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18/11/22 08:38:40
Name   [익명]
Subject   전직 경제신문사 기자입니다.
매경 한경 중 한 곳 다녔습니다. 질문게시판에 경제신문 추천 얘기가 있길래 AMA 진행해봅니다.

신상에  관한 디테일한 질문, 비아냥과 인신공격 빼고는 틈 나는대로 성실히 답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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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cade
삼바는 어떻게 될까요?
안 그래도 관심이 좀 있어서 예전 취재할 때 연이 있던 분들, 이 사안에 깊게 개입하신 분들과 식사하면서 얘기해봤는데 "솔직히 삼바는 문제가 있고 상폐도 가능한데, 정부가 정치적 판단을 할 것 같다. 즉 살려줄 것 같다."정도로 다들 보시더군요. 이게 또 법정으로 가면 더 복잡해지는 것도 있고요. 추가 스모킹건 문서가 더 나오면 또 모를일이기도 합니다만.
CONTAXS2
꽤 많은 사람들이 '깜도 안되는데 삼성이라서 잡도리하고싶어 그런다'.. 라는 스타일로 정리하는것 같은데 반대로군요.
[글쓴이]
삼성의 언플력이죠 그게. 경제지 다니면 삼성의 힘을 알게 되죠.
1
이미지가 아닌 '실무자'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기업입장에 치우치지 않은 경제지가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글쓴이]
그런 경제지는 단언컨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조중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매한조중동문]은 그런면에서는 거의 한 몸입니다. 그나마 한겨레/경향이 덜 합니다만, 다들 영향은 받습니다.
맥주만땅
전직이 되어 버린 이유를 어쭈어 보아도 될까요?
[글쓴이]
[경제찌라시 다니는 기레기]라는 비난을 인터넷에서 들으면 화가 나야하는데, 공감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계속 다닐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물론 아직 남아있는 기자들이 다 쓰레기는 아닙니다. 쓰레기도 있는데 여전히 열정을 가지고 좋은 기사 쓰는 동료들도 있기에 그나마 안망하고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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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퍼세트라지
기자님,
홍보 쪽에 있는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요즘 4대 일간지도 영업(....)을 많이 하고 있다는데 경제지 기자들도 마찬가지인가요?
[글쓴이]
그건 경제지부터 시작된 유구한 한국신문의 전통입니다.
다람쥐
경제지 근무 전에 다른 곳에서 기자로 일하신 적이 있나요? 아니면 다른 직업을 가지셨던적이 있으신가요?
[글쓴이]
경제신문사가 첫 직장이었습니다.
T.Robin
학생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매경을 틈틈이 봤습니다만 작금은 저와 아버지 다 바뀐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아 많이 바뀌어서 보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내부에서도 기사 논조가 바뀌었다고 인식하거나 사내 분위기가 변한 등의 기조가 있나요?
예전 질문글에서 나온 '히스테리컬'이란 말에 동의합니다. 논조는 매경이나 한경이나 (조중동이나) 원래 친삼성/친현대차/극시장주의와 정부탓을 동시에 하는 방식이었기때문에 크게 변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뭐 정권에 따라 이런 차이는 있습니다.

보수정당 집권시기: 대통령을 보호하고 관료를 깝니다.([박대통령 진노"개혁속도 늦다"] 이런 식)
진보정당 집권시기: 대통령을 바로 깝니다. ([헤매이는 文정부, 눈치보는 관료들] 이런 식)

이게 경제지, 보수종합지의 공식 같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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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circleX
몇년 전 디턴의 책 오역사건이 있던거 기억하실겁니다.
당시 구성원들 반응이 어땠는지가 궁금합니다.
뭐 책 팔자고 오버하다 오역까지 했던 신문사와 막상 디턴 교수가 노벨상을 타고 나니 일단 예전 책 보도자료 찾아서 후딱 써야했던 여러 신문사 기자들의 다급함이 만들어낸 해프닝으로 보고, 지극히 한국 언론 환경스러운 해프닝이었다고 봅니다. 구성원들은 어떤 반응이었냐에 따라 제가 소속돼 있던 곳이 밝혀지기 때문에 그건 좀 답변이 어렵겠습니다.
DarkcircleX
대충 그림이 그려지네요.
내용이 조금 껄끄러우셨을텐데 답변 감사합니다.
수박이
제 지인이 경제지에 다니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구요. 지인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스크린 야구 등을 새로 취미로 만들었던데, 글쓴이께서는 어떤 것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셨나요? 피자?
[글쓴이]
저는 술과 고기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수박이

아아, 정말 참된 분이신 것 같읍니다.
DogSound-_-*
해군에서 새로 도입한 롤스로이스 plc의 MT30 가스터빈엔진이 디젤에서 가스터빈으로 추진기를 전환할때 걸리는 시간이 기존 미국제 LM2500 가스터빈보다 3배나 더 걸리는 8분 20초나 걸리는 데다 터빈 블레이드 손상, TASS 예인소나 방출구로 해수가 역류해 유입되는 현상 등 대구함에 수많은 결함이 있음이 드러났다고 하는데 이에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글쓴이]
이 질문의 의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모르는 분야여서 답변할 수 없습니다.
트리플헤더수정됨
매경에서 1년가까이 아르바이트 한적있었는데 얼굴 뵈었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ㅎㅎ

