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4/02/06 14:49:09
Name   초공
Subject   《서른의 불만 마흔의 불안》 - 40대 부장’님’의 재취업기 (도서 증정 이벤트 5)
안녕하세요.
어크로스 출판사입니다.

지난 4회 연재글에는 댓글 달아주신 분이 안 계셔서,
오늘은 마지막 연재글만 올려드립니다!

이번 글에 댓글 달아주신 분 중 한분께도 책을 보내드리니,
공감이 가거나 다른 의견이 있다면 편히 댓글 달아주세요! (쪽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동안 글을 올릴 수 있도록 양해해주신 홍차넷 운영자님과
유저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40대 부장’님’의 재취업기> _《서른의 불만 마흔의 불안》 178p

한때 ‘여성의 생애 소득이 가장 높은 나이는 평균 34세’라는 트윗이 엄청나게 퍼져나간 적이 있다. 대략 10년 차 과장 혹은 차장일 때 연봉이 가장 높단 얘기인데, 결혼 후 출산과 육아로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지는 시기와도 겹친다. 그러니까 경력 단절 직전에 받은 연봉이 우리 생애에 올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익이란 의미인 것이다. 실제로 육아로 경력 단절이 되면,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고 난 뒤 다시 취업을 하려고 할 때 동일한 포지션으로 돌아오기란 불가능하고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단순한 업무로 방향을 틀게 되니 트윗은 과장이 아니라 오히려 냉정한 현실을 꼬집은 ‘팩폭’이었다.

40대 부장 퇴직자의 재취업 시도에는 ‘스펙이 부담스럽다’ 같은 완곡한 거절, 회사 대표가 나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걸 뒤늦게 발견한 나의 불찰, 불합격 알람조차 보내지 않는 서류 전형이 번갈아가며 일어났다. “언니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언니 자리가 안 보여.” 타로 점술가마저 녹록지 않은 현실을 거듭 일깨워줬다. 그러다가 ‘엄마로서 자아가 강하냐?’는 질문을 들은 건 일하는 여자들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와의 면접 자리에서였다. 엄마로서 자아가 강한 사람은 그런 콘텐츠만 반복해서 기획한다는 게 면접관의 설명이었다. 마치 엄마는 일하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는 듯 모멸감을 주는 질문은 40대 재취업기의 트라우마로 남았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익스플레인: 세계를 해설하다> 시리즈 중 ‘왜 여성은 더 적게 받는가’ 편에서 경제 연구원 베로니크 드 루지는 회고한다. “시간적으로 압박을 받은 것은 상사가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집에 있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에 15분 만에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아이가 있기 때문에 나는 훨씬 나은 직원이 되었다.” 컨설턴트 출신 폴레트 라이트는 경력 단절 여성과 일하는 방법으로 ‘사무실에 책상을 내주고 일주일 내내 얼굴을 내밀게 하지 말고 그냥 일거리를 던져주고 언제까지 끝내야 한다고 이야기만 해주길’ 권한다. “세계경제에서 빈곤 퇴치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여성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것”이라는 르완다 정치가 발렌타인 루그와비자의 말처럼 경력 단절 여성은 준비된 미활용 인력이다. 역사와 사회가 만들어냈지만 삶을 책임지고자 애쓰는 우리는 개인으로 상황을 돌파하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의 말대로 우리의 삶은 불안을 떨쳐내고, 새로운 불안을 맞아들이고, 또다시 그것을 떨쳐내는 과정의 연속이다. 하지만 40대에 맞이한 경제적 불안정은 생계는 물론 사람들과의 관계, 노후까지 불안을 더했고 나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함으로써 M자 곡선 그래프의 솟아오르는 지점에 올라섰다. 그리고 엄마로서 자아가 강한지 물었던 면접관에게 세어네이드 리의 방식대로 대답하고 싶다. “나는 엄마가 아닐 때보다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고 조직을 관리할 유연성도 풍부해졌다. 20, 30대 때보다 실수와 실패를 줄이는 판단을 더 잘하게 됐고 당신 같은 면접관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는 배포도 생겼다. 그러니 엄마로서 정체성과 경력을 시대에 뒤떨어진 증거로 받아들이지 말고 존중해야 할 성취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779 6
    14692 사회한국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1) 2 + 삼유인생 24/05/20 432 14
    14691 게임다크 소울과 마리오를 필두로 한 게임에서 두려움을 다루는 방법 kaestro 24/05/20 210 1
    14690 도서/문학제가 드디어 에어북을 출간했습니다. 11 + 카르스 24/05/19 571 27
    14689 게임[LOL] 5월 19일 일요일 오늘의 일정 2 발그레 아이네꼬 24/05/18 102 0
    14688 게임게임은 어떻게 두려움을 통해 유저를 영웅으로 만드는가 3 kaestro 24/05/18 402 3
    14687 스포츠[MLB] 이정후 어깨 수술로 시즌 아웃 1 김치찌개 24/05/18 225 0
    14686 음악[팝송] 시아 새 앨범 "Reasonable Woman" 김치찌개 24/05/18 91 0
    14685 게임[LOL] 5월 18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3 발그레 아이네꼬 24/05/17 150 0
    14684 게임[LOL] 5월 17일 금요일 오늘의 일정 4 발그레 아이네꼬 24/05/16 198 0
    14683 일상/생각작고 소중한 28회의 클릭 2 kaestro 24/05/16 355 3
    14682 게임[LOL] 5월 16일 목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5/15 157 0
    14681 일상/생각비어있는 공백기가 아니라 충만한 탐색기(1) 4 kaestro 24/05/15 527 2
    14680 IT/컴퓨터Life hack : 내가 사용하는 도구들 2 Jargon 24/05/14 621 4
    14679 게임[LOL] 5월 15일 수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5/14 191 0
    14678 오프모임(동대문구) 같이 종종 공부할 분 22 골든햄스 24/05/14 716 4
    14677 오프모임하다하다 이제는 점심식사 벙 올립니다.(술 x) 19 비오는압구정 24/05/14 564 7
    14676 IT/컴퓨터BING AI 에서 노래도 만들어주네요.. 3 soulless 24/05/14 238 0
    14675 게임[LOL] 5월 14일 화요일 오늘의 일정 1 발그레 아이네꼬 24/05/13 156 0
    14674 일상/생각삽자루를 추모하며 3 danielbard 24/05/13 592 25
    14673 과학/기술처음으로 가르친 수업, 강의 끝나는 김에 적어보는 배운 점 11 Velma Kelly 24/05/13 715 5
    14672 일상/생각인체공학을 염두에 둔 내 pc용 책상 세팅(2) 2 kaestro 24/05/12 370 0
    14671 일상/생각요즘에는 은근 아껴쓰는거 같네요. 14 아름다울 24/05/12 1062 0
    14670 IT/컴퓨터인체공학을 염두에 둔 내 pc용 책상 세팅(1) 23 kaestro 24/05/12 541 2
    14669 게임[LOL] 5월 12일 일요일 오늘의 일정 1 발그레 아이네꼬 24/05/11 202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