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판타지 속 주인공들은 어김없이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리며 고귀한 혈통과 초월적인 외모를 지닌 상대를 만나곤 하죠. 현실에선 커피 한잔 사주는 상대도 하늘에 별따기인데, 작품 속 인물들은 왕자님부터 마족 군주까지 줄서서 고백하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이세계로 떨어지면 당연히 언어적응 0.1초 컷이지만, 현실에서 외국어 공부하다 보면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모순이 참 경이롭습니다. 로판 주인공들은 신분 상승을 위해 결혼 한번으로 해결하지만, 우리에겐 인생역전보다 퇴사각이 더 절실한 법이죠.

작품 속에서만큼은 모든 고난이 해피엔딩으로 수렴한다는 점이 가장 큰 판타지인 것 같습니다. 현실의 우여곡절은 대체 몇 편의 시즌제 드라마로 만들어야 끝날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