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
-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16/04/23 15:53:02
Name   [익명]
Subject   아웃라이어 - 꼬마신랑과 꼬마신부
오늘 오랜만에 페이스북 채팅장에서 예전에 커뮤니티 칼리지의 통계학 수업에서 만난 중국인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가 저더러 "누나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의역하면 "누님, 이번에 새로 옮긴 회사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fitbit 회사에요. 누나가 생각났어요.
근래에 예전의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데 ******* 이런저런 상황을 이야기하며.. 방황하고 있던 저였는데 당시에 누나가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누나한테서 많은 동기부여를 받았어요. 고마와요." 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듣던 아줌마가 뭘 이야기를 해 주겠습니까?
응... 샌프란시스코에서 방 잡기 어려우면 그 아랫동네에 기차타고 출퇴근할 만한 곳 있어! 거기서 방잡으면 될꺼야 하고 이야기 좀 나누다가
잘 지내고 한 번 보자하고 인사를 했는데요. 그 친구 그 때 학교서 보던 이후로 한 번도 못만나고 페이스북에서만 서로 인사하는 사이...하하..

음음...
그 친구가 이야기한 내용중에 스스로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대목이 있었어요. 예전의 자신을 돌아본다는 말이 뇌리에 남았답니다.

그래서, 아웃라이어 - 부제: 꼬마신랑과 꼬마신부라는 글로 잠깐 글을 써보았는데 으..오글거려서 더 이상 못쓸것 같아요. 글 쓰는 것 참 어렵네요.
그래도 한 번 올려볼까요? 점잖은 홍차넷에 하하...넘 재미없는 졸작인데... 부끄럽네요.

그래서 여기다 글을 남겨봅니다. 글을 읽고 궁금하신 것이 생기신다면 물어보세요. 너무 개인적인 것들은 패쑤패쑤~~
AMA 가 글쓰기에 가장 편한 곳이 아닐까 혼자 가볍다고 주장합니다!!!

배경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민해서 살게된 꼬마신랑과 꼬마신부의 결혼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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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어린 꼬마신랑과 어린 꼬마 신부가 있었습니다. 둘이는 미국에 살면 대학 다니는 건 쉽게 할 줄 알았더랬어요. 그렇지만 그건 그들의 환상이었구요. 둘은 바로 어른들의 세계란? 결혼 이후의 세계란? 독립이라는 의미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어요. 양쪽 집안이 모두 둘을 도와줄 수 없는 형편이라는 걸 둘은 금새 깨달았거든요.

꼬마신랑과 꼬마신부는 열심히 살았어요. 꼬마신랑이 첫 월급을 받아왔을 때 꼬마 신부는 너무너무 행복해서 이제 우리도 TV 를 살 수가 있겠네 했었답니다.
20인치 소니티비가 꼬마신랑과 꼬마신부의 첫 살림이었습니다.  꼬마신랑은 아주 열심히 일을 해서 조그마한 컴퓨터 회사(직원 두명인 )성실한 직원이 되었고 친척 어르신들이 미국에서는 컴퓨터만 알면 대학에 가지 않아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며 잘 살 수가 있어라고 하신 말씀을 듣고 꼬박 열심히 일을 했어요. 하지만 한국 사장님은 월급을 최저인금만 주셨어요. 꼬마신랑이 다른 컴퓨터 회사의 비슷한 필드 엔지니어들이 받는 월급을 알게되고는 깜짝 놀랐어요. 그 때에 꼬마신랑의 월급은 한 달에 2,000불이었는데 한창 컴퓨터 붐이 일어나던 때에 컴퓨터를 아는 사람이 부족한 때였기에 다른 미국회사 직원들은 3,500 불 정도 준다는 것을 알게되어서 둘은 아 얼른 꼬마신랑이 미국회사로 옮겨야겠네라고 마음 먹었답니다.

