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 20/09/02 21:11:12 |
Name | [익명] |
Subject | 이번 학기 인문/사회과학계열 전임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이번 학기에 국립대학교 인문/사회과학계열 조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대학원생 분들도 많으신 것 같아 궁금하신 것 물어봐 주시면 아는 한도에서(줏어들은 것 포함) 최대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아직 전임교원의 삶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전임교원이 어찌 사는지는 잘 모르지만(솔직히 아직 첫월급도 안들어와서 전임되기 전하고 똑같습니다...) 비전임 교원의 삶에 대해서 궁금하신 내용도 답변드릴 수 있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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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적 상황에서 지도자로서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게임이고... 선택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게임이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라는 시드 마이어의 말을 참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정말 매 선택마다 흥미로웠고 무거웠습니다. 절망적 상황을 아주 진중하게 담아낸 게임이고, 무엇보다 음향이 아주 끝내줍니다. 기본적으로는 도시건설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은데, 정말 느낌 있는 게임입니다. 만든 사람들이 정말 생각 많이 하고 만들었구나 하는게 느껴지고요. 시나리오 두 개만 클리어 한다고 해도 전혀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대학원생 생활을 스물여섯에 시작했다...
그 나이 때 우리 전공 석사과정 시작한 놈들이 백명이라 치면, 지금 나만큼 사는 놈은 나 혼자 뿐이야.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
누가 과제 시키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누가 학회에서 발표나 토론 시켜도 알겠습니다 하고,
실적 쌓으려고 억지로 써야 되는 논문들도... 수치심 참고 다 써냈다...
그 나이 때 우리 전공 석사과정 시작한 놈들이 백명이라 치면, 지금 나만큼 사는 놈은 나 혼자 뿐이야.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
누가 과제 시키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누가 학회에서 발표나 토론 시켜도 알겠습니다 하고,
실적 쌓으려고 억지로 써야 되는 논문들도... 수치심 참고 다 써냈다...
너무 구체적이 되면 특정되기 때문에 대강 말씀드리겠습니다.
박사학위 마치고 한 5~6년 만에 전임이 되었으니 아주 늦은 것은 아니지만 아주 빠른 것도 아니긴 합니다.
그 사이의 삶에 대해 말씀드려보면... 학위를 마치고 연구기관에서 계약직으로 2~3 년 있었고, 강의전담 교수도 2년 정도 했습니다. 연구소에 있을 때는 이런 저런 대학에서 주는 강의를 뛰었고요. 논문은 뭐... KCI 위주에 A&HCI, SSCI 여러 편 정도 썼습니다. 아주 뛰어난 실적은 아니지만 항상 서류는 통과할 수 있을 정도(비슷한 포지션에 지원할 ... 더 보기
박사학위 마치고 한 5~6년 만에 전임이 되었으니 아주 늦은 것은 아니지만 아주 빠른 것도 아니긴 합니다.
그 사이의 삶에 대해 말씀드려보면... 학위를 마치고 연구기관에서 계약직으로 2~3 년 있었고, 강의전담 교수도 2년 정도 했습니다. 연구소에 있을 때는 이런 저런 대학에서 주는 강의를 뛰었고요. 논문은 뭐... KCI 위주에 A&HCI, SSCI 여러 편 정도 썼습니다. 아주 뛰어난 실적은 아니지만 항상 서류는 통과할 수 있을 정도(비슷한 포지션에 지원할 ... 더 보기
너무 구체적이 되면 특정되기 때문에 대강 말씀드리겠습니다.
박사학위 마치고 한 5~6년 만에 전임이 되었으니 아주 늦은 것은 아니지만 아주 빠른 것도 아니긴 합니다.
그 사이의 삶에 대해 말씀드려보면... 학위를 마치고 연구기관에서 계약직으로 2~3 년 있었고, 강의전담 교수도 2년 정도 했습니다. 연구소에 있을 때는 이런 저런 대학에서 주는 강의를 뛰었고요. 논문은 뭐... KCI 위주에 A&HCI, SSCI 여러 편 정도 썼습니다. 아주 뛰어난 실적은 아니지만 항상 서류는 통과할 수 있을 정도(비슷한 포지션에 지원할 만한 우수한 지원자들 만큼은) 쓰자는 마음으로 그렇게 했고요, 그래서 내심 경쟁자라 생각되는 분들 논문 매번 검색해서 읽고 그 분들 편수도 세어보고 했습니다.
어디에 가든 1인분만 하자고 생각하고 일했습니다. 1인분만 하자고 생각했던 이유는... 연구자는 결국 자기 둥지를 자기 힘으로 찾아야 하고 오직 자기 실적만이 그걸 도와주기 때문에 소속된 기관에선 1인분만 하고 제 커리어를 위한 것들을 많이 챙겼습니다. 솔직히, 티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만 마음 속에서 소속기관에서 내가 해야 되는 기여를 first로 둔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연구와 학회 활동, 소셜라이징 등등 제가 자리잡는데 필요한 걸 우선으로 했습니다. 물론 내 소속기관에 기여하는 것과 내 커리어에 도움되는 것이 일치되는 일도 꽤나 많았죠.
돌이켜보면 전반적으로 저는 항상 박사학위 이후의 삶을 꽤나 윤택하게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동년배인 동료 학자들이 하는 고생도 많이 안했고, 경제적으로도 나름대로 돈벌이를 하면서 지냈으니까요. 좋은 운빨로 잘 된 만큼, 전임교수로서 아직 자리 못잡으신 동료 연구자들 많이 도와드리면서 살 생각입니다.
박사학위 마치고 한 5~6년 만에 전임이 되었으니 아주 늦은 것은 아니지만 아주 빠른 것도 아니긴 합니다.
그 사이의 삶에 대해 말씀드려보면... 학위를 마치고 연구기관에서 계약직으로 2~3 년 있었고, 강의전담 교수도 2년 정도 했습니다. 연구소에 있을 때는 이런 저런 대학에서 주는 강의를 뛰었고요. 논문은 뭐... KCI 위주에 A&HCI, SSCI 여러 편 정도 썼습니다. 아주 뛰어난 실적은 아니지만 항상 서류는 통과할 수 있을 정도(비슷한 포지션에 지원할 만한 우수한 지원자들 만큼은) 쓰자는 마음으로 그렇게 했고요, 그래서 내심 경쟁자라 생각되는 분들 논문 매번 검색해서 읽고 그 분들 편수도 세어보고 했습니다.
어디에 가든 1인분만 하자고 생각하고 일했습니다. 1인분만 하자고 생각했던 이유는... 연구자는 결국 자기 둥지를 자기 힘으로 찾아야 하고 오직 자기 실적만이 그걸 도와주기 때문에 소속된 기관에선 1인분만 하고 제 커리어를 위한 것들을 많이 챙겼습니다. 솔직히, 티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만 마음 속에서 소속기관에서 내가 해야 되는 기여를 first로 둔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연구와 학회 활동, 소셜라이징 등등 제가 자리잡는데 필요한 걸 우선으로 했습니다. 물론 내 소속기관에 기여하는 것과 내 커리어에 도움되는 것이 일치되는 일도 꽤나 많았죠.
돌이켜보면 전반적으로 저는 항상 박사학위 이후의 삶을 꽤나 윤택하게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동년배인 동료 학자들이 하는 고생도 많이 안했고, 경제적으로도 나름대로 돈벌이를 하면서 지냈으니까요. 좋은 운빨로 잘 된 만큼, 전임교수로서 아직 자리 못잡으신 동료 연구자들 많이 도와드리면서 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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