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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7/26 00:16:06
Name   Erzenico
Subject   Dixieland - 재즈의 탄생
안녕하세요, 어쩌다 보니 기계식 키보드의 구매와 함께 글을 더 많이 써야 되겠다고 다짐한 상태로
재즈 관련 글을 끄적이기 시작하게 된 Erzenico입니다.

지난번 Ragtime에 이어 20년대 부터 시작된 스타일인 Dixieland에 대해서 간단한 서술을 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이 Dixieland라는 용어 자체는 40-50년대 들어와서 20년대 행해졌던 스타일의 음악을
리바이벌 하면서 역행적으로 붙여진 이름입니다만
일단 다른 장르들과 구분하고자 하는 뜻에서 글에서도 편의상 Dixieland로 부르겠습니다.

Dixieland 라는 말의 어원은 [Mason-Dixon line] 남쪽의 '오래된 남쪽 지방'을 뜻하는 말로
Mason-Dixon line이 식민지 시절 측량사들이 임의로 그어 놓은 선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펜실베니아-델라웨어와 웨스트 버지니아-메릴랜드 의 주 경계를 이루는 선이다 보니
그런 용어가 미국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것이겠지요.

이 용어는 사실 굉장히 포괄적인 용어로서, 초기 마칭 밴드 스타일의 음악부터
카리브 해 일대에서 유행한 춤곡인 비긴, 일전에 소개한 래그타임,
그리고 즉흥 연주를 포함한 블루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관통하는 용어이긴 합니다.

밴드의 구성도 매우 다양했지만, 일반적인 구성은
전면에 트럼펫, 트롬본, 클라리넷 등의 전위(front line) 악기와 함께
기타/반조, 베이스/튜바, 피아노, 드럼으로 이루어진 리듬 섹션이 어우러져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이러한 밴드 구성이 훗날의 모던 재즈 이후의 밴드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딕시랜드 재즈 밴드에서는 주로 트럼펫이나 코넷이 멜로디를 연주하고
나머지 관악기들은 그 멜로디나 즉흥 연주에 맞춰 화음을 넣거나 어울리는 다른 멜로디를 연주하는
다소 정리되지 않은 구성으로 연주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간단하게 뒷 얘기를 한다면
이것이 나중에 정리가 된 뒤에는 본격적인 시카고 재즈 또는 빅밴드 재즈,
연주하기 전 몇마디만 약속하고 들어가게 되면 비밥 재즈
연주하기 전 특별한 상의 없이 들어가면 프리 재즈 이렇게 되겠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문제라면 이 글을 시작하지 않았겠지요.

초기 딕시랜드 재즈로 유명한 밴드는 그 이름도 [오리지널 딕시랜드 재즈 밴드 Original Dixieland Jass(or Jazz) Band]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밴드 이름에 '재즈'라는 용어를 쓴 밴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1916년 처음 결성하여 1917년 역사적인 첫 재즈 레코딩을 남기는 밴드인데,
그 곡이 바로 'Livery Stable Blues'입니다.



굉장히 정신 없는 듯 느껴지지만 각 관악기의 음과 음 사이에 서로 어떻게 보면 연결고리가 있는 듯 느껴지고
무엇보다도 기본적으로 누구나 흥겹게 들을 수 있는 리듬과 조성을 갖고 있는 음악입니다.
요즘도 간혹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서커스나 롯O월드 등에서 들으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ODJB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은 사실, 시대를 잘 읽은 장사꾼들의 한탕이었다 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재즈라는 음악이 초기에는 크레올이든 아니든 흑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발전된 음악인데도
정작 최초의 재즈 밴드로 소개되는 ODJB는 전원 멀끔한 백인이었다는 점이
뭔가 재즈 애호가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무언가로 남아있었나 봅니다.

그러나 후대 음악인들은 그리 개의치 않았던 모양으로
30년대 빅밴드의 시대가 대공황으로 끝장난 뒤, 소규모 편성에 주목하고 있던 루이 암스트롱 등에 의해
딕시랜드 재즈 스타일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되고 리바이벌 되어 시카고 재즈, 핫 재즈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역시 재즈란 음악은 단순하진 않고, 그 시대에 맞는 음악은 뭐든지 흡수해서 자기것으로 만드는 구나 하는
애호가 좋을대로의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위 곡은 키드 오리 Kid Ory라고 하는 딕시랜드 초기와 후기를 관통하는 트롬본 연주자가 리더인
Kid Ory's Sunshine Orchestra라고 하는 밴드의 Society Blues로
1920년대의 나름 히트곡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곡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곡은 재즈는 몰라도 이 사람은 알 수 있다, 하는 사람 중에
개인적으론 가장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루이 암스트롱의 초기 시절 녹음입니다.
루이 암스트롱만 가지고도 새 글을 써야하는 대단한 분이지만
1920년대에는 그도 라이징 스타였다고 볼 수 있지요.
그가 키드 오리 못지 않는 스타였던 '킹' 올리버의 밴드에서 차석 코넷 연주자로 머무르다가
처음 리더로서 자신의 능력을 펼쳐보이게 된 Louis Armstrong and The Hot Five라는 밴드에서 연주한
Once In A While이라는 곡으로
이 딕시랜드라는 장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지를 미리 보여주는 듯한
그런 느낌의 연주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다시 만나요...제발...?



8
  • 고퀄!
  • 다음 시간에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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