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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1/03/17 05:16:33수정됨 |
Name | 다낭고트 |
Subject | 게임 번역 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업계 경력이 길진 않아서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궁금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아는 범위 + 허용 범위 내에선 말씀드려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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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마다 천차만별인데,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있고 현지화 경험이 많은 회사들은 번역에 필요한 지침을 자세히 줍니다.
지침에는 등장인물의 프로필 및 성격, 세계관, 시놉시스 등등이 포함될 수 있구요.
물론 어느 정도까지 자세히 주느냐는 언제나 케바케고...
그러면 리뷰어가 번역 방침(스타일)을 결정해서 최대한 가이드를 잡고 번역을 진행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거의 주지 않는 경우는 직접 요구하기도 합니다만, 개발사 입장에선 번역은 우선순위가 그리 높지 않은 작업이고(특히 한국 시장이 그리 크진 않다보니;) 고객사 쪽 담당자가... 더 보기
지침에는 등장인물의 프로필 및 성격, 세계관, 시놉시스 등등이 포함될 수 있구요.
물론 어느 정도까지 자세히 주느냐는 언제나 케바케고...
그러면 리뷰어가 번역 방침(스타일)을 결정해서 최대한 가이드를 잡고 번역을 진행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거의 주지 않는 경우는 직접 요구하기도 합니다만, 개발사 입장에선 번역은 우선순위가 그리 높지 않은 작업이고(특히 한국 시장이 그리 크진 않다보니;) 고객사 쪽 담당자가... 더 보기
고객사마다 천차만별인데,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있고 현지화 경험이 많은 회사들은 번역에 필요한 지침을 자세히 줍니다.
지침에는 등장인물의 프로필 및 성격, 세계관, 시놉시스 등등이 포함될 수 있구요.
물론 어느 정도까지 자세히 주느냐는 언제나 케바케고...
그러면 리뷰어가 번역 방침(스타일)을 결정해서 최대한 가이드를 잡고 번역을 진행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거의 주지 않는 경우는 직접 요구하기도 합니다만, 개발사 입장에선 번역은 우선순위가 그리 높지 않은 작업이고(특히 한국 시장이 그리 크진 않다보니;) 고객사 쪽 담당자가 바쁘면 걍 내내 못받고 작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플레이는 클라를 제공받는 경우 리뷰어가 찔끔찔끔 해보기도 합니다만 워낙 다들 바쁘다보니 깊게 플레이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본격적인 플레이 서비스는 다른 곳에 외주를 주거나 추가 비용을 받고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아무리 지침이 자세하더라도 문맥을 100% 알기는 언제나 불가능하며... 그런 상황에서 좋은 번역을 하는 것은 번역가/리뷰어들의 개인 능력에 기댈 수 밖에 없네요.
지침에는 등장인물의 프로필 및 성격, 세계관, 시놉시스 등등이 포함될 수 있구요.
물론 어느 정도까지 자세히 주느냐는 언제나 케바케고...
그러면 리뷰어가 번역 방침(스타일)을 결정해서 최대한 가이드를 잡고 번역을 진행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거의 주지 않는 경우는 직접 요구하기도 합니다만, 개발사 입장에선 번역은 우선순위가 그리 높지 않은 작업이고(특히 한국 시장이 그리 크진 않다보니;) 고객사 쪽 담당자가 바쁘면 걍 내내 못받고 작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플레이는 클라를 제공받는 경우 리뷰어가 찔끔찔끔 해보기도 합니다만 워낙 다들 바쁘다보니 깊게 플레이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본격적인 플레이 서비스는 다른 곳에 외주를 주거나 추가 비용을 받고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아무리 지침이 자세하더라도 문맥을 100% 알기는 언제나 불가능하며... 그런 상황에서 좋은 번역을 하는 것은 번역가/리뷰어들의 개인 능력에 기댈 수 밖에 없네요.
장르와 플랫폼을 안가리고 이것저것 다 들어옵니다.
배경 지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실력은... 한>영에선 영어 실력이, 영>한에선 한국어 실력이 더 중요합니다.
