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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4/23 09:14:39
Name   烏鳳
Subject   군사법원은 왜 군의 입맛에 맞게 돌아가는가.
#0. 들어가기에 앞서

저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제XX사단 보통검찰부 검찰서기병으로 2년간 복무했습니다.
제가 속해 있던 사단에서, 당시 검찰 사건은 1년에 100건이 채 안 됐고,
그 때문에 사실 주 업무는 본래의 검찰업무보다는 예하 각 제대에서 올라오는 징계사건의 감독 및 취합이었지요.
그리고 100건이 채 안되는 검찰사건의 경우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개 군무이탈(탈영) 사건이었습니다.
군무이탈이 처음인 병사는 재복무의사를 물어보고, 다시 성실하게 군 생활 하겠다고 말하면,
기소를 유예해서 재판을 열지 않고 소속부대로 복귀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었지요.

또, 군무이탈 사건을 제외하고나면 또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부사관이나 단기장교들의 음주운전이었습니다.
역시 초범의 경우라면 구약식 사건으로 분류해서 벌금형으로 처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때문에 구공판으로 이어져 실제로 재판을 여는 경우는 실제로 얼마 되지는 않았습니다. 짧게는 2개월, 길게는 4~5개월 걸러 한 번씩 재판이 있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검찰은 행정부에 속해 있습니다. 국무총리에서 이어져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받지요.
반면에 사회에서의 법원은 사법부로 분류됩니다. 대법원장의 지휘를 받습니다. [즉, 사회에서의 검찰과 법원은 분리된 조직입니다.]

[그런데... 이게 군대에서는 분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물론 군검찰관(군검사)와 군판사는 당해 재판에서 인적으로 분리가 되어 있기는 합니다.
아무리 막장 소리를 듣는다고는 해도 검사 판사가 같은 사람이어서 혼자 북 치고 장구치는 식은 아니기는 합니다만...
위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각 군 참모총장이라는 동일한 지휘체계하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지요.
다시 말해, 검사와 판사가 동일인은 아니어도, 동일한 체계 안에서 움직인다는 겁니다.
물론 전시를 가정한다면 이게 합리적일 수는 있겠습니다만.... 평시상황에서도 이게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직접 군검찰관->각 군 송무장교->법무참모 테크를 타셨던 판사, 검사, 변호사님들,
아니면 군판사를 역임하셨던 변호사님들이 저보다는 더 잘 아시겠습니다만...
그 밑바닥에서 사무실을 쓸고 닦으며, 재판이 있을 때 재판정을 열 청소하고, 기록을 정리했던 병사의 입장에서도
군사법원법의 문제는 조금 보이더라구요.(아마 공익 법무관으로 군 생활을 갈음하셨던 분들보다는 조금 더 알지 않을까 합니다.)

때문에, 군사법원의 문제점을 일단 지적해보고자 합니다.
다만, 서두에 적은 것처럼 제가 군생활을 했던 것이 10년 전인지라,
현재의 군사법원법 및 그 시행에 관하여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은 양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 대한민국 헌법 제110조

우리 헌법 제110조입니다.
제110조 ①군사재판을 관할하기 위하여 특별법원으로서 군사법원을 둘 수 있다.
   ②군사법원의 상고심은 대법원에서 관할한다.
   ③군사법원의 조직·권한 및 재판관의 자격은 법률로 정한다.
   ④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은 군인·군무원의 범죄나 군사에 관한 간첩죄의 경우와 초병·초소·유독음식물공급·포로에 관한 죄중 법률이 정한 경우에 한하여 단심으로 할 수 있다. 다만, 사형을 선고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일단, 군사법원의 설치자체는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군사재판'이라는 특별한 성격의 재판을 하기 위해 가정법원, 행정법원, 회생법원 같은 특별법원처럼 '군사법원'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요.(1항)
그런데 이게 '두어야 한다'면서 의무적으로 군사법원의 설치를 명령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둘 수 있다'지요.
다시 말해, 둘 수도 있고 안 둘수도 있지만... 굳이 두어야 겠다면 그 근거는 헌법적으로 마련하여 주마... 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군사법원을 두면서도 제한을 마련해둡니다. 상고심(3심)은 대법원에서 관장하겠다는 겁니다.(2항)
군사재판을 2심까지 어떻게 지지고 볶든 간에, 최종심급은 대법원에서 살펴보겠다는 것지요. 문민통제원칙을 관철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것이 제3항입니다. 군사법원의 조직과 권한, 재판관의 자격은 법률로 정하는 사항입니다. 문제는 이 지점부터입니다.
군사법원의 조직과 권한 등이 법률에 합리적으로, 또 건전한 일반인의 상식에 맞는 방향으로 규정되어 있다면 사실 문제될 것이 없지요.
그런데 군사법원의 조직과 권한이 뭔가 이상하게 규정되어 있다면, 이건 법률을 개정해서 고쳐나가야 할 사항인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군사법원의 조직과 권한]을 규정하는 군사법원법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이런 현실이라고 하더라도 최종심급인 대법원에서 상고사건을 세부적으로 잘 살펴서,
오는 족족 뭔가 이상하다 싶은 부분을 까 버리면 문제될 것이 없겠습니다마는...
다들 잘 아시다시피 대법원은 폭증하는 상고사건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으니,
군사법원에서 올라온 사건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신경써서 살필 여력이 없습니다.


