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가 아닌 펌글, 영상 등 가볍게 볼 수 있는 글들도 게시가 가능합니다.
- 여러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기 위해 각 회원당 하루 5개로 횟수제한이 있습니다.
- 특정인 비방성 자료는 삼가주십시오.
Date 17/05/30 20:31:08
Name   알겠슘돠
Link #2   http://pgr21.com/?b=10&n=47102
Subject   [초고전계층] 황혼보다 어두운 자
음..
이 일화는,,
성당 미사 중에 있는 '신자들의 기도'라는 것과
국딩 때 TV에 방영했던 '마법소녀 리나' 를
모르면 이해가 힘들지도 모르겠다.
성당 미사 중에, 신자들의 기도 란 것 이 있다.
신자들의 기도는, 말그대로, '신자' - 즉 미사를 드리고 있는
우리를 가리킨다. 우리가 드리는 기도란 뜻이다.
한번 미사할 때 4명이 수첩에 적힌 기도를 마이크에 대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앞에 나가 말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하는 미사에서는 학년별로 돌아가면서
신자들의 기도란 걸 했다.
많은 사람앞에서 나가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것이었기에
이만저만 쪽팔리는게 아니다
한 번은 신자들의 기도를 하다가 목이 쉬어
허스키한 목소리로 수첩에 적힌 기도를 읽은 적도 있다.
그땐 존내 쪽팔리는 거다.

암튼
일화가 생긴 그날,,
국딩 5학년인 나는 교리선생님이 신자들의 기도를 좀 해달라고
하셔서 웃으면서 순진하게 하겠다고 했다.
아마도 그땐 분명 순진했을 것이다.
뭐.. 지금도 순진하지만 훗
신자들의 기도를 할때 기도는 수첩에 적혀져 나오기 때문에,
수첩을 받았다.
내 또래 다른 아이 3명도 수첩을 받았다.
걔들은 신자들의 기도가 긴장되었던 모양인지
소리를 안내고 입만 뻥긋거리며 한 번 읽어보며 연습하고 있었다.
큭큭
평쉰들
난 그딴 리허설 필요없다.
쯧쯧쯧 이 쉬운걸 왜 연습하냐 푸하하할
난 정말 그 순간을 후회하고있다.
그 때 리허설만 햇더라도,,,
곧 미사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신자들의 기도를 할 차례가 되었다.
나는 두번째였다.
첫번째 아이가 앞에 나가 마이크를 들고 다소곳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드립니다.
주님, 지금 세계에는 전쟁, 기아, 재해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이들을 좀더 밝은 길로
이끄시어 행복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기도 내용이 상당히 감동적인거였다.
첫번째 애는 연습한 보람이 있던 모양인지 또박또박 잘 읽었다.
아씨 리허설 연습해둘껄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나였다.

두번째... 드디어 나였다.
나는 그제서야 수첩을 펼쳐
기도문을 읽었다.

"황혼보다 어두운 자여
내 몸에 흐르는 피보다 더 붉은 자여
시간의 흐름속에 파묻힌 위대한 그대의 이름을 걸고
나 여기서 어둠에 맹세 하노라"

여기서 부터.. 뭔가 어긋나고 잇다고 생각했다...
이상한 기도인데....? 하지만 계속읽었다.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어리석은 자들에게
나와 그대의 힘을 합쳐
위대한 파멸의 힘을 보여 줄것을.
....
...
...
드래곤 슬레이브 ???!!??? "

잘못된 수첩을 갖고 왓다.
어느 미친 쒜리가 마법소녀리나에 미쳐
거기 나오는 "마법주문"을 쳐 적어놓앗다.
나는 그걸 성스럽디 성스러운 미사시간에 읽었다.

내가 이교도가 되는 순간,
그리고 당분간 성당에서 내 별명이
'리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주문 그대로,,
내가 그 기도문,, 아니 주문을 읽은 그 미사시간의
일순간이... 주문 그대로,,, 파멸되었다.

사람들은 얼었고, 학생들은 웃었다.
이때부터 내인생은 어긋난거같앗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7198 [스타1] 이윤열 유튜브 플레이 근황.jpg 3 손금불산입 19/03/02 3742 0
37229 [해축] 멀티골을 넣은 두 선수.gfy (9MB) 손금불산입 19/03/04 3742 0
37305 난민에 대한 어느 강사의 의견..jpg 김치찌개 19/03/09 3742 0
37366 [해축] 시메오네가 챔스 토너먼트 원정에서 유일하게 3실점한 경기.gfy (13MB) 4 손금불산입 19/03/12 3742 0
37508 일본군의 잔인함.jpg 김치찌개 19/03/21 3742 1
37717 [해축] 시즌을 마무리하는 마드리드 근황.gfy (8MB) 손금불산입 19/04/01 3742 0
37757 [해축] 2달 넘게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팀.gfy 손금불산입 19/04/04 3742 0
37838 190406 에릭 테임즈 시즌 1호 3점 홈런.swf 김치찌개 19/04/09 3742 0
38016 차범근 vs 박지성 vs 손흥민, 손흥민의 대답.jpg 2 김치찌개 19/04/19 3742 0
38125 [MLB] 오늘자 메이저리그 창조 홈런.gfy (6MB) 손금불산입 19/04/24 3742 1
38153 190425 강정호 시즌 4호 솔로 홈런.swf 김치찌개 19/04/26 3742 0
38159 와칸다 포에버 (스포 아님) SCV 19/04/26 3742 0
38184 몰라도 되지만 모르면 왠지 억울한 정보.jpg 1 김치찌개 19/04/28 3742 0
38332 [해축] 리그 한 경기만 남겨둔 펩시티의 기록들 2 손금불산입 19/05/07 3742 0
38496 [해축] 스페인 국가 대표팀에 다시 발탁된 산티 카솔라 1 손금불산입 19/05/17 3742 0
38557 [해축] 토트넘을 방문해서 손흥민을 만나고 온 이영표 4 손금불산입 19/05/22 3742 1
38601 [해축] 이번 시즌 EPL 팀별 중계권 수익.jpg 손금불산입 19/05/25 3742 0
38692 메이져리거 박찬호선수 팬써비쓰.jpg 2 김치찌개 19/05/31 3742 0
38766 [해축] 최근 10년간 EPL 빅 6팀들의 이적료 넷스펜딩.jpg 1 손금불산입 19/06/04 3742 0
38773 190605 추신수 시즌 11호 리드오프 홈런.swf 3 김치찌개 19/06/05 3742 1
38776 가마니 있다 뼈맞는 엘지팬...ㅜ.ㅜ 사나남편 19/06/05 3742 0
38787 190605 류현진 7이닝 2K 0실점 시즌 9승.swf 김치찌개 19/06/06 3742 1
38821 [해축] 오늘자 리오넬 메시.gfy 1 손금불산입 19/06/08 3742 0
39102 [해축] 너만 이기면 8강 가는건데.gfy 1 손금불산입 19/06/25 3742 0
39803 190810 에릭 테임즈 시즌 16호 워크오프 홈런.swf 1 김치찌개 19/08/11 3742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