퇴사이후에 비슷한 업종으로 전직이신지 완전 새로운 커리어신지 궁금하네요~
[글쓴이]
경영관련 연구소에서 일하니 완전 새로운 커리어라고 보긴 어렵겠습니다. (저는 매경인지 한경인지는 이 글에서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트리플헤더
ㅎㅎ 넵 저도 그래서 '가능성'만~ (혹시나 매경이셨다고 해도 뵈었을 확률 낮았을거 같구요 ㅎ)

새로운 커리어는 기존대비 본인과 더 맞으신가요?
[글쓴이]
네. 진득하니 앉아서 리포트쓰는게 더 좋습니다.
활활태워라
와 정말 부럽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자상은
막 송곳같은 질문을 대상에게 해서 미래에 대한 정보나
향후 어떻게 세상이 흘러가는지 남들보다 한발 앞서고
그걸 지면에 옮겨서 표현?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신문을 읽으면 기업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신문이라고 생각하고 이게 신문이 맞나 싶기도하더라구요..
그래서 일하는 기자님들은 어떤 심정으로 일하시나?
궁금해졌어요. 사실 궁금한건 정말 많지만 일단 이게 제일 먼저네요.
[글쓴이]
처음 몇 년 정도는 말씀하신대로 열정을 갖고 뭔가 어떻게든 한발 앞서 지면에 표현하려고 사는데, 결국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과감히 빠져나오거나 아니면 자포자기하고 밥벌이 하는 걸로 생각하거나 합니다. 일부는 남아서 그 정신을 계속 가져가려고 해서 제가 존경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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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활태워라
답변 감사합니다(꾸벅) 그리고 기사를 보면 단어 선택이 여러모로 힘들거 같아요. 상황에 딱 맞는 단어도 있고
없으면 적당한 다른 단어를 찾거나 아는 단어를 조합해서 문장을 만드실텐데 단어 검열및 탐색은 어떻게 하시나요?
[글쓴이]
국어사전도 검색해봅니다만, 원래 '적확한' 단어 잘 찾아 꽂을줄 알고 문장 쓸 줄 아는 사람들이 뽑히기 때문에 사실 큰 고민거리는 아닙니다.
1. 업무프로세스에 있어 다른 메이져 언론사와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자 개개인의 논조자유도, 자료조사방법, 등등)

2. 기업들의 알짜 내부정보 (투자할때 돈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지요
[글쓴이]
1. 업무프로세스는 어차피 신문사 메커니즘이라 다 똑같습니다. 동아일보와 매일경제 정도가 기자칼럼에서 자유도가 높다는 정도가 업계 정설입니다. 같은 메커니즘이지만 분야별로 강점이 다른 거라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주요 경제부처와 산업 출입처에서는 매경한경에게 소스가 더 많이 오고, 주요 정치사회 출입처에서는 조중동에게 소스가 더 많은 정도.

2. 종종 있습니다만, 멍청하게 주식을 안사고 기사를 후딱 써버리는 경우가 많지요. 물론 저는 그게 멋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그런데 사기꾼도 엄청 와서 붙습니다.
1
어느부에 계셨나요? 그 부는 기사를 생산해서 올리는 프로세스나 기조가 어떤가요?
[글쓴이]
부서는 2~3년 주기로 도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한 곳에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유통도 했고, 좀 큰 산업 분야도 했고, 사회부도 경험했습니다. 기사 생산 방식은 부서별로, 심지어 신문사별로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매경이랑 한경이랑 사이 어때요?
[글쓴이]
그냥 경쟁사이고, 출입처에서 만나면 다들 친하게 지냅니다.
매일이수수께끼상자
매경/한경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마이너 전문지 기자입니다.

경제지를 전문지라고 분류하기가 힘들긴 하지만....
기자로 근무하실 때, 전문지식(경제)과 기사 작성 능력(혹은 보다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작문 능력) 배양 중 어떤 게 더 어려우셨나요?
매체 파워가 있어서 섭외가 제일 어렵다거나 하지는 않으셨을 거 같고요 ㅎㅎ

매경/한경과 같은 메이저 언론도 기자가 수익 사업에 은근 내몰리나요? 마이너쪽은 사업 기획, 행사 기획, 하다 못해 영업에 행사까지 뛰도록 하는 게 일상이라서 늘 메이저는 어떨까 궁금했거든요.
1. 경제학 이론을 다루는 건 아니고 경제학 원론 정도는 아는 독자들을 위한 기사작성이다보니 전문지식 습득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접근할 때에는 관련서적을 보면서 공부하면 되니까요. 스트 기사 정석대로 쓰는거야 뭐 어려울 거 없지만 그냥 글쓰기 자체가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건 계속 깨닫고 있습니다.

