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2/04/08 22:37:04
Name   천하대장군
Subject   농촌생활) 3월 중순 - 4월 초
봄에는 그냥 너무 바쁩니다

근데 3월말은 더 바빠 죽겠습니다..

제 일을 마치고 마을 어르신들 일정에 맞추어서 일하려다 보니

조오금 힘들었습니다 (feat. 사위님들 준비 되셨습니까 5월은 일하기 좋은 달입니다)

1. 고라니 망 설치는 잠시 맡겨두고.. 말뚝을 박습니다


- 지금 박은 말뚝은 이후 줄떼기 용도로 이용합니다 *작물 넘어짐 방지
- 말뚝이 얇아 보이는데 허술한거 아니냐?
-> 1000여개가 넘는데 쇠말뚝으로 박으면 무거워서 ..그렇읍니다  
- 옆동네 어르신이 나물 뜯으러 원정오셨다가.. 이쪽 어르신 견제에 물러나셨습니다



2. 밭일은 어느정도 마무리 했으니.. 미루어둔 배수로 작업 및 논둑 고치기를 실시합니다


- 임대 굴삭기로 이틀 임대하였습니다 (1일 8만원)
- 역시 사람은 도구를 써야합니다
-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춥고 힘들고 어깨아프고 그래도 삽질하는것 보단 매우매우매우 안락했읍니다.


3. 배수로 및 진입로 정비 작업을 마치고 밭작업 패키지 영업 나왔습니다 (죽으면 계속 쉴 수 있다)


- 정식 작물은 고구마, 고추입니다
- 슬슬 박카스 한병으로는 부족합니다
- 피곤이 풀리지가 않네요
- 짬이 난김에 논에 쌓아둔 우분 풀으러 왔는데 야생의 고라니가 나타났읍니다



4. 못자리를 준비합니다 (죽으면 계속 쉴 수 있다 X2)
전날 패키지 작업을 마무리하고 못자리를 준비합니다


- 농수로가 역구배 인지라 오함마질을 합니다 (쉽게 좀 넘어가자..)
- 농수로 준비가 됐으면 논두렁을 예쁘게 매고
- 최대한 평균을 잡아서 로터리를 칩니다 (지금 최대한 잘쳐놔야 일을 덜합니다)


5. Before & After
로터리 치고 난뒤에 괭이 삽 등을 이용하여 마무리합니다

- 힘들어서 작업 사진 못찍었습니다




6. 못자리 작업 완료하고 다른논 쟁기질 하러 왔습니다

이쪽 동네는 동업자 정신이 없는지 남의 논두렁을 막 타넘고 다닙니다.
현장에서 걸리면 멱살잡혀도 죄송하다고 해야되는 상황입니다
* 논두렁이 무너지면 원인 제공이 어찌 되었던 논 주인이 다 고쳐야 되는 암묵적인 룰이 있습니다
* 논두렁 고치기위한 굴삭기 임대료는 1일 최소 50만원에서 시작합니다 - 02 기준
누가 했는지는 알고 있지만 (토지대장 열람하면 바로 나옴) 그냥 헣허헣 하고 넘어갑니다
다음에 걸리면 넌 준고라니로 취급하겠습니다.
-사실 할미새가 귀여워서 봐줬습니다



7. 쟁기작업 끝났다고 쉴시간 없습니다 바로 밭작업 패키지 작업갑니다 B,C,D 구역입니다 

B 구역 은 돌이 너무 많아서 작업이 힘들었습니다
- 작물이 돌이 아닌가 싶을만큼 돌이 많았습니다
- 로타리 부러질까봐서 더 공을 들어야 했습니다 *날 1개 7000원 볼트별도
- 관리기로 두둑작업하다가 돌에 찍혔습니다
C 구역은 선녀 였습니다



8.  오전에 로터리 작업 완료한 지역에서 두둑 작업을 실시합니다 (B,C 구역)