#2. 군사법원의 권한

일단 군사법원법의 링크를 올려두겠습니다.
http://law.go.kr/lsSc.do?menuId=0&p1=&subMenu=1&nwYn=1§ion=&tabNo=&query=%EA%B5%B0%EC%82%AC%EB%B2%95%EC%9B%90%EB%B2%95#AJAX

군사법원의 관할은 군사법원법 제2조, 제3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2조(신분적 재판권) ① 군사법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범한 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진다.  <개정 2015.2.3.>
1. [「군형법」 제1조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규정된 사람.] 다만, 「군형법」 제1조제4항에 규정된 사람 중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국인·외국인은 제외한다. (생략)
2. 국군부대가 관리하고 있는 [포로]
② 군사법원은 제1항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그 신분취득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진다.

제3조(그 밖의 재판권) ① 군사법원은 「계엄법」에 따른 재판권을 가진다.
② 군사법원은 「군사기밀보호법」 제13조의 죄와 그 미수범에 대하여 재판권을 가진다.

갑돌이가 현재 모모부대 소속 일병이라고 하면, 일단 갑돌이가 저지른 범죄는 군사법원의 관할입니다. (2조 1항 1호)  
보시면 아시겠지만, 갑돌이가 군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했을 때만 군사재판이 벌어지는 게 아닙니다.
[군형법상 '군인 또는 군무원'으로 판명되기만 하면, 갑돌이가 음주운전을 했건, 사기를 쳤건 일단 군사법원에서 재판]하게 됩니다.
(경찰서에서 수사 중이었던 사건이라도, 피의자가 군인인 사실이 밝혀지면 소속 부대를 관할하는 헌병대로 사건이 이송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모모부대 일병이지만, 군 입대전에 범죄를 저지르고서 군대에 와서 발각이 되었다면..
현재 현역 군인 신분인 갑돌이의 재판은 일반 법원이 아니라 군사법원에서 시행하게 되지요.(2조 2항)

즉, 평시 상황에서도 군사재판이 벌어지게 되는 근거가 군사법원법 제2조와 제3조입니다.

글쎄요. 평시상황에서도 일반 형사범을 굳이 군사재판을 거쳐서 처벌해야 하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많습니다.
사회에서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거나, 가벼운 처벌만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인데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탓에 필요 이상으로 처벌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죠.
반대로, 사회에서라면 엄벌에 처하여질 사건인데,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탓에 솜방망이 처벌만을 받고 끝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겠고요.

물론... 군사법원이 일반 형사범을 처벌하는 때에도 사회에서의 법원과 동일하게 처벌한다면야 문제될 것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사회에서의 검찰과 법원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하나하나 개별사건에 더 신경써서 들여다보고, 수사할 수 있는 군사법원이 더 나은 면이 있을 수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구요.

그러나, [잘만 운영된다면] 좋을 수도 있을 군사법원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3. 관할관

제7조(군사법원 관할관) ① 군사법원에 관할관을 둔다.
[고등군사법원의 관할관은 국방부장관]으로 한다.
[보통군사법원의 관할관은 그 설치되는 부대와 지역의 사령관, 장 또는 책임지휘관]으로 한다. 다만,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의 관할관은 고등군사법원의 관할관이 겸임한다.

제8조(관할관의 권한) ① 고등군사법원의 관할관은 그 군사법원의 행정사무를 관장하고, 국방부직할통합부대와 각 군 본부 보통군사법원의 행정사무를 지휘·감독한다.
[보통군사법원의 관할관은 그 군사법원의 행정사무를 관장]한다.
③ 각 군 본부 보통군사법원의 관할관은 예하부대 보통군사법원의 행정사무를 지휘·감독한다.