꼬마신랑은 꼬마신부의 등쌀에 못이겨서 미국회사에 지원해보았어요. 집에서 가까운 동네인 스탠포드 대학근처에 있는 벤처에서 나스닥에 막 상장한 네트워크 회사의 컴퓨터 관리 엔지니어직에 인터뷰를 했는데 아쉽게도 2차면접에서 떨어졌어요. 이유는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였어요. 한편 같은 때에,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큰 미국 은행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관리해주는 직장의 인터뷰는 꼬마신랑이 통과했답니다.

주말에 집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걸리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마켓스트리트에 있는 고층건물에 위치한 고풍스런 큰 은행 건물을 일요일에 가서 보게된 꼬마신부는 마음이 들뜨고 행복했어요. 그 회사에 다니면 당장 돈을 두 배 넘게 준다고 했었거든요. 그 때 당시 2만불 조금 넘게 벌고 있는데,4만불을 준다고 하니 얼마나 큰 금액이었을까요? 미국 회사에서 번듯하게 다닐 꼬마신랑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꼬마신부는 행복했답니다.

하지만 꼬마신랑은 꿋꿋이 꼬마신부의 바가지를 극복하였어요.
그리고는 저녁에 수업을 들어서 대학교에 가야겠다했습니다. 대학졸업장이 없다는 것이 면접에서 떨어진 계기가 되었으니 필요성이 생기게된 것이지요. 게다가 미국에 살고 계시던 친척분들은 컴퓨터와 거리가 먼 작은 비지니스를 하시는 어르신들이어서 더이상 어른들의 말씀에 신뢰를 가질수가 없었어요. 아메리칸 드림을 스몰비지니스를 해서 이룰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먼 길로 보였거든요.

왜 낮에 학교에 안다니냐고요? 당연히 일을 해서 둘이 먹고 살아야하니깐 낮에 학교를 갈 수는 없쟎아요.
꼬마 신랑은 하루 종일 일하고 회사가 딱 저녁 6시에 마치면 열심히 운전해서 저녁수업이 있는 학교로 매일 매일 30분 지각을 해서 학교에 갔었어요. 꼬마 신부는 너무너무 속상했었습니다. 학교에 30분 늦게 선생님의 눈치를 보고 들어가야한다는 건 공부에 대한 열과 성의를 보이지 않는 걸로 비춰질꺼니깐요.

어느날 꼬마신부가 이야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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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자기가 낮에 학교 다녀, 이제부터 내가 일하면 자기가 낮에 학교 다닐 수 있을꺼야! 매일 선생님한테 눈치보이면서 학교 다니는 모습 내가 보기 싫다!”

그렇게 꼬마신부는 꼬마신랑에게 잘 다니고 있던 한국인 사장님의 컴퓨터회사를 관두라고 이야기했어요.
꼬마신부는 말을 꼬마신랑 앞에서 당당하게 크게 그렇게 했지만서도 마음이 덜컥거리는 것 같았어요. 망망대해의 바다에 둘만 있는 느낌인데 이제 일을 안하면 당장 어떻게 생계를 꾸려나갈까 걱정이 되었어요.
꼬마신랑이 꼬마신부를 한참 쳐다보았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요.
“정말 그럴까?”
“응, 당연하지!!! 맨날 늦게 학교 가면 자기 학점을 어떻게 잘 받을 수가 있겠어 그러면 대학 졸업도
못할 것 아니야..”
그렇게 성실하게 다녔던 아주 아주 소금처럼 짠 월급을 준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던 컴퓨터회사를 관두게 되었어요.

