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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2/11 16:02:36
Name   삼공파일
Subject   정치 얘기
유머게시판에서 일본 TV 프로에서 문재인을 한국의 힐러리라고 쓰고 이재명을 한국의 트럼프라고 쓴 짤을 봤습니다. 이재명을 한국의 트럼프라고 하는 비유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거라고는 기대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재명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먼저 들고 나온 것이죠. 지금에 와서는 이재명의 대권 경쟁력을 말해주는 비유가 될까봐 붙이기 껄끄럽습니다만 트럼프라는 비유는 이재명 개인의 특성에 의한 것입니다. 막말과 상대방에 대한 혐오 정서를 부추기고 편을 가르려는 듯한 태도에 반감을 가졌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죠. 이게 지금 상황에서는 플러스 요인이 되었습니다만.

문재인을 힐러리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문재인 본인은 힐러리와 성격적으로나 특징이 그렇게 비슷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런데 정치적 배경이나 지지자들과 반대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힐러리와 상당히 비슷한 점이 많지요. 힐러리를 가장 열성적으로 방해한 적들은 트럼프 진영보다도 줄리안 어산지와 에드워드 스노든이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가 집권한다는 현실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일단 힐러리가 그동안 보여줬던 가버넌스에 대해 극혐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근거가 되어준 열사들이죠. 힐러리 지지자들은 당연히 원래 있던 열성 민주당 지지자들과 트럼프가 집권하는 것만큼은 못 보겠다는 일반 시민들이고요.

그렇게 보면 한국의 버니 샌더스는 누굴까 싶은데 아마 노회찬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 여기서 노회찬과 심상정은 이미 중진 의원에 올라선데 반해 이 둘 가지고는 당을 운영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으니 민주당에 가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를 좀 에둘러 말한 적이 있는데 정의당 지지자들에게 좀 극딜이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버니 샌더스와 노회찬은 분명 다른 길을 걸었고 노회찬이 민주당에 입당하라는 것이 그동안 노회찬이 걸어온 길과 상반된다는 것은 이해하고요. 버니 샌더스가 가지고 있는 좋은 특질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 노회찬이라는 뜻으로 생각해볼 것이 있어요.

지난번에 정의당은 폭망은 아니라고 해도 준망 혹은 원래 진보 정치가 가질 수 있는 그 정도의 득표에 그쳤습니다. 그 와중에 노회찬과 심상정이 어느덧 3선이 되어 중진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4선, 5선까지도 충분히 할 수 있을 정치인들이죠. 심상정은 자기 지역구를 벗어났을 때 득표력이 있는가 검증되지 않았지만 노회찬은 그야말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표의 확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보 정치인으로서 입장 변화 없이 꿋꿋이 자기 길을 걸어나가 이뤄낸 성과라는 것이죠. 문제는 그 개인이 대중적으로 성장한 것과 본인이 지향하는 진보 정당이 함께하지 못하는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기승전...노무현이 나오는데 진보 정당 정치가 그동안 생존 전략으로 택했던 것은 야권 연대였습니다. 민주당에 의존하면서 정치적 생명을 이어나가고 민주당 주류는 이들을 이용해서 코어 지지층에게 진보적인 이미지를 빌려와서 어필했습니다. 문재인 개인이 대통령 후보로서 적합하냐를 놓고 봤을 때 참여정부에서의 행보가 평가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미뤄두죠. 일단 참여정부 이후에 정치인 문재인이 민주당 대표로 데뷔하고 나서 이룬 성과는 지난번 총선 하나로 충분히 A학점입니다. 그런데 이 총선에서의 전략은 김종인이 진두지휘했고 문재인 개인과 얼마나 조율이 되었는지는 (당시에는 문재인이 전지전능한 흑막처럼 보이고 지금도 김종인이 약간 버려졌다는 것으로 이해합니다만) 미스테리겠으나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줬던 노선을 일거에 갖다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10년 간 망한 전략을 또 쓰지 않는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누구도 하지 못했고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반감을 살 수 밖에 없었던 행동을 과감하게 밀어붙인 것을 문재인의 집권 의지로 이해했죠.