2.매경한경도 마찬가지이고 매경은 특히 심하다는게 업계정설입니다.(동아일보가 여기서 좀 자유로웠다지만 요샌 아니라고 하더군요) 다만 영업이라는 게 구독이나 광고가 아니라 큰 행사를 기획하고 협찬을 도모하는 방식이지요. 근데 아무래도 아직 영향력이 크고 기자 쪽수가 많다보니 굵직한 거 크게 크게 하면 큰 돈이 되는 거 같습니다.
곰곰이
경제신문사 기자가 전직이셨으면 현직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기자분들이 직장을 옮긴다면 보통 어떤 테크를 타시나요?
굉장히 다양한 경로로 갑니다. 예전에는 데스크 달고 대기업 홍보실 임원가는게 가장 많았는데요 현재는 다들 젊을 때 나가기에 길이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1)유학-교수: 입사 3년차 이내에 나가는 사람들은 이 길을 젤 많이 갑니다. 기본적으로 명문대 인문사회계 출신이 많고 학점도 나쁘지들 않아서 유학 잘 가고 갖다와서 교수 등의 잡을 잡습니다. +취재하다가 새로운 분야에 대한 촉이 오면 그 분야를 그냥 국내에서 석박해서 전문가 포지셔닝 하기도 합니다.
2)로스쿨-변호사: 언론사 입사 시험과 로스쿨 시험이 비슷한 측면이 많습니다.... 더 보기
굉장히 다양한 경로로 갑니다. 예전에는 데스크 달고 대기업 홍보실 임원가는게 가장 많았는데요 현재는 다들 젊을 때 나가기에 길이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1)유학-교수: 입사 3년차 이내에 나가는 사람들은 이 길을 젤 많이 갑니다. 기본적으로 명문대 인문사회계 출신이 많고 학점도 나쁘지들 않아서 유학 잘 가고 갖다와서 교수 등의 잡을 잡습니다. +취재하다가 새로운 분야에 대한 촉이 오면 그 분야를 그냥 국내에서 석박해서 전문가 포지셔닝 하기도 합니다.
2)로스쿨-변호사: 언론사 입사 시험과 로스쿨 시험이 비슷한 측면이 많습니다. 그래서 언론쪽을 택했다가 황폐한 환경을 보고 로스쿨로 빠지는 경우가 꽤 됩니다.
3)창업 혹은 스타트업 합류: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들거나 꼭 미디어 산업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꽂힌 아이템이 있으면 자신이 취재할 때 만들었던 인맥들 활용해 함께 혹은 독자 창업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4)공무원: 경력공무원 시험을 치거나 데스크급의 경우 부처나 공공기관 대변인실 등을 뚫는 경우가 있습니다.
5)국내석박과정-연구직: 국내에 여러 싱크탱크 혹은 경영관련 연구소 등이 있는데, 국내석박을 하며 이쪽으로 빠지는 경우입니다.

+유구한 전통의 홍보실 이직, 홍보대행사 창업, 정치권 입성 도 여전히 이뤄지곤 있습니다만 예전처럼 많이는 아닙니다.

저는 5)번에 가장 가까운 길로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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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knight
1. 개인적으로는 외국언론과 비교했을때 (결국엔 영국 주류지. 개인적으론 영국인들이 미국인보다 글을 더 잘쓴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언론의 문장력이나, 취재력, 거시작 감각, "기자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unfair 한 비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 >[경제찌라시 다니는 기레기]라는 비난을 인터넷에서 들으면 화가 나야하는데, 공감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윗 댓글의 뉘앙스를 나름 해석해보자면, "내 나름대로의 기사를 쓰고싶은데 무조건적인 친시장논조로 쓰는 ... 더 보기
1. 개인적으로는 외국언론과 비교했을때 (결국엔 영국 주류지. 개인적으론 영국인들이 미국인보다 글을 더 잘쓴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언론의 문장력이나, 취재력, 거시작 감각, "기자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unfair 한 비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 >[경제찌라시 다니는 기레기]라는 비난을 인터넷에서 들으면 화가 나야하는데, 공감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윗 댓글의 뉘앙스를 나름 해석해보자면, "내 나름대로의 기사를 쓰고싶은데 무조건적인 친시장논조로 쓰는 자신이 너무 싫다" 이거 인가요? 아니면 한국뉴스 특유의 click-bait를 말하시는 건가요?

3. 다른데서 들은 내부썰로는 젊은 기자들은 조중동이든, 한오경이든 성향이 다 좌파적 성향이라는데, 단지 편집데스크의 의향을 따라간다, 라던데 동의하시나요?
1. 말씀하신 '기자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여건과 환경이 다른데, '왜 너희는 못하냐'고 하는 건 unfair 한게 맞지요. 저도 FT의 문장이나 Economist의 야마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충 10배 가까이 되는 인력이 충분한 시간 갖고 공부하면서 쓸 시간이 되는 상황에서 쓰는 기사랑 비교하면 좀 억울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한국언론 환경에서는 메이저 신문사가 그나마 인력이 풍부하다고 하는데도 그 10분의 1보다 조금 많은 인원이 매일 쏟아지는 뉴스를 소화하고 면을 채우며, 각종 행사와 기획기사에 광고... 더 보기
1. 말씀하신 '기자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여건과 환경이 다른데, '왜 너희는 못하냐'고 하는 건 unfair 한게 맞지요. 저도 FT의 문장이나 Economist의 야마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충 10배 가까이 되는 인력이 충분한 시간 갖고 공부하면서 쓸 시간이 되는 상황에서 쓰는 기사랑 비교하면 좀 억울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한국언론 환경에서는 메이저 신문사가 그나마 인력이 풍부하다고 하는데도 그 10분의 1보다 조금 많은 인원이 매일 쏟아지는 뉴스를 소화하고 면을 채우며, 각종 행사와 기획기사에 광고형 섹션기사까지 다 틀어막는 게 작금의 현실(이건 경제지만이 아니라 조중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필력과 기획력, 거시적 감각을 바라긴 어렵겠지요. 그래서 예전에 동료들과 '한국 언론사는 똑똑한 애들 뽑아서 바보만드는 곳 같다'라는 말을 자주 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소모적입니다. 내가 날 채우지 못하고 계속 쏟아내게만 됩니다. 제가 때려친 이유 중 나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답변이 되셨을 것 같습니다.

