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
-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20/03/01 02:35:00
Name   [익명]
Subject   갑상선암 경험자입니다.
제목 그대로 갑상선암 경험자입니다. 투병이라는 말을 붙이기엔 정말 고통받으시는 다른 환우분들께 폐가될 것 같아 경험이라는 말을 붙였습니다.

회사의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초음파를 하게 되면서, 뭔가가 있으니 큰병원에 가보라는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으로 갔습니다. 첫 방문 당시 6개월 간격으로 추적관찰(용어가 부정확할 수 있으므로 양해 부탁드립니다)를 하기로 하였고,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두 번째 방문당시에 실시한 초음파 검사에서 전에 없던 커다란 혹이 발견되어 조직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를 한 뒤에 갑상선을 반절제하였습니다.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한 탓인지는 몰라도, 화요일 수술후 목요일에 퇴원하여 주말에는 학원을 나갈 수 있었을 정도였습니다제가 투병이란 말을 감히 쓰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남의 일인줄로만 알았던 암이라는 녀석이-제가 들은 말은 악성신생물 혹은 carcinoma였지만-이 제 경우가 된 것은 퍽 고약한 일이긴 했지만, CT인지 PET SCAN인지 헷갈리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기다리던 중 잠깐 스쳐간 이름모를 환자분..의학에 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제가 보기에도 생명이 꺼져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분을 뵙고 나서는 한없이 무서우면서도 차마 제 자신을 환자라고 칭하는 것이 부끄럽더라구요.

꽤 오래 피워온 담배를 퇴원하는 날로 끊었습니다. 놀랍게도 금단증상같은 것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꿉꿉한 느낌이 한달가량 지속되기는 했습니다. 흡연에 대한 사항을 뺀다면, 생활은 거의 완전히 원래의 궤도로 돌아왔습니다.

갑상선이 반토막나서인지, 왠지모르게 살이 찌는 것 같아 유산소운동의 비중을 늘린 것과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호르몬제를 먹어야 하는 것은 성가시긴 하지만 감수할만 합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에 계시거나,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다면 제가 아는 한도에서 답변드리겠습니다.

다만, 의학적인 사항에 대해서 저는 전혀 아는바가 없어 그에 대해서는 답변해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50 이집트에 와있습니다 25 왼쪽을빌려줘 20/01/13 3203 0
1551 집에 와있습니다 29 벚문 20/01/13 3615 1
1552 올해 민자 풀린 스무살 대학생입니다! 42 이마트 20/01/13 3968 0
1555 나이지리아입니다. 23 Noup 20/01/21 3823 0
1556 사연을 노래로 만들어 드립니다. 32 바나나코우 20/01/21 3333 6
1557 명절이라 심심합니다 25 [익명] 20/01/25 2617 0
1558 귀경길 AMA 26 해유 20/01/25 3457 0
1559 베트남 다낭 갔다 왔습니다. 18 [익명] 20/02/01 3992 0
1560 노량진에서 조교 활동 후 약 1년만의 AMA 25 [익명] 20/02/05 3507 0
1561 절, 교회, 성당, 통일교, 대순진리회 가봤습니다 23 [익명] 20/02/08 4460 0
1562 희귀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23 [익명] 20/02/08 3964 0
1563 대학원 졸업했습니다. 36 [익명] 20/02/12 3258 0
1564 2020 롤랑가로스에 갑니다 11 [익명] 20/02/16 3287 0
1565 이혼진행중입니다 59 [익명] 20/02/19 5985 0
1566 기면증 환자입니다. 21 [익명] 20/02/22 3394 0
1567 700일기념 커플(?) AMA 32 Cascade 20/02/22 4039 1
1568 34평에 38세 남자 혼자 입주 했습니다 41 [익명] 20/02/23 5819 0
1569 비건생활 1년차입니다. 80 오쇼 라즈니쉬 20/02/25 6052 2
1570 현직 재택근무 중입니다. 16 2막4장 20/02/26 3245 0
1571 친구가 단 한명도 없습니다. 50 [익명] 20/02/29 6092 0
1572 갑상선암 경험자입니다. 10 [익명] 20/03/01 3394 0
1573 [lol]2개월 동안 골드2에서 다이아3까지 달았습니다. 21 kaestro 20/03/01 3668 0
1574 정신과에 1년 정도 통원 치료 중입니다 13 [익명] 20/03/01 3655 0
1575 연애 상담 해드립니다. 45 YNGWIE 20/03/02 4896 3
1576 휴대전화 고장났읍니다 16 [익명] 20/03/10 2892 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