군사법원법에는 일반 사회의 형사재판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용어가 등장합니다. 바로 [관할관]이라는 용어이지요.
[쉽게 이야기하면 국방부 장관 이하 각 사단급 이상의 예하부대의 지휘관이 관할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단 미만의 단위, 즉 여단 이나 연대급부터는 보통군사법원이 설치되지 않습니다.)
군사법원법상 관할권의 권한은 행정사무의 지휘, 감독 정도인 것처럼 보이는데요. 그게 아닙니다.
사회에서의 행정사무의 지휘, 감독은 수사나 재판업무의 지휘, 감독과는 구별되는 개념일 수 있겠습니다마는... 군에서는 그게 아니죠.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어느 날 아침, 사단장이 사단 참모들과 같이 아침 회의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회의를 마치고 나서 법무참모를 부릅니다.

'어이 법무야. 그 이번에 수사받고 있는 XXX대위 사건 어떻게 되고 있냐?'
'네. 그 사건은 아무래도 여차저차해서 이러저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 그 친구 저차저차해서 내가 아끼는 친군데..'

정상적인 군 생활을 마치신 분이라면, 투스타의 저 발언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시는 분은 없으실 것이라 믿습니다. -_-
사단장은 제XX사단 보통군사법원의 관할관입니다. 네. 물론 행정사무만을 지휘, 감독하죠.
그런데 군 지휘체계가 엄연한데... 그러한 발언이 어떠한 의미이겠습니까.
물론, 훌륭한 지휘관이 더 많습니다. 애초에 저런 질문을 하지 않는 지휘관들이 더 많으시겠지요... 암요.
설령 첫 질문까지야 그렇다고는 해도... 마지막 발언까지는 하지 않는 지휘관들이 더 많으실 거라 믿고 싶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저렇게 발언하는 사단장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_-

일선 사회에서는 검사의 수사과정에서 개입할 수 있는 건 직속 부장검사 혹은 그 직급 이상의 상급기관의 검사이겠지요.
군이라면 군검찰관(군검사)의 군 검찰계통 직계 이상으로 올라가겠고요.

문제는... 군 검찰과 군사법원만큼은 검찰계통, 혹은 법원계통과 별도의 '관할관'이라는 정체불명의 직책이 있고,
관할관이 지휘체계에 따라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도.. 저러한 대화가 오가고 있다고 해도 문제가 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군법무관들이 미치지 않은 이상, 저러한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외부에 공표할 이유도 없고, 자신이 공표하지 않으면 드러날 리도 없으니까요.


더더욱 문제되는 것은.. [관할관 확인]이라는 제도입니다.

군사법원법 제379조(판결에 대한 관할관의 확인조치) ① [관할관]은 무죄, 면소, 공소기각, 형의 면제, 형의 선고유예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판결을 제외한 판결을 확인하여야 하며, [「형법」 제51조 각 호의 사항을 참작]하여 [형이 과중하다고 인정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확인조치는 판결이 선고된 날부터 10일 이내에 하여야 하며 확인조치 후 5일 이내에 피고인과 검찰관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확인조치 기간을 넘기면 선고한 판결대로 확인한 것으로 본다.
③ 제2항에 따른 관할관의 확인조치와 그 송달에 걸린 기간은 형집행기간에 산입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유죄로 판결이 나서, 얼마의 벌금 또는 실형이 선고되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 때 관할관은 군사법원법 제379조 제1항에 따라서... 벌금이나 형기를 감경해줄 수 있습니다.
제한이 달려있는 것처럼 보이십니까? 바로 형법 제51조인데요. 사실 이건 있으나마나한 제한입니다. 왜냐면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네. 관할관이 형벌을 감경할 때... 형법 제51조는 그저 장식에 불과합니다.
피고인이 어리니까.. 불우하게 성장했으니까... 피고인이 노모를 모시고 있으니까.. 애가 셋이니까... 악의적인 범죄가 아니라 잠깐 실수니까...
반성하고 그 뒤로는 열심히 군 생활 하고 있으니까... 기타 등등. 가져다 붙이기만 하면 어떠한 이유로든 깎아주고 싶으면 그냥 깎아줄 수 있습니다.
심지어 깎아주는게 어느 정도인지의 제한도 없습니다.
벌금 3천만원의 형벌이 선고되더라도 [이론적으로는] 관할관이 벌금 1원의 형벌로도 깎을 수 있는 겁니다.