2. 뉘앙스를 다소 잘못해석하셨습니다. 경제신문사를 선택한 사람이 반시장적일리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친시장과 친재벌은 다르죠. 지금 조중동도 사실 마찬가지인데 경제신문은 조금 더 '친재벌'적이고 광고주를 생각하는 기획과 논조에 팩트를 많이 껴맞춥니다. 사실만 놓고보면 별로 틀린 건 없는데, 그게 실체적 진실이냐? 그건 아닌 경우가 많죠. 그런데 기자가 자기가 지면에 기사를 싣고 존재감을 갖기 위해서는 그런 방향으로 야마를 잡고 기사를 발제해야하고, 때론 아예 데스크 회의에서 결정돼 그런식으로 취재하고 기사쓰라고 지시도 떨어집니다. 그런면에서 경제찌라시 기레기라는 표현에 공감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메이저 신문사 기사에게 '클릭 압박'은 없습니다. '특종'이나 '기획' 그리고 '사업'압박은 있지만.

3. 젊은 기자들은 좌파라기 보다는 미국 민주당쪽과 가장 비슷한 스타일의 사고를 한다고 보면 됩니다. 미국 동부 리버럴같은 사고방식이죠. 조선만 약간 다른데, 거긴 워낙 회사의 논조가 강하고 위계구조가 강해서 아예 젊은기자들도 몇 년 지나면 조선일보식으로 사고합니다. 안 그러면 견디기 힘들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기자들은 다 좌파적 성향'이라는 말은 마치 태극기 부대가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빨갱이 신문'이라고 시위하던(탄핵국면때) 것과 비슷하게 들릴 정도네요 ㅎㅎ아 질문하신 분이 태극기 시위하는 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해 안하셨으면.
rknight
의견 감사합니다.

조선 미디어 그룹이 2016년 매출이 6천억, 순이익이 500억 정도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801). Telegraph Media Group 이 revenue 가 292M GBP, operating income 이 28.1M GBP (2016), 직원수가 1,130명. (... 더 보기
의견 감사합니다.

조선 미디어 그룹이 2016년 매출이 6천억, 순이익이 500억 정도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801). Telegraph Media Group 이 revenue 가 292M GBP, operating income 이 28.1M GBP (2016), 직원수가 1,130명. (http://flashesandflames.com/2017/08/07/what-now-for-uks-telegraph-media-group/) 한경은 매출액 1760억, 영업이익 216억에 사원수 470명.

이렇게보면 조선이랑 TMG랑 사이즈는 또이또이 (TV조선이 포함이긴 하지만)인데 거시적 시각의 차이를 보면, 결국 제국을 지배해본 경험이있거나, "경영"하는중인 영미권과 한국어권이 본질적 차이인가, 아님 전체적인 경영진의 카르텔 때문에 생기는 경영적 무능함인지 궁금해지긴 하네요.

2. 이건 안그런 언론사가 세계 어디에 있나 싶기도 하네요 ㅎㅎ. Economist 도 보다보면 이게진짜 생각을 하고 쓴 기사인가 싶은게 점점 많아지기 시작해서 구독을 끊었는데, FT, Times, NYT등등 도 보면 "강제적"으로 논조 따라가는거는 어느 나라던 어느 언론사나 있는거 같습니다.

3. 제가 미국에서 생활하는지라 미국기준으로 좌우를 구분하긴 했습니다. 그런의미에서 제가 힌국 젊은기자를 "좌파" (i.e., Democrat) 로 구분한게 그렇게 틀리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ㅎㅎ. 한국은 좌우구분이 너무 애매하니 좀 넘어가고. 제가 본글은, 한국 기자들이 입사전 "기자학원" 같은데서 배워오는데, 그 "기자학원" 이 한정적이라 신입기자들의 이념적 편향이 심해진다, 이런 글이었습니다. 혹시 필자께서도 "기자학원" 같은데를 나오셨는지요? 개인적인 의견으론 한국언론은 의견의 다양성이 좀 떨어지는 생각이 있네요. 친재벌 조중동, 신좌파 한오경 말고는 중간이 없는거 같습니다. 그나마 중앙쪽이 뭐좀 해보려는데, 요즈음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용두사미 테크를 타고있는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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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뭔가 제게 뭔가 궁금한 걸 여쭤보시는게 아니라 본인께서 하고 싶은 말이 있고 의견을 개진하고 싶어하시는 거 같은데 뭐 일단 마지막으로 답변은 드리겠습니다.

1. 뉴욕특파원 등을 지낸 선배 기자들이 NYT 등의 기자들과 교류하면서 얻은 '기자수'에 관한 정보를 국내 현실과 비교한 것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경영진의 시야가 좁고 급변하는 언론 환경에서 혁신을 못하는 무능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2. 언론이 거대자본에 종속되는 현상이야 어쩔 수 없지만 광고나 협찬을 크게 얻어왔기에 거기에 맞춰 지면을 짜야하는 건 ... 더 보기
뭔가 제게 뭔가 궁금한 걸 여쭤보시는게 아니라 본인께서 하고 싶은 말이 있고 의견을 개진하고 싶어하시는 거 같은데 뭐 일단 마지막으로 답변은 드리겠습니다.