친노...라고 하면 다들 싫어하시지만 MB 정부 10년간 민주당의 주류는 친노였고 비주류는 호남과 기타였다는 간략적인 이해가 그닥 틀린 것은 아닙니다. MB 정부 동안에 민주당 지도부는 주요 선거의 패배를 기점으로 주류와 비주류가 번갈아가면서 당권 장악의 싸움만 몰두하는 양상이었습니다. 일단 주류 쪽 지지자들은 비주류의 겐세이가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많고 선거에서 지는 것은 전략의 부재가 아니라 콘크리트와 조선일보 때문이라는 일종의 사실반 피해의식반이 있었고 비주류 쪽 지지자는 이제 쟤네 지긋지긋하다는 인식이 있었죠. 여튼 주류가 당권을 잡고 있었을 때마다 민주당의 주요 선거 전략은 야권 연대였습니다. MB의 임기말 지지율도 그닥 좋지 못했고 야권은 또다시 "절대 질 수 없는 선거"를 맞이했습니다. 한명숙, 이해찬, 문성근으로 대표되는 당지도부를 친노라고 부르고 싶지만 당시 주류라고 하고 당시 주류의 전략은 그 이전에도 그랬지만 야권 연대였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 야권연대에서 항상 호남은 알박기 지역...이었죠. 물론 이때까지도 MB 정권 몰락의 사명을 안고 몰표를 줬습니다만 반감은 계속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고 진보 정당은 원샷 합당을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주춧돌이 된 분이... 유...읍읍. 그런데 현재 정의당 쪽, 당시 진보신당의 지지자들은 이 통합을 반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거스를 수 없었지요. 그리고 선거 결과는 민주당 대패, 새누리당 승리, 통합진보당은 선거 패배로만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그대로 폭발.

정치에 관심 있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비주류는 바로 몇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 때 선거 패배를 우려먹고 있었죠. MB 정권 때 친노 타령은 실제로 친노가 공고히 당권이 잡고 있었기에 한나라당에서 공격했다면, 이후의 친노 타령은 이 총선 패배와 야권 연대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타고 비루쥬 내부에서 나옵니다. 서로 정말 짜증나는 상황이었죠. 그리고 이걸 표면적으로는 김종인이 했지만 뒤에서는 문재인이 했다고 믿어지는 지난번 총선 선거 전략으로 깔끔하게 종지부가 찍어졌습니다. 이해찬을 탈당시키고 야권 연대라는 말을 한국 정치에서 삭제시키면서 민주당은 민주당 나름대로 압승하고 비주류는 떨어져 나와서 나름대로 새누리당표를 가져오기도 하면서 서로 우리 잘 헤어졌다고 박수 치는 상황이 되었죠. 문재인이 앞으로 어떤 노선을 취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마 대선을 앞두고 김종인을 썼던 전략을 취하기 보다는 지지자들을 결집할 수 있는 예전 방식으로 회귀하고 있는 모습이 간간히 보입니다. 표의 확장성이 아니라 지지자 결집이 중요해졌으니 그건 그거대로 인정할 일입니다. 이제 주류는 더이상 표주기 너무 싫고 진보 정당은 독자 생존 능력을 의심하는 비주류 지지자 입장에서 어차피 함께 갈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 혼자만의 상상일 수도 있으나 저처럼 생각하는 비주류 지지자 성향이 투표 그룹으로서 실제로 있다고 생각해요. 대충 선거에서 나온 표의 향방들을 보면요. (그렇다고 이 그룹의 투표가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을 이길 정도의 규모는 아니고 생각하지만요.)

새누리당은 제가 걱정 안해도 지들이 알아서 잘 먹고 잘 살아날테니 됐고요. 이 상황에서 야3당이라는 구도가 어떻게 유지될 것인가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총선 자체가 구조적 한계가 있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주요 정치인들의 몇 가지 결단만으로도 충분히 표심이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현 총선 제도나 한국의 지지자 계층이 보수 일편도로 왜곡되어 있다고 보지 않고 문제는 지난번 총선에서도 드러났듯이 선거구제입니다. 그리고 이 선거구제 개편이 야권 연대 없이도 진보 정치가 독자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에 이어서 결선 투표제를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대통령 선거에서의 연대가 진보 정당으로 하여금 희생을 강요하고 주류와 비주류가 갈등하는 근본적 원인이 되었습니다. 굳이 개헌하지 않더라도 선거법을 고치면 두 가지는 도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탄핵 정국을 보니까 그냥 야당은 그냥 3당으로 있는 게 역시나 나아보입니다.

PS 김성식 의원님 보고 있나요? 여기에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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