군검찰의 구형이야 어찌되든, 군판사가 어떻게 선고하든 관할관이 마음만 먹으면 쇠방망이를 솜방망이로 바꿔버리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더더욱 문제인 것은.. 검사가 항소해야 할 경우입니다.
앞서 관할관 확인을 거쳐서 1심의 선고형이 정해지고 나면... 피고인과 검사는 항소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관할관 확인을 거쳐서 1심 선고형이 정해진 때.. 검찰이 항소하기가 정말 애매해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3천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되었는데.. 관할관이 벌금을 1원으로 깎아버렸다고 가정해보죠.
피고인이 진심으로 자신이 무죄라고 확신을 하더라도... 1원의 벌금이라면 그깟 1원 내고 말지.. 해 버릴 수 있겠지요?
혹은, 나는 결백하니까 끝까지 싸워보겠다... 면서 항소를 할 수도 있겠고요.(뭐 군생활 접을 각오만 한다면야...)

군검찰관(군검사)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_-
투 스타가 1원으로 깎아버린 걸... 항소를 해야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

워낙 이 관할관 확인조치에 비판이 쏟아지니까.. 작년 군사법원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올 7월 7일부터 시행될 군사법원법은 이렇게 바뀌어 시행될 예정입니다.

제379조(판결에 대한 관할관의 확인조치) ① 관할관은 무죄, 면소, 공소기각, 형의 면제, 형의 선고유예, 형의 집행유예,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의 판결을 제외한 판결을 확인하여야 하며, 「형법」 제51조 각 호의 사항을 참작하여 형이 과중하다고 인정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피고인이 작전, 교육 및 훈련 등 업무를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에 한정]하여 [선고된 형의 3분의 1 미만의 범위]에서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  <개정 2016.1.6.>[시행일 : 2017.7.7.] 제379조

개정된 군사법원법은 관할관 확인의 요건을 엄격하게 강화했습니다. 깎아줄 수 있는 범위는 선고형의 1/3 미만입니다.
즉, 3천만원 벌금이 나왔다면 999만원까지만 깎아서 2001만원의 벌금형으로까지만 감경할 수 있는 것이지요.
더구나, 아무 범죄나 막 깎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의 선고형만 깎아줄 수 있는 것이겠고요.

개인적으로는... 향후 관할관의 감경여지가 줄어든 만큼...
관할관이 애초에 더더욱 법무참모를 불러다 쪼아서.. 군검찰관(군검사)의 구형 자체를 가급적 낮게 하라고 쪼아대거나..
공소사실에 마치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양 공소장을 [잘] 쓰라고 쪼아대거나.. 하는 사태가 벌어지지나 않을지 염려됩니다.


#4. 검찰과 법원이 한 몸이라니요.....

검찰 쪽 조직이 어떻게든 밟아버리고 싶은 피고인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때문에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는 법 조항 중에서 가장 무거운 형벌이 가능한 범죄로 기소하고, 구형도 가장 센 형벌로 불렀습니다.
그런데.. 정상적인 절차에서라면 변호인이 개입해서 기소와 구형이 부당하다고 변론할테고요.
검찰과 분리된... 법원 조직의 구성원인 판사가 부당한 기소와 구형을 제한하겠지요.

반대로 법원이 어떻게든 밟아버리고 싶은 피고인이 있더라도,
애초에 검찰이 제대로 기소해서, 적절하게 구형한다면...
법원이 아무리 밟아버리고 싶어도 구형 이상의 형을 선고하기는 불가능에 가깝겠지요.
더구나... 양 쪽 어느 경우라 하더라도, 피고인이 항소할테니, 2심에서도 양 조직이 의도하는대로 되기란 쉽지 않을테고요.

그런데... 형사법정에서 검사와 판사가 같은 조직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농담 같겠지만... 군사법원법 상으로는 검사와 판사가 같은 조직에 속해 있습니다. -_-

제23조(군판사의 임명 및 소속) ① [군판사는 각 군 참모총장이 소속 군법무관 중에서 임명]한다. 다만, 국방부 및 국방부직할통합부대의 군판사는 국방부장관이 소속 군법무관 중에서 임명한다.
② 국방부장관은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각 군 참모총장의 의견을 들어 각 군 소속 군법무관 중에서 국방부 및 각 군의 군판사를 임명할 수 있다.
[군판사의 소속은 국방부 또는 각 군 본부]로 한다.