1. 뉴욕특파원 등을 지낸 선배 기자들이 NYT 등의 기자들과 교류하면서 얻은 '기자수'에 관한 정보를 국내 현실과 비교한 것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경영진의 시야가 좁고 급변하는 언론 환경에서 혁신을 못하는 무능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2. 언론이 거대자본에 종속되는 현상이야 어쩔 수 없지만 광고나 협찬을 크게 얻어왔기에 거기에 맞춰 지면을 짜야하는 건 좀 더 나간 문제기도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개인 입장에서는 온갖 행사와 사업성 기획의 부담도 떨어지는데(몇번 언급했듯 오히려 동아일보가 여기에선 청정지역이었는데 5~6년부터는 거의 똑같아졌지요) 그런거 뛰다보면 자괴감 큽니다. 저는 2000년대 초반 대학졸업 직전 매일경제에서 SK분식회계 수사를 1면톱으로 내걸면서 진짜 시장주의 경제지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걸 보고 반했는데, 아마도 그 이후 신문이 급격한 하락세를 걷고 수익률이 곤두박질 치면서 더욱 재벌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3. 솔직히 이 질문(엄밀히 말해 읽으셨다는 글의 내용)은 좀 실소가 나왔습니다. 일단, 기자학원이라는 건 없고, 언론사용 글쓰기를 지도해주는 곳이 제가 알기로(요샌 더 많아졌을지 모르나) 한 곳 있습니다. 한겨레에서 만든 교육센터같은 곳인데. 이러면 저 글이 막 맞는거 같지요? 전혀 아닙니다. 저도 막상 유학 포기하고 언론사 준비를 하기로 한 순간 다소 막막하다보니 이곳을 찾았는데, 방식 자체가 아주 일반적인 글쓰기 강의 약간+기사형 글쓰기 약간 알려준 뒤에 거의 모든 강의가 자신이 글을 후딱 쓰고(정해주는 주제, 소재 등에 따라 제한된 시간 안에) 돌아가면서, 강사가 비평하는 방식 즉 언론사 스터디 방식을 씁니다. 글의 방향이나 관점은 전혀 평가의 대상이 아니며, 자신의 관점을 얼마나 압축적이고 날카롭게 잘 표현했느냐가 핵심입니다. 모든 언론사가 글을 그렇게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한겨레신문사 아니면 안된다'던 친구는 조선일보에 합격하고, '난 한겨레의 지나친 민족주의 감성이 싫다. 반시장적이다'라고 생각하던 동생이 한겨레나 경향에만 붙는 사태가 벌어지는 건 바로 그런 이유에섭니다.
그리고 저 단순 논리가 얼마나 황당한거냐면, 어쨌든 국내 유수 대학의 인문사회계에서 글깨나 쓰고 뭐가 뜻이 있다는 사람들이 모여 지원하는 게 언론사인데, 그깟 학원 한 두달에 관점이 주입된다고 보는 것 자체가 꽤나 모욕적이지요. 저런 발상 자체가 사실 이해가 안됩니다. 역시나 '기자는 다 빨갱이'라는 전제를 깔고 껴맞춘 태극기 할배스러운 느낌의 글인데, 어쨌든 그 글을 읽고 제게 질문을 하신 것이니 질문하신 분의 잘못은 아니고 딱히 제가 님께 화낼일도 아닙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리버럴 성향이 강한(질문자님 표현을 빌면 '좌파')사람들이 훨씬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한국에서는)는 건 말이 되는 거 같습니다. 좀 더 보수적이고 가치관이 다르면 차라리 금융권이나 공기업을 가지 굳이 박봉의 언론사를 택하진 않을테니까 말이죠.
한국언론의 의견의 다양성은 떨어지는 게 맞습니다. 원론적으로 얘기해서 언론이 사회적 균열의 담지자라고 했을때 그만큼 한국의 여론 자체가 다양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며, SNS 등의 등장 이후로 좌나 우나 서로 자기 강화적 글만 읽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기에 중도적인 입장이 설 자리가 없는 거 같기도 합니다. 중앙은 요새 신문 자체를 스스로 죽이고 있습니다. 완전히 없앤다는 건 아니고 부수를 확 줄여서 상징적으로만 남기고 JTBC와 뉴미디어 중심으로 간다는 것이지요. 아직 많은 지인들이 언론 현장에 있다보니 듣는 소식입니다만, 뭐 재밌으시라고 이 정도 알려드리고 글을 마칩니다.
rknight
의견 감사합니다. 생각한걸 쓰다보니 질문보다 의견개진이 되버린 느낌이 있는거 같은데, 자세한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나가던선비
스포츠쪽 부문 기자에기들은 바로는 거기서는 선배여기자들은거의다 한남 냄져라는 단어를 쓴다고 하더군요. 경제지도 비슷한지궁금합니다 성비가다르려나
[글쓴이]
글쎄요. 저는 금시초문입니다. 만약 인터넷 연예매체, 스포츠 매체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연예매체는 대부분 여성기자들이라) 메이저 신문과 방송의 여기자들은 그런 천박한 말 잘 안씁니다. 페미니즘 성향이 강한건 사실이고 술자리에서 농담처럼 '야 이 한남들아' 이런건 웃으면서 하지만, 기본적으로 만나는 사람이 고위공무원, 정치인, 법조인, 대기업 임원인 사람들이 그런말을 달고 살리가 있겠습니까?
지나가던선비
답변감사랍니다 질문이 두가지더있는데요
1. 내부자들 벡윤식같은 기자상도 실제로있는지 궁금합니다
2. 엉터리기사를쓰는 기자에게 일반독자들이할수있눈 가장 고통스럽게 할 수있는 방법 세가지만 알렺 세요..
1. 저는 '음 저건 좀 과장인데. 심했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이후에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 사건, 최근에 드러난 해당신문의 사법부와의 딜이라든지 혹은 재판에 개입한 정황이라든지 이런걸 보면서 '오 슈발 내부자 현실묘사력 쩌는구나' 싶었습니다. 일단 흔치는 않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주 가끔 그런 류의 사람을 보긴 본 거 같습니다. 지금처럼 힘 떨어지기 전 몇 몇 신문에는 확실히 존재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2.
1)모든 기자들이 댓글을 보지는 않지만, 만약 댓글을 좀 보는 기자일 경우 기자이름을 댓글에 적시하면서 팩... 더 보기
1. 저는 '음 저건 좀 과장인데. 심했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이후에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 사건, 최근에 드러난 해당신문의 사법부와의 딜이라든지 혹은 재판에 개입한 정황이라든지 이런걸 보면서 '오 슈발 내부자 현실묘사력 쩌는구나' 싶었습니다. 일단 흔치는 않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주 가끔 그런 류의 사람을 보긴 본 거 같습니다. 지금처럼 힘 떨어지기 전 몇 몇 신문에는 확실히 존재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2.
