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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6/12 14:49:58 |
Name | [익명] |
Subject | 22살에 9살 연상과 결혼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
제목 그대로의 삶을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결혼 적령기의 분들도 많고 결혼/비혼을 놓고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아보여서 사회 일반의 통념에서 두 가지나 벗어난(?) 케이스의 결혼도 가능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야기를 풀다보면 통념에서 벗어난 것이 한둘이 아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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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모두 집안이 부유하지 않았어요. 지방광역시에서 살다가 제 대학이 있던 수도권에 첫 신혼집을 얻었고 보증금은 아내가 모아놓았던 돈을 썼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 아내는 직장생활을 했구요. 저도 학기 중 다양한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했습니다.
초기에는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이런 저런 일을 했지만 나중엔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최대한 시간 대비 임금이 높은 일을 찾으려 노력했었네요. 결국 답은 과외와 입시철 학원 강사였습니다. 아내도 원래 하던 직종의 일을 계속 했구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게 넉넉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궁상스럽지도 않은 삶이었네요. 등록금은 학기 당 300만원이 채 안되는 시절이니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초기에는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이런 저런 일을 했지만 나중엔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최대한 시간 대비 임금이 높은 일을 찾으려 노력했었네요. 결국 답은 과외와 입시철 학원 강사였습니다. 아내도 원래 하던 직종의 일을 계속 했구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게 넉넉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궁상스럽지도 않은 삶이었네요. 등록금은 학기 당 300만원이 채 안되는 시절이니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1. 지금 생각해도 이 부분은 스스로도 납득이 안됩니다. 저희 부모님이야 그렇다고 쳐도 상대방 부모님이 허락해주셨다는 것이요. 처가댁에 처음 찾아갔을 때 전 너무 긴장을 했었기에 대부분의 기억이 필름 끊기듯 사라져버렸습니다. 식사를 했는데, 이후에 몹시 심하게 체했던 기억만 나네요.
후에 들으니 장인 어른께서 '정말로 사랑하니?'라고 물으셨고, 아내가 그렇다고 하니 더 이상 묻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멋지시지 않나요?
2. 위의 답변처럼 둘 모두 일을 했죠. 졸업한 후에는 아내의 푸쉬와 내조 덕분에 제 전공과는 연결... 더 보기
후에 들으니 장인 어른께서 '정말로 사랑하니?'라고 물으셨고, 아내가 그렇다고 하니 더 이상 묻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멋지시지 않나요?
2. 위의 답변처럼 둘 모두 일을 했죠. 졸업한 후에는 아내의 푸쉬와 내조 덕분에 제 전공과는 연결... 더 보기
1. 지금 생각해도 이 부분은 스스로도 납득이 안됩니다. 저희 부모님이야 그렇다고 쳐도 상대방 부모님이 허락해주셨다는 것이요. 처가댁에 처음 찾아갔을 때 전 너무 긴장을 했었기에 대부분의 기억이 필름 끊기듯 사라져버렸습니다. 식사를 했는데, 이후에 몹시 심하게 체했던 기억만 나네요.
후에 들으니 장인 어른께서 '정말로 사랑하니?'라고 물으셨고, 아내가 그렇다고 하니 더 이상 묻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멋지시지 않나요?
2. 위의 답변처럼 둘 모두 일을 했죠. 졸업한 후에는 아내의 푸쉬와 내조 덕분에 제 전공과는 연결되기 어려운 추가 스펙들을 쌓으며 조금씩 발전하는 방향으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부분인데 아내가 제테크에 소질이 있었어요. 10여년 동안 원룸 신혼집 -> 고향의 임대 아파트 -> 자가 아파트 구매 -> 상가 구매라는 테크로 이어지는 동안, 제가 한 일은 얼마 안되는 월급이라도 제가 낭비하는 일 없이 그대로 가져다 주고, 경제권을 맡기고, 인감 증명서 발급받으러 다닌 정도였습니다. 결국 동년배, 혹은 사회 통념에 맞는 결혼을 한 사람들과 비교해봐도 오히려 빠른 경제적 안정(?)을 누리게 되었네요.
3. 지금 생각해보면 저에게 결혼은 대단히 한쪽으로 삐뚤어졌던 제 성격이나 세계관의 균형을 찾아준 계기였습니다. 여러모로 저와 정반대인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봐요. 간단히 말해 한없이 비현실적이고 독선적이었던 성격과 가치관이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배려심과 마음을 가진 아내 때문에 치료되었고 교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세상에 그런 게 어디있겠습니까.
후에 들으니 장인 어른께서 '정말로 사랑하니?'라고 물으셨고, 아내가 그렇다고 하니 더 이상 묻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멋지시지 않나요?
2. 위의 답변처럼 둘 모두 일을 했죠. 졸업한 후에는 아내의 푸쉬와 내조 덕분에 제 전공과는 연결되기 어려운 추가 스펙들을 쌓으며 조금씩 발전하는 방향으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부분인데 아내가 제테크에 소질이 있었어요. 10여년 동안 원룸 신혼집 -> 고향의 임대 아파트 -> 자가 아파트 구매 -> 상가 구매라는 테크로 이어지는 동안, 제가 한 일은 얼마 안되는 월급이라도 제가 낭비하는 일 없이 그대로 가져다 주고, 경제권을 맡기고, 인감 증명서 발급받으러 다닌 정도였습니다. 결국 동년배, 혹은 사회 통념에 맞는 결혼을 한 사람들과 비교해봐도 오히려 빠른 경제적 안정(?)을 누리게 되었네요.
3. 지금 생각해보면 저에게 결혼은 대단히 한쪽으로 삐뚤어졌던 제 성격이나 세계관의 균형을 찾아준 계기였습니다. 여러모로 저와 정반대인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봐요. 간단히 말해 한없이 비현실적이고 독선적이었던 성격과 가치관이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배려심과 마음을 가진 아내 때문에 치료되었고 교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세상에 그런 게 어디있겠습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성년이 되기 전까진 조련당하는 입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고 이번 시험에서 성적을 n등까지 올리면 밥을 사주겠다, 전화 통화를 몇 분 해주겠다라는 미끼에 속아서 참 열심히 공부 했었네요. 나중에 아내도 그때 생각은 이 철없는 녀석, 열심히 공부시켜 대학이나 보내놓으면 자긴 잃어버리고 잘 먹고 잘 살겠지, 라는 마음이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제 태도가 변하지 않았고, 계속 대화의 채널을 유지하다보니 서로 신뢰가 쌓였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고, 나아가 장래까지 약속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단한 프로포즈나 계기는 사실 없었어요. 어느 순간이 되니 이젠 결혼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양쪽 모두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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