제36조(군검찰부) ① 군검찰부는 검찰사무를 관장한다.
② 군검찰부는 고등검찰부와 보통검찰부로 하고, [고등검찰부는 국방부와 각 군 본부]에 설치하며, [보통검찰부는 보통군사법원이 설치되어 있는 부대와 편제상 장관급 장교가 지휘하는 부대에 설치]한다. 다만, 국방부장관은 필요할 때에는 군검찰부의 설치를 보류할 수 있다.
③ 고등검찰부의 관할은 관하(管下) 각 부대 보통검찰부의 관할사건에 대한 항소사건·항고사건 및 그 밖에 법률에 따라 고등검찰부의 권한에 속하는 사건으로 한다. 다만, 각 군 본부 고등검찰부는 필요한 경우 그 권한의 일부를 국방부 고등검찰부에 위탁할 수 있다.
[보통검찰부의 관할은 대응하는 보통군사법원의 관할]에 따른다. 다만, 군사법원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부대에 설치된 보통검찰부의 관할은 다음 각 호와 같다.(생략)
⑤ 국방부 또는 각 군 본부의 보통검찰부는 제4항에도 불구하고 장관급 장교가 피의자인 사건과 그 밖의 중요 사건을 관할할 수 있다.

제39조(각 군 참모총장의 검찰사무 지휘ㆍ감독) [각 군 참모총장은 각 군 검찰사무의 지휘·감독자로서 예하부대 보통검찰부에 관할권이 있는 군검찰사무를 총괄하며, 소속 검찰관을 지휘·감독]한다.

제40조(군검찰부가 설치되어 있는 부대의 장의 검찰사무 지휘ㆍ감독) [군검찰부가 설치되어 있는 부대의 장은 소관 군검찰사무를 관장하고 소속 검찰관을 지휘·감독]한다.


자... 군사법원법상 군 검찰사무는 각 군 참모총장이 총괄합니다. 그리고 군사법원의 군판사를 임명하는 것도 각 군 참모총장입니다.
이 부분에서 쎄....한 느낌을 받으셔야 정상입니다.
군사법원법상, 군검찰과 군판사는 같은 조직에 속해 있는 겁니다. 바로 [육군, 해군, 공군] 참모총장의 통제를 받는다는 점에서이지요.

뭐... 이론적으로야 검사나 판사도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통제를 받는 건 매한가지입니다마는...
대통령은 국가 구성원의 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공무원입니다.
각 군 참모총장요? 각 군에서 길러낸 사람들입니다. 선거 따위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고, 조직논리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여기에 '까라면 까야지 무슨 잔말이 많나'는 식의 무대포 군인정신이 결합하면...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번에, 성적 취향이 문제가 되어 구속된 A대위 사건 기억하시는지요?

http://redtea.kr/?b=3&n=5462

사회에서라면... 성적 취향을 이유로 구속이 될 리도 없습니다. 애초에 범죄가 아니니까요.
군 형법상 성적 취향으로 처벌하는 문제는.. 따로 잡아서 글을 하나 파야 할 정도로 방대한 논제이니만큼, 여기에서는 일단 논외로 두겠습니다마는...
적어도 사회에서라면, 검찰 조직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법원 조직이 이를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군대에서는 그게 아니지요. 막말로 육군 참모총장이 '얘 처 넣어 버려' 하면,
군 검찰은 육참총장의 명에 따라 구속영장을 칠 수 밖에 없고,
군사법원 또한 육참총장의 명에 따라 구속영장을 낼 수 밖에 없는 구조인겁니다.


자... 과연 이러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평시에도 군인이기만 하면 무조건 군검찰 조직과 헌병이 수사하고,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구조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왕의 헌병조직과, 군검찰 조직이야... 군인사회의 특성상 수사권을 가지는 것까지야 인정한다고 쳐도...
재판은 평시에는 일반법원에서 하고, 군사법원은 전시에 한하여만 설치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어차피 군사법원의 관할권 규정(군사법원법 제2조, 제3조)만 손을 봐서,
군사법원이 전시에만 재판관할권을 가지는 것으로 한다면, 우리 헌법과 상충될 일은 없어 보이는데 말이지요.


#5. 맺으면서

군 조직은 문민통제를 받지 않는다면, 폐쇄적인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철의 장막을 쳐 버릴 수 있습니다.
군의 특수성, 남북대치의 현실, 군사기밀 등등.. 온갖 명분으로 이를 정당화 할 수 있지요. 또 그래왔던 것이 현실이구요.

개인적으로는... 이제까지 군에서 있었던 수 많은 의문사들, 자살 사건들이...
군 조직이 아닌 일선 검찰에서 사건 수사가 이루어졌고,
또 일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고, 재판이 이루어졌을 때에도 의문으로 남았을까 의심스럽습니다.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음모론 또한 그 정도와 빈도에 있어서도 훨씬 낮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홍차클러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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