1)모든 기자들이 댓글을 보지는 않지만, 만약 댓글을 좀 보는 기자일 경우 기자이름을 댓글에 적시하면서 팩폭을 날려주면 효과 있습니다.
2)아까 하얀님 질문 답변에도 적었는데, 이메일을 통해 지속적으로 팩폭을 가하고 따박따박 지적하면 어쨌든 괴로울거 같습니다.
3)그 기자가 거의 비슷한 사안에 대해 전혀 딴소리했던 칼럼이나 기사 찾아와서 댓글에도 링크걸고 이메일 보내면 또 심적으로 괴롭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걸 다 떠나서 소송이 최고입니다. 하겠다는 압박만으로도 꽤 괴롭습니다.
취재와 기사와 관련하여 기자분들이 곤란하거나 괴롭게 되는 상황은 어떤 것인가요?
[글쓴이]
역시 소송이 젤 괴롭습니다. 심적 압박도 크고요. 취재원이 말 바꾸는 경우와 소송이 합쳐지면 자살하고 싶어집니다.
그런건 끝까지 갈 경우고...기사의 사실관계를 교묘하게 뒤튼다든가 아닌걸 알면서도 마치 뭔가 있어보이게 쓴다거나 이럴 때 기자들은 곤란해지는게 없는 건가 싶어서요. 곤란하게 만들어 드리고 싶네요(...)
[글쓴이]
언론중재위, 송사 이전 단계에서는, 전화나 이메일로 조곤조곤(모욕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하나 따져서 바보만드는 방식, 정중하게) 괴롭히면 역시나 똑같은 사람인지라 괴롭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기사는 써본 적이 없어서. 아 사회부에서 연예인이 수사받는거 하나 썼다가 팬클럽에게 털린적은 있는데, 진짜 괴롭더군요. 물론 그 기사는 진실이었습니다. 하튼 뭐 그렇게 괴롭히시면 됩니다. 요새는 또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나온지 좀 돼서.
아카펄라
김영란 법의 영향력은 어떤가요? 전과 후의 차이는 실감이 많이 되는지요.
만 10년을 찍기 전에 나와서 데스크들이야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젊은기자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일단 메이저 신문사 젊은 기자들은 요새 골프를 좋아하지도 않고, 자기 시간과 워라밸을 중시하는데 취재원과의 저녁 술자리가 줄어들기에 대부분은 좋아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고.
다만 확실히 법인카드를 갖고 소비되던 시장 자체가 좀 위축되는 거 같긴 한데, 뭐 한국경제와 사회 전체가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새로운 자기계발 시장이나 여가 산업이 더 발달할 것으로 보기에 큰 문제 아니라고 봅니다.
1
태엽시계
요 근래 매경을 보면 매날 1면에 대문짝만하게 최저임금 가지고 물고 늘어지던데.. 대체 왜 이럴까요?
[글쓴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부작용을 가져온 건 사실인데, 그 사실을 '현재 벌어지는 모든 문제의 원흉'으로 모는 건 전혀 다른 일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신문과 조중동은 그걸 합니다. 쉽잖아요. '최저임금->경제망함'
기사쓸때 보통 어느정도까지 팩트체크 하시나요?
[글쓴이]
옛 기억을 떠올려보면, 사안이나 기사 속성따라 다른거 같은데요 보도자료 기사 아닌 순수 취재기사의 경우 가능한 한 문건확보, 안되면 신뢰성 있는 소스 크로스체크(둘 이상) 정도로 합니다. 기관 정책 관련이면 상급기관을 뚫어서 확인한다든가, 마트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납품하는 식품업체들을 취재해본다든가 하는 방식이지요.
세무회계연습
기자들도 직장인이니 성과급이 있을 것 같은데요, 성과측정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일반인인 저는 기사로 유명한 상을 타왔다거나, 사이트에서 기사 클릭하는 숫자가 많다든가 이런 기준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회사마다 차이는 있는데, 보통 특종이나 좋은 기획 기사 자체에 대해서 상과 상금을 주는 방식으로 합니다. 특종도 급에 따라 상금이 달라지고요, 기획기사도 참신하고 힘있게 한국사회에 뭔가 회자되도록 만든 것이라면 상금을 꽤 줍니다. 닷컴 등의 매체는 클릭수도 평가하는지 모르겠지만 신문은 그런게 없고요. 하튼 '성과급'이라는 거 자체가 말씀하신대로 성과측정이 어려운 관계로 제대로 존재하지 않는게 오히려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조중동매한은 (SBS나 MBC는 돈을 좀 많이 줍니다만)사실 박봉이라 보긴 어려운데 성과급이 제대로 없기에(한경은 종편을 안하면서 돈이 남아 가끔 터진다고 합니다) 같은 경력의 대기업 재직자에 비해서 많이 박봉이라고 느끼는 거 같기도 합니다.
1
세무회계연습
말씀 감사합니다. 성과측정이 어렵다니 생각을 못했네요.
blue212
정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문장도 가독성 좋고 깔끔해서 매우매우 부러워하며...... 역시 전직 기자님이라 생각했습니다. 기자 준비 시절 문장력 배양을 위해 특히 하신 일이 있으신가요?
저는 기자 준비 시절이 굉장히 짧았습니다. 유학포기하자마자 준비를 시작해 6개월만에 합격소식을 들었으니 평균적인 언론사 준비생의 절반 이하 기간을 준비한 셈이죠. 그래서 일단 석사시절까지 글을 많이 써왔던 기본기가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기자시험용 글쓰기 강좌를 하는 곳에 등록해 듣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글이 느는 건 결정적으로 본인이 자신의 문체를 깨닫고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을 때 입니다. 그 스타일을 찾아내고 굳히면 글이 굉장히 안정적이 됩니다. 그러면 시험에 붙기도 쉽고요. 물론 밖에서 얼마나 글을 썼건 일단 들어오면 언론사 스타일의 '빠르고 정확하고 읽기 쉽게 쓰기'를 위해 강하게 트레이닝을 받습니다. 이때 좀 글이 기자스러워지기도 하고 좀 못쓰던 사람도 업그레이드 되고 하는 거 같습니다.
1
전 종합지에 있다가 나왔는데 그냥 반갑습니다. 하하하 사실 저는 나와서 삶이 윤택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쉬는 날이 많은게 넘나 행복하더라고요. 다만 일이 재미없어서 가끔은 돌아가고 싶기도 합니다. 기자가 그래도 가끔은 재밌었던 것 같거든요.
