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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9/15 09:11:02 |
Name | 구밀복검 |
Subject | 해설계의 성리학자 엄재경 |
신은 초월성 그 자체이므로 초갓 운운은 사문난적. '이윤열은 사람이에요 사람. 사람이 신을 어떻게 이깁니까!'도 같은 맥락일 듯.. ㅋㅋ 뭐 예전부터 스1판에서 한국 기성세대 특유의 나이롱 교양주의를 표상하는 인물이었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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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그런 기믹들의 속성에 집착하는 경향도 있었어요. 예컨대 이런 거.
https://youtu.be/o5bMjj1dl3M?t=14m28s
테란은 멩스크 황제고 토스는 영웅 태사다르인 반면 저그는 유전자를 흡수하는 종족인데 박성준은 홍진호와 조용호의 유전자를 흡수한 저그 진화의 최종 형태라는 식의 포장 ㅋㅋㅋㅋ 종족 컨셉에 굉장히 천착하죠. 뭐 경기 마무리 될 삘 될 때 저런 일장연설로 총평을 하는 게 보통이었는데(나중엔 그러다가 GG타이밍인데도 웅변 중 ㅋㅋㅋㅋ) 그럴 때 장광설 들어보면 저런 식으로 근본주의적인 인상을 풍기곤 했죠.
https://youtu.be/o5bMjj1dl3M?t=14m28s
테란은 멩스크 황제고 토스는 영웅 태사다르인 반면 저그는 유전자를 흡수하는 종족인데 박성준은 홍진호와 조용호의 유전자를 흡수한 저그 진화의 최종 형태라는 식의 포장 ㅋㅋㅋㅋ 종족 컨셉에 굉장히 천착하죠. 뭐 경기 마무리 될 삘 될 때 저런 일장연설로 총평을 하는 게 보통이었는데(나중엔 그러다가 GG타이밍인데도 웅변 중 ㅋㅋㅋㅋ) 그럴 때 장광설 들어보면 저런 식으로 근본주의적인 인상을 풍기곤 했죠.
뭐 근데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봅니다. 물론 스1 초창기엔 분명히 엄옹이 대중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게 맞긴 합니다. 심지어 01년 즈음엔 엄재경의 스타강의가 스1팬들의 프라우다였죠. 온게임넷으로 채널 돌리면 벌쳐는 암살자 탱크는 중심 화력 골리앗은 대공 보조로서 삼원일체를 이룬다는 엄옹의 썰을 진지하게 귀기울이는 방청객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당시 증언 : ... 더 보기
뭐 근데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봅니다. 물론 스1 초창기엔 분명히 엄옹이 대중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게 맞긴 합니다. 심지어 01년 즈음엔 엄재경의 스타강의가 스1팬들의 프라우다였죠. 온게임넷으로 채널 돌리면 벌쳐는 암살자 탱크는 중심 화력 골리앗은 대공 보조로서 삼원일체를 이룬다는 엄옹의 썰을 진지하게 귀기울이는 방청객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당시 증언 : http://cluster1.cafe.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8br7&fldid=7gHs&datanum=1842&openArticle=true&docid=8br77gHs184220020318023845). 근데 양대리그가 정착되고 스1 팬덤이 유입보다는 보존으로, 신규 시청자 유치보다는 라이트 유저의 범매니아화로 체제가 전환된 이후에 대중화에 엄옹이 끼친 영향은 크지 않다 봐요. 되려 그 시기에 '대중화'는 엄옹의 해설 퀄리티 저하를 힐난하는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레토릭에 불과했죠. 대중을 위해서 쉬운 해설을 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지금의 해설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식으로...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스1판이 고인물이 된 시점에서 불혹을 넘긴 엄옹 특유의 코드나 언변 같은 것들은 10대 급식충 뉴비와 이미 20을 넘긴 고정 시청층 중 후자에게 훨씬 강한 호소력을 띨 수밖에 없었고, 그걸 고려할 때 대중화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은 돌아가는 사정을 알고도 귀찮으니까 모르쇠 한 것이라 봐야겠죠. 결국 기존 스1 팬덤이 이미 엄옹의 친구고 팬이고 같이 늙어가는 처지가 된 지 오래다보니 '무협지 드립'으로 대변되는 엄옹식 해설이 셀링 포인트가 있었던 것이며, 그 점에서 되려 매니악한, 매니아에 의존하는 해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엄재경이 스타판에서는 나름대로 존중받을 만한 해설자로서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죠. 해설자 혹은 스포츠 분석/평론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게임을 게임을 넘어선 무언가로 승화시키는 것이니까요. 한마디로 컨텍스트를 부여하는 작업인데 이게 없다면 스포츠는 그냥 현상 그 자체에서 머물 뿐이죠. 농구, 축구는 그물에다가 공을 집어넣는 공놀이에 불과해지고 복싱이나 종합격투기는 누가 더 잘 쥐어패나 구경하는 정도에서 그치게 되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스포츠에서 그 이상의 무언가-심지어 강한 수준의 경외감까지- 느끼죠. 그런 감정이 느껴지는 ... 더 보기
