기침으로 찔러 만들었다는데, 커틀렛이란 단어와 그 질감이 자연스레 일식의 찜과 튀김에서 식재료를 다룸이 추구하는 결과물의 질감에 다가간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삼겹 스테이크는 고추장 베이스를 버무린 엄나무순(확실하지 않음)과 할라피뇨가 들어가 렌치소스로 추정되는 것과 함께있었는데 삼겹살의 질감이 너무 충격적이여서 함께한 것들에 대해서는 기억이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삼겹살의 모든 층이 하나로 질감으로 느껴진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날 제공된 삼겹살 조리는 동파육에서 추구하는 질감이 이것이구나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접한 동파육에서는 두꺼운 지방층에서 이 부분은 좀 자르고 먹고 싶다와 살이 너무 흐물거림 때문에 이게 정말 중식의 정화중 하나가 맞나 싶은 생각을 계속 해왔는데 이거구나 했습니다.

사장님께 삼겹살 모든 층의 질감이 하나로 느껴진 것은 처음이라 말하니 오늘은 조리에 운이 좀 따른 것 같다는 말을 하셔서 그날의 행운에 감사했습니다.




안심 소금구이는 굳이 안심이여야 했나 싶은 생각이 다소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같이 나온 감자퓨레의 맛과 질감이 탁월해 고기가 밀린다고 느꼈죠. 개인적인 선호로 안심보다 더 가격이 낮은 소의 붉은고기 맛이 더 나는 부위를 잘 다룬것을 좋아합니다.

감자퓨레는 여기에 지방, 치즈, 소금, 무언가 맛을 불어넣을 것이 더해졌는지 파악은 안되지만, 감자라는 베이스에 맛을 불어넣는 재료를 정말 잘 녹여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애정하는 디저트집 중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 러시아거리에 러시아케이크란 가게에서 버터크림을 기가 막히게 만듭니다. 가게에 쌓여 있는 버터를 보면 뭐 특별한 버터가 아닌데 버터란 베이스에 당을 잘 불어넣어 탁월한 결과물을 만들거든요.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더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재료들의 합이 하나가 되도록 잘 녹여내는 것이 진정한 실력이 아닌가 요즘 계속 화두로 두고 있습니다.



아마트리치아나 파스타는 파스타의 질감에선 완벽했지만, 간이 안되어 왔습니다. 그러고보니 왜 간이 안맞다는 말을 안 했을까… 주량에 안맞게 와인을 두 병 열어 취했었나 봅니다. 추가로 소금을 요청할 정신은 있었는데 말이죠.

받은 소금은 몰든 소금의 형태를 하고 있어 면 위에 한 톨, 내부에 두 톨 뭐가 더 어울릴까 하며 넣어 먹었습니다. 정말 취했었나 봅니다.


이 두 음식이 정규코스의 마지막이었습니다.

다른 음식들을 생각해본다면, 더 잘할 수 있고 보여주고 싶은게 많을텐데 스테이크과 파스타라는 관성적인 코스가 꼭 있었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추가 주문한 단품은 가능한 것이 키조개 관자, 피조개로 만든 음식이 가능하고 하여 다 달라고 했습니다… 맛있으니까 더 먹고 싶어지는건 어쩔 수 없죠.

다시마 맛을 입힌 저밀어 썬 관자, 얇게 어슷썰기한 아스파라거스, 잣, 김(맞나?), 그리고 그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기름(무슨 기름이었지?)은 그야말로 조합을 넘어 승화의 영역에 든 음식이었습니다.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그와는 다소 대조적으로 피조개를 깔고 그 위를 그 자체로는 완성됬다고 느껴지는 막장, 멕시코맛 소스, 렌치소스(?)와 기름, 잘 모르는(아마도 방아?) 허브를 올린 음식은 각각으로는 정말 좋은 재료이고 완성도가 높지만 하나가 되지 못하고 따로 존재하고 있다고 느껴져 아쉬웠습니다.

피조개가 재료 그 자체로는 정말 좋았습니다.

멕시코맛 소스는 정말 타코가 간절하게 만드는 녀석이었는데.



제공된 음식으로 미뤄보아 특정 장르의 음식을 하는 음식점이라기보단, 만들고 싶은 것을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까란 생각에 여러 요소를 커비(그 핑크색 괴물 맞습니다)처럼 흡입해 소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 들기름, 회와 막장 엄나무 등 우리 일상에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한식

삼겹살 조리에서 연상된 중식

재료를 보호하며 다루는 찜과 튀김의 방법론, 다시마로 맛을 불어넣는 것, 칼의 사용(이건 조리 그 자체의 전반적인 것이라 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에서 일식

좋은 맛의 머스타드, 감자퓨레, 파스타의 질감의 양식

혀가 타코를 자연스레 부르게 만드는 멕시코 맛 소스



공간과 식기의 아쉬움은 있지만, 맛이 다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사장님이 저희 와인도 맛있는데 하며 아쉬워하셨는데 이 곳의 와인을 마셔보진 않았지만, 다음 방문에는 마시고 싶어졌습니다.

이번에 가게의 와인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가격적인 요인도 있지만, 내츄럴 와인에 대한 체계적인 불신 때문이었거든요.

수많은 내추럴 와인들이 내추럴이라면 유기농 혹은 바이오바이나믹 농법의 결과물로 당연히 얻어내야하는 요소인 맑음이 없는 채 그저 이름만 붙여진 그런 무언가이기에 피했지만, 제공된 음식에서 인식된 맑음이 신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알고 만드는 곳이라 생각되기에 다음 방문에는 음식뿐만이 아니라 이 곳에서 선택한 음식과 함께하는 음료에 대한 것들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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