글쓴님은 어떠신지요. 나온 것에 만족하십니까?
[글쓴이]
ㅎㅎ 반갑습니다. 저는 나와서 하는 일도 적성에 잘 맞고 재밌어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매일 아침 일보쓰고, 물 먹었나 안 먹었나 두근두근 아이서퍼 보는 짓 다신 하고 싶지 않거든요. 밤마다 친분을 쌓기 위한 맘에도 없는 상호쪼찡 술자리는 또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합니까. ㅎㅎ 저는 나온 것에 아주아주 만족하고 박사학위 취득하면 학교로 빠져볼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좀 많긴 하지만 어떻게든 되겠지요 뭐.
1
가이브러시
와 재미있어요. 기자처럼 글쓰기가 목표인데 참으로 부럽습니다. 노하우라도 물어보고 싶었는데 위에 자세히 적으셨네요. 그래도 아직도 AMA를 받으시는 것 같으니 저도 질문 하나 투척. 신입기자들은 처음 사회부에 소속되어 '사쓰마와리' 돈다고 하던데 경제지도 경찰서 돌면서 밤새고 캡 보고 하고 그러나요? 그리고, 산업부에 있으면 보통 기업홍보팀에서 밀착마크하고 그러잖아요. 기업마다 독특한분위기가 있을것 같은데 그 감상을 한번 풀어주심은..ㅎㅎ
[글쓴이]
1. 경제지는 헤럴드 경제(사실 여긴 이제 경제신문사 정체성이 거의 없긴 합니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정도만 사스마와리 시스템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아마 서울경제도?) 매경은 한경이나 서경 등에 비해서 좀 더 종합지스럽게 사스마와리와 하리코미(경찰서 붙박이 수습기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다들 얼마되지는 않아서, 헤경은 15년 가까이 됐고(시스템 운영한지), 매경은 10년, 한경은 6~7년 되는거 같습니다. 초기 캡들은 종합지 출신 경력기자들이 많이 했고 이제는 자체생산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 ... 더 보기
1. 경제지는 헤럴드 경제(사실 여긴 이제 경제신문사 정체성이 거의 없긴 합니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정도만 사스마와리 시스템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아마 서울경제도?) 매경은 한경이나 서경 등에 비해서 좀 더 종합지스럽게 사스마와리와 하리코미(경찰서 붙박이 수습기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다들 얼마되지는 않아서, 헤경은 15년 가까이 됐고(시스템 운영한지), 매경은 10년, 한경은 6~7년 되는거 같습니다. 초기 캡들은 종합지 출신 경력기자들이 많이 했고 이제는 자체생산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
1)삼성: 예상하듯이 1등주의, 1등마인드. 사람들이 똑똑한데 다소 좀 차가움. 기자한테도 출입할때에는 무지막지하게 친절한데 떠나면 급냉랭해짐.
2)현대차: 다들 똑똑하지만, 좀 더 우직함.
3)LG: 무난무난무난한 사람들.
4)SK: (별로 못만나봐서...)
5)한화: ㅎㅎㅎㅎ 생각하시는 그대로. 안경쓰고 공부잘했던 그러나 우직한 조폭들.
6)CJ: 확실히 좀 더 자유롭지만 사고의 폭이나 시야가 깊거나 크진 않음. 아기자기하고 센스있는 사람들.
7)신세계: 세련된 유통 리더들 이미지를 풍김
8)롯데: 유통 규모 엄청난데 뭔가 허술한 느낌이 있음.
대충 이 정도 감상입니다.
2
메존일각
3대 백화점(롯데, 현대, 신세계) MD들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 모두 그대로 녹아 있군요.
그게 조직 문화인가 봅니다.
2
Mellow Logic
경제 상식을 위해 경제지 하나만 구독하겠다고 할 때 추천하고싶은 경제지가 있나요?? 경제학원론수준의 지식이 있습니다.
[글쓴이]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없습니다. 경제신문사 나오고 볼만한 걸 계속 찾았는데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냥 가장 중도적인 한국일보의 경제기사를 좀 보거나 경향신문 박은하 기자 정도 찾아봅니다. 나머지는 예전 '매일경제신문 어떤가요'라는 취지의 질문글에서 한 회원이 다양한 블로그 페북 추천하셨는데 저도 그 중 몇개 봅니다.
의외로 한겨레에서 나오는 [이코노미인사이트]라는 경제월간지가 볼만합니다.30퍼센트 정도되는 국내기사는 별로인데 70퍼센트 되는 중국 독일 프랑스 등의 해외주간지 경제기사가 꽤 볼만... 더 보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없습니다. 경제신문사 나오고 볼만한 걸 계속 찾았는데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냥 가장 중도적인 한국일보의 경제기사를 좀 보거나 경향신문 박은하 기자 정도 찾아봅니다. 나머지는 예전 '매일경제신문 어떤가요'라는 취지의 질문글에서 한 회원이 다양한 블로그 페북 추천하셨는데 저도 그 중 몇개 봅니다.
의외로 한겨레에서 나오는 [이코노미인사이트]라는 경제월간지가 볼만합니다.30퍼센트 정도되는 국내기사는 별로인데 70퍼센트 되는 중국 독일 프랑스 등의 해외주간지 경제기사가 꽤 볼만합니다.
경제 자체보다 경영에 관심이 많으시면 동아일보사에서 발간하는 DBR과 HBR 한국판 중 취향에 따라 보시면 좋습니다. HBR한국판은 말이 한국판이지 충실히 잘 번역해 싣는 방식이라 쓸데없는 내용 없어서 좋습니다. DBR은 좀 더 한국적인 사례가 실려서 더 잘 읽히고 퀄리티도 준수한 편입니다.
1
Mellow Logic
정말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자료들 내일 찾아봐야겠네요.
[글쓴이]
아참 위에 말씀드린 세 잡지는 전부 유료콘텐츠입니다. (그걸 말씀 안드렸네요. 죄송)
Mellow Logic
한가지 정해서 정기구독할 생각이었습니다. ㅎㅎ
[글쓴이]
네 대형 서점 가서 한 번 보시고 판단하시면 좋습니다.
활활태워라
헉... 차마 물어보고싶은게 생겨서 다시 찾아왔습니다.
신문 경제 부분에서 기업의 인사와 관련된 기사를 읽으면 이게 왜 이 면을 차지하고있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기업의 핵심인력이나 고위직을 데리고 오면 그게
어떤 변화를 주는지 상상이 안되서요. 그냥 기업 광고를 지면 전체가 아니라 경제면에 할당된 기분이 듭니다.