- 로터리 한 땅 수분이 마르기전에 최대한 빠르게 작업을 완료해야합니다
- 일정 맞추려면 야근해야됩니다
- 다음날 새벽 6시 출근


9.  마무리 피복작업을 실시합니다


두둑을 잘 쳐줬으면 피복기가 요렇게 자동주행합니다




B와 C 구역의 모든 작업이 끝났습니다

B,C 모두 마사토로 토질이 좋으며 고구마가 잘되는 땅입니다

B어르신은 고추,감자,콩,깨 등 복합영농(?) *경력 60년이상
C어르신은 고구마 한종목만을 심으신답니다 *경력 1년차

누가 더 잘될까요

* D 구역은 작업 시간이 부족하여 사진찍을 겨를이 없었습니다


10. 이건 그냥 저희집 고양이 자랑입니다 



===========================================================
어찌저찌 3월 밭일은 거의 다 했습니다
이제는 최종보스 모내기가 남았는데 부지런히 한다면 어떻게든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으로 효율적으로 일하겠습니다
===========================================================

↑라고 생각했던 제가 오만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복기해보니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전투적으로 쉴 시간이 많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열심히 생각없이 하다보면 어떻게든 되는것은 절때 아니고
치열하게 머리를 굴려서 효율적으로 일해야 된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농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 파열음은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하나하나 효율적으로 풀어나간다면 
해답에 근접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저는 더 효율적이고 계획적이며 목표지향적으로 행동하겠습니다



결론
아직 모내기 시작도 안했는데 힘이 좀 듭니다
감자는 봄감자가 맛있읍니다
왠만하면 농산물은 사다 드시는걸 추천드립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2-04-19 09:28)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22
  •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214 일상/생각아이들을 돕는 단체 "얀코"에 2차로 자원봉사 다녀왔습니다. 17 트린 22/06/16 2979 37
1182 기타연방 대법관 청문회 - 관타나모와 전범 5 코리몬테아스 22/03/29 3026 10
1225 일상/생각 6 하마소 22/07/21 3033 20
1322 요리/음식내가 집에서 맛있는 하이볼을 타 먹을 수 있을리 없잖아, 무리무리! (※무리가 아니었다?!) 24 양라곱 23/08/19 3039 28
1183 일상/생각농촌생활) 3월 중순 - 4월 초 18 천하대장군 22/04/08 3047 22
1169 의료/건강코로나19 입원-격리자 생활지원 안내 6 dolmusa 22/02/23 3058 5
1265 일상/생각같이 게임했던 누나 이야기.. 3 어제내린비 23/01/12 3071 18
1179 일상/생각농촌생활) 봄봄봄 봄이왔습니다 22 천하대장군 22/03/21 3074 29
1211 문학달의 뒷편으로 간 사람 [마이클 콜린스] 12 사이공 독거 노총각 22/06/08 3078 16
1220 기타2022 걸그룹 2/4 12 헬리제의우울 22/07/04 3110 29
1089 여행[사진多]5월의 가파도 산책 8 나단 21/05/12 3111 8
1274 정치/사회통계로 본 비수도권 청년 인구유출 추이 8 카르스 23/02/06 3117 9
1253 요리/음식주관적인 도쿄권 체인점 이미지 10 向日葵 22/11/20 3152 14
1266 의료/건강엄밀한 용어의 어려움에 대한 소고 37 Mariage Frères(Echo-Friendly) 23/01/12 3152 29
1241 기타대군사 사마의 감상. 나관중에 대한 도전. 10 joel 22/09/30 3156 24
1186 일상/생각일상의 사소한 즐거움 : 어느 향료 연구원의 이야기 (4편) 3 化神 22/04/15 3183 12
1361 일상/생각전세보증금 분쟁부터 임차권 등기명령 해제까지 (4, 完) 6 양라곱 24/01/31 3204 37
1111 문학영원한 인쉐옌 永遠的尹雪艷 下 7 celestine 21/08/01 3214 6
1255 체육/스포츠미식축구와 축구. 미국이 축구에 진심펀치를 사용하면 최강이 될까? 19 joel 22/12/05 3229 18
1203 의료/건강자살에 대한 의학적 고찰 - NEJM Review를 중심으로 17 Mariage Frères(Echo-Friendly) 22/05/24 3231 13
1238 기타난임일기 26 하마소 22/09/19 3251 58
1234 일상/생각우리는 조금씩 성장한다. 4 whenyouinRome... 22/09/05 3252 34
1190 일상/생각엄마의 틀니 13 풀잎 22/04/23 3255 65
1108 일상/생각그날은 참 더웠더랬다. 5 Regenbogen 21/07/21 3261 41
1279 정치/사회한국인과 세계인들은 현세대와 다음 세대의 삶을 어떻게 보는가 7 카르스 23/02/15 3263 6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