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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9/07 21:58:16
Name   Terminus Va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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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보이지 않는 길을 향한 희망의 찬가 - Sing Street OST Go now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에서 마침 'Sing Street'을 틀어주었습니다. 존 카니의 영화는 꼭 챙겨보는 팬인지라 이번 영화도 얼른 봐야지 하다가 시기를 놓쳐 아쉬워하던 중 기내 방송 덕에 한을 풀었습니다. 'Sing Street'은 영화 감독 존 카니의 세번째 작품입니다. 이미 '원스'와 '비긴 어게인'을 통해 음악영화감독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죠. 이번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영화에 잘 녹여내어 만들었고, 개인적으로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존 카니의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는 바로 '사랑'입니다. 태어난 곳이 다르고, 각자 처해있는 상황이 녹록지 않아도 음악으로 서로를 위로하며(원스), 각자가 겪은 슬픔을 짊어지고 각박한 세상을 이겨내는 일련의 과정(비긴 어게인)은 그의 영화에서 사랑으로 치환되는데, 그 사랑의 표현은 노래로서 마무리됩니다. 이번 영화 '싱 스트리트'도 마찬가입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터져 나오는 고백은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소년은 소녀를 위해 밴드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고 뮤직비디오를 만듭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이겨내려는 소년과 소녀의 몸부림은 작은 희망을 싹틔웠고, 그 희망을 광야같은 아일랜드를 넘어 그들의 가나안인 영국으로 떠날 준비를 합니다. 형의 도움을 받아 항구로 달려간 그들은 할아버지가 물려준 작은 보트 몸을 담습니다. 소년의 삶의 스승이자 멘토인 형의 걱정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떠나는 여정의 시작은 초라하기 그지없죠. 그러나 그들 앞에 놓인 불확실한 미래를 향하는 그들의 얼굴에는 '희망'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 대한 불만은 비단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아일랜드의 상황 또한 마찬가지. 즐거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환경 속에 오직 음악이라는 조그마한 탈출구를 만들어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현재 한국에서 살아가는 제 모습을 이입시켜 봤습니다. 확신을 가질만한 것들이 없는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 길을 향해 묵묵히 걸어나가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보며 심장이 쿵쾅거리는 감동과 그렇지 못한 부끄러운 제 모습을 함께 보게 되네요.

영화를 보면서 아빠 미소를 지으며 영화를 감상한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슬퍼하기도 하고 피식 웃기도 했던 물리지 않았던 희로애락을 많이 느꼈던 것 같네요.

p.s 존 카니의 개인사가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그는 적어도 음악영화에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거의 역대급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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