토익 점수 같은 걸로 실력을 판단하긴 어려워서, 번역가를 뽑을 땐 따로 테스트를 보고 단가를 책정하고요.
게임 번역은 개발이 거의 완료되어가는 시점에서 보통 시작됩니다.
따라서 출시까지 일정을 맞추려면 무조건 외주 번역가를 쓰는 수밖엔 없는데요, 기계 번역기가 좋아지면 좋아질 수록 외주 의존도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게임 텍스트는 워낙 파편화된 상태로 구성되어 있어서... 사람이 봐야만 하는 부분이 많이많이 있어요. 최소한 지금 기계번역 수준에서는요.
배경 지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실력은... 한>영에선 영어 실력이, 영>한에선 한국어 실력이 더 중요합니다.
토익 점수 같은 걸로 실력을 판단하긴 어려워서, 번역가를 뽑을 땐 따로 테스트를 보고 단가를 책정하고요.
게임 번역은 개발이 거의 완료되어가는 시점에서 보통 시작됩니다.
따라서 출시까지 일정을 맞추려면 무조건 외주 번역가를 쓰는 수밖엔 없는데요, 기계 번역기가 좋아지면 좋아질 수록 외주 의존도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게임 텍스트는 워낙 파편화된 상태로 구성되어 있어서... 사람이 봐야만 하는 부분이 많이많이 있어요. 최소한 지금 기계번역 수준에서는요.
다들 거의 사전은 상시로 띄워놓고 삽니다.
음... 저 같은 경우는 영>한인데요.
국어사전은 보다 적절한 어휘를 찾기 위해 쓰고, 영한/영영 사전은 모르는 단어 찾아보는데 씁니다.
영영사전은 lexico.com 쓰고 나머진 그냥 네이버사전 써요.
영어 신조어, 고어, 전문용어 같은 건 구글링으로 처리하고요.
인명이나 지명 번역할 땐 국립국어원 봅니다. 비영어권 쪽... 아무거나 예를 들면 Bielschowsky 같은 이름을 어떻게 번역해야 하나? 싶을 때 보는 거죠. 다만 국립국어원의 용례와 다른 형태로 이미 게이머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면 그냥 그쪽으로 갑니다.
음... 저 같은 경우는 영>한인데요.
국어사전은 보다 적절한 어휘를 찾기 위해 쓰고, 영한/영영 사전은 모르는 단어 찾아보는데 씁니다.
영영사전은 lexico.com 쓰고 나머진 그냥 네이버사전 써요.
영어 신조어, 고어, 전문용어 같은 건 구글링으로 처리하고요.
인명이나 지명 번역할 땐 국립국어원 봅니다. 비영어권 쪽... 아무거나 예를 들면 Bielschowsky 같은 이름을 어떻게 번역해야 하나? 싶을 때 보는 거죠. 다만 국립국어원의 용례와 다른 형태로 이미 게이머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면 그냥 그쪽으로 갑니다.
초월번역은 맥락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만 시도하는데, 말씀하신 것 정도로 기억에 남는 번역이 하나 있긴 합니다만... 그 배경을 요약하기가 너무 복잡하네요 ^^;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것 중에 바로 떠오르는 놈을 하나 가져와 봤습니다.
어떤 게임의 퀘스트 제목인데요, 여주인공과의 만남/이별 상황에서 각 제목이 "The first meeting", "Farewell, XX"로 되어있는 것을 양쪽 다 "안녕, XX"로 번역했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나 마찬가지라서... 수미쌍관을 시도해보고 싶었어요.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것 중에 바로 떠오르는 놈을 하나 가져와 봤습니다.
어떤 게임의 퀘스트 제목인데요, 여주인공과의 만남/이별 상황에서 각 제목이 "The first meeting", "Farewell, XX"로 되어있는 것을 양쪽 다 "안녕, XX"로 번역했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나 마찬가지라서... 수미쌍관을 시도해보고 싶었어요.
PM, 리뷰어, 번역가가 겪는 어려움이 다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체감하는 부분을 꼽자면...