혹시 기사 이면에 숨겨진 가치가 있는걸까요?
웬지 수명이 끝난 글에 다시 찾아온 것 같은 죄송함이 드네요...
[글쓴이]
가치가 다소 과도하게 평가돼 지면에 반영되는 경향은 있습니다만, 중요한 기사는 맞습니다. 어차피 탑 리더십의 움직임은 기업의 전략이나 방향에 큰 영향을 주는 이슈이고, 재벌중심 한국 경제에서 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니까요. 장차관 인사도 비중있게 보도하듯이 그만큼 대기업 고위 임원들의 이동이나 인사도 '한국사회 전체에 대한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다룰 수밖에 없는 주제이긴 합니다. 대기업 임원 하나에서 2~3차 벤더까지 영향받는 사람들의 수와 시장에서의 영향 등을 생각한다면 '지면낭비'로 보긴 어렵다는 얘기지요.
활활태워라
제 무지하고 협소한 시야를 넓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꾸벅) 기사를 읽었을때 저런 변화가 제 삶만을 한정짓고 무관하다고 생각하니 이런 댓글을 달게 된 것 같아요.
이 벽을 꼭 넘고싶네요ㅎㅎ;;

혹시 괜찮으시다면 종종 이 게시글에 질문을 달아도 될까요? 폐 끼치는거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있어서요.
[글쓴이]
네네 상관없습니다. 궁금한 것 물어보세요.
활활태워라
안녕하세요. 경제잡지와 신문 경제란을 볼때 종종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게 어떤 자동차 회사가 개발한 기술에 관한 설명이더라구요.

저는 새로 개발되거나 개발된 기술들이 기존 자사가 만든 차들과도 차별화 되고 다른 회사의 차와도 차별화가 되게 만들지만
당연히 구매에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기자님이 무엇을 전달하려고 기사를 작성하셨을까 생각해봤는데 모르겠어서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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