아~ 그래도 재밌는 일화가 생각나네요.
한국인 사장님은 그래도 배포가 크셔서 겨울 크리스마스 연휴에 직원 두명 가족을 레잌타호라는 실리콘밸리에서 네 시간이 떨어진 겨울 스키 휴양지로 초대했어요. 스키를 타러가자! 하면서요.
꼬마신랑과 꼬마신부는 두근두근 아주 흥분했어요. 얏호!!! 스키라는 걸 타러가다니 얼마나 재밌을까? 그건 부자들이나 타는 건데 미국은 참 다르구나 우리도 스키를 탈 수 있다니 재밌겠다.
하면서 사장님의 제안에 마음이 들떠서 휴가에 동참을 하게 되었어요.
꼬마신랑과 함께 일을 하고 있던 다른 직원인 A 는 핸썸맨이었어요. 그 분의 부인은 아트스쿨을 졸업한 재원이었고 당시에 유행했던 일명 압구정동 오렌지족 유학생출신이었답니다. 그언니네는 스키는 그냥 생활의 일상… 교포남편을 만나서 일명 고생을 하고 있었지만 서울에 든든한 친정부모님이 계신 고명딸이어서 언니네는 우리와 다르게 고급아파트에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주말이면
아파트로 스키셔틀버스가 와서  아파트사람들이 당일치기 버스 스키여행을 가기도 하는 언니네랑 우리는 같은 20대인데도 비교가 많이 되었었답니다. 언니는 그 때 당시에도 김치를 대한항공을 통해서 비행기편으로 한국에서 배달해서 먹었을 정도니 사실 언니네 가문이 후덜덜했었지요.
뭐 그건 그렇구요.
다시금 우리이야기를 해야겠지요.
생전 처음 스키를 타러간 날이었어요. 사장님이 아침 9시에 스키장에서 만나자! 라고 하셨기에 우리는 집에서 아침 4시에 일어나서 시간에 맞춰서 잘 도착하기를 바라면서 한 때 올림픽 스키 경기장이었던  “헤븐리”스키장에 도착했어요. 그 때만해도 핸드폰도 잘 없던 때였어요. 커다란 모토롤라 핸드폰과 노키아 전화기가 막 유통되던 때였지요. 아마도 한국에서는 삐삐가 유행하던 때 였던 것 같기도 하네요. 스키장에서,  스키와 부츠를 빌린 후에 사장님을 겨우 만났는데
사장님이 저희를 보시고는 뜨악하니 하셨어요. 자네들 왜 옷이 그런가? 하셨답니다.
우리는 둘 다 청바지에 오리털 파카를 입고 있었거든요. 저희는 스키바지랑 스키복이 따로 있다는 것도 몰랐었어요.
사장님은 멜빵이 달린 스키복을 입고는 저희를 보시더니 표를 주시고는 자네들 스키타봤나 하셨어요. 우리는 처음이라고 했구요. 사장님은 클래스를 등록해서 배우게 하시고는 잘 타시게 하고는 쌩 하니 사라지셨어요.
스키장에서 제공하는 스키 단체 개인 레슨비를 보니 60불인가 70불/시간당 이랬던 것 같아요. 쳇…무슨 개인레슨이야 어릴때 스케이트 논바닥에서 꽁꽁 얼었는 강에서 타 본 적이 있어 하면서  꼬마신랑과 꼬마신부는 둘이서 그냥 스키를 타기로 했어요.
꼬마신랑과 꼬마신부는 부츠를 빌리고 스키를 신어보는데 남들이 어떻게 타는지를 일단 가만히 구경해보았어요. 옆으로 여차저차하니깐 다들 잘 타더라구요. 둘이서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고
하여서 지금생각하면 높지도 않은 둔덕을 끙끙거리면서 올라갔어요. 그리고는 생전 처음으로 스키 리프트 앞에 서게 되었지요. 저 걸 타고 올라가야지 스키를 타고 언덕을 내려올 수 있다는 건 깨달았는데 스키 리프트타고 올라간 다음의 세상이 어떨런지에 대한 상상이 전혀 안가는거에요.
꼬마신부는 도저히 못탄다 하고는 숙소로 돌아왔어요.

하지만 둘째날은 그래도 스키표가 아까와서 꼬마신랑이 어제 타보고 올라가보았더니 할 만하다 라는 말에 따라서 스키를 타고 올라갔어요. 그렇게 꼬마신랑과 꼬마신랑은 떼굴떼굴 굴러서 내리기를 서너번 하고서는 스키를 3박4일 잘 타고 집으로 돌아왔지요. 꼬마신부는 너무 많이 넘어지면서 내려와서 두 다리에 무릎에 멍이 시커멓게 들었어요.  스키를 타면 멍드는 건 당연한거야 라고 생각했더랬어요. 그 이후로 꼬마신부에게는 스키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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