1. 고객사가 문맥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주지 않는 경우(특히 아직 정식 발매되지 않은 게임)
2. 텍스트의 파편화가 심하며, 조합된 형태로 게임에 출력되는 부분이 많은 경우(디아블로나 POE의 랜덤 아이템 이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3. 단어 수 대비 지나치게 짧은 일정(능력자들도 제 능력을 못냅니다)
정도가 있겠네요.
말씀하신 부분은 아무래도 책임자가 방향성을 잡고 가는데다 + 애매한 부분은 고객사에... 더 보기
하지만 모두가 체감하는 부분을 꼽자면...
1. 고객사가 문맥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주지 않는 경우(특히 아직 정식 발매되지 않은 게임)
2. 텍스트의 파편화가 심하며, 조합된 형태로 게임에 출력되는 부분이 많은 경우(디아블로나 POE의 랜덤 아이템 이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3. 단어 수 대비 지나치게 짧은 일정(능력자들도 제 능력을 못냅니다)
정도가 있겠네요.
말씀하신 부분은 아무래도 책임자가 방향성을 잡고 가는데다 + 애매한 부분은 고객사에... 더 보기
PM, 리뷰어, 번역가가 겪는 어려움이 다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체감하는 부분을 꼽자면...
1. 고객사가 문맥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주지 않는 경우(특히 아직 정식 발매되지 않은 게임)
2. 텍스트의 파편화가 심하며, 조합된 형태로 게임에 출력되는 부분이 많은 경우(디아블로나 POE의 랜덤 아이템 이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3. 단어 수 대비 지나치게 짧은 일정(능력자들도 제 능력을 못냅니다)
정도가 있겠네요.
말씀하신 부분은 아무래도 책임자가 방향성을 잡고 가는데다 + 애매한 부분은 고객사에서 일부 직접 확인할 수 있기도 해서, 실무자들은 크게 어려움을 겪진 않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체감하는 부분을 꼽자면...
1. 고객사가 문맥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주지 않는 경우(특히 아직 정식 발매되지 않은 게임)
2. 텍스트의 파편화가 심하며, 조합된 형태로 게임에 출력되는 부분이 많은 경우(디아블로나 POE의 랜덤 아이템 이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3. 단어 수 대비 지나치게 짧은 일정(능력자들도 제 능력을 못냅니다)
정도가 있겠네요.
말씀하신 부분은 아무래도 책임자가 방향성을 잡고 가는데다 + 애매한 부분은 고객사에서 일부 직접 확인할 수 있기도 해서, 실무자들은 크게 어려움을 겪진 않습니다.
취미가 업이 되면 더 이상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고들 하잖아요.
지인 소개로 돈을 받고 일하게 되면서 그 부분을 좀 걱정했었는데, 일로서 해도 한결같이 재밌더라고요...
다만 박봉입니다 ㅋㅋㅋㅋ
또 업계 바깥에선 이해할 수 없었던 번역 관련 이슈들(퀄리티 쪽)의 원인을 알게 되었는데, 알기만 했지 내가 뭔가를 크게 바꿔나가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네요.
그리고 지원이 열악한 게임에서 최선을 다해 뽑아낸 작업물이 유저들에게 안좋은 평가를 받을 때 슬프고요.
이만하면 번역 진짜 잘했다! 싶었는데 게임 자체가 망해서 묻히는 경우도 안타깝습니다.
지인 소개로 돈을 받고 일하게 되면서 그 부분을 좀 걱정했었는데, 일로서 해도 한결같이 재밌더라고요...
다만 박봉입니다 ㅋㅋㅋㅋ
또 업계 바깥에선 이해할 수 없었던 번역 관련 이슈들(퀄리티 쪽)의 원인을 알게 되었는데, 알기만 했지 내가 뭔가를 크게 바꿔나가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네요.
그리고 지원이 열악한 게임에서 최선을 다해 뽑아낸 작업물이 유저들에게 안좋은 평가를 받을 때 슬프고요.
이만하면 번역 진짜 잘했다! 싶었는데 게임 자체가 망해서 묻히는 경우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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