그래도 엄재경이 스타판에서는 나름대로 존중받을 만한 해설자로서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죠. 해설자 혹은 스포츠 분석/평론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게임을 게임을 넘어선 무언가로 승화시키는 것이니까요. 한마디로 컨텍스트를 부여하는 작업인데 이게 없다면 스포츠는 그냥 현상 그 자체에서 머물 뿐이죠. 농구, 축구는 그물에다가 공을 집어넣는 공놀이에 불과해지고 복싱이나 종합격투기는 누가 더 잘 쥐어패나 구경하는 정도에서 그치게 되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스포츠에서 그 이상의 무언가-심지어 강한 수준의 경외감까지- 느끼죠. 그런 감정이 느껴지는 것은 전부 스포츠에 특정한 서사를 내적으로 부여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고요. 이게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e스포츠처럼 놀이 자체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 케이스들이죠. 이영호를 갓이라고 포장하는 걸 게임을 전혀 모르는 기성세대에게 말해주면 얼마나 어이가 없을지... 아니 조금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럴수도 있지라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씬 자체를 깊이 팔로우 했던 사람들이 느끼는 갓과는 의미의 궤가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요. 엄재경은 해설의 본질이 이것이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깨달았던 몇 안 되는 사람이었지만 문제는 실력이 없었죠. 구체적 현상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보니 앤드 상품인 추상화된 내러티브는 조잡하기 짝이 없었고 이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마레기 별명(마에스트로vs마신) 논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대한 해설가가 아닌 포장러로 격하되는 것이고요. 문제는 스타판에 다른 해설들은 구체적 현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지만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추상화에 실패했죠. 이걸 주도했던 건 아마추어 평론가들이었고요. 가장 최악은 김캐리라는 기믹으로 게임의 컨텍스트를 선수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 돌려버린 케이스; 심지어 그 컨텍스트가 존재했던 이유는 해설 수준이 쓰레기여서 그랬던 것이고...
해외 스포츠에선 사실 인게임 해설들은 플레이바이플레이에 집중하고 서사의 부여는 애널리스트 데스크(nfl)나 토크쇼, 팟캐스트, 프로페셔널한 칼럼들을 통해서 하는 분업이 잘 이루어졌는데 한국 e스포츠는 어느순간부터는 플레이바이플레이는 개나줘 수준이었고 전황 분석이나 감탄사가 해설 내용의 대부분이었죠. 전체서사를 다루는 포맷은 스타뒷담화 정도인데 이것도 굉장히 라이트 했고요.
이런 상황이 롤에 들어서는 더 심화됐는데 이것까지 파고들면 할 얘기가 너무 많아져서...
해외 스포츠에선 사실 인게임 해설들은 플레이바이플레이에 집중하고 서사의 부여는 애널리스트 데스크(nfl)나 토크쇼, 팟캐스트, 프로페셔널한 칼럼들을 통해서 하는 분업이 잘 이루어졌는데 한국 e스포츠는 어느순간부터는 플레이바이플레이는 개나줘 수준이었고 전황 분석이나 감탄사가 해설 내용의 대부분이었죠. 전체서사를 다루는 포맷은 스타뒷담화 정도인데 이것도 굉장히 라이트 했고요.
이런 상황이 롤에 들어서는 더 심화됐는데 이것까지 파고들면 할 얘기가 너무 많아져서...
https://pgr21.com/?b=2&n=1631
...일단 '기적의 포장가' 부분에 대해서, 엄재경 해설은 현재의 시대가 '스토리의 시대에서 캐릭터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는 약간 의외의 말씀을 해 주셨어요. 즉 스토리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진부하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를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뻔한 이야기를 엄청 좋아한다, 라고 하시며, 같은 이야기지만 어떤 캐릭터이냐가 지금은 더욱 중요하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예로 드신 것은 락 음악에 대한... 더 보기
...일단 '기적의 포장가' 부분에 대해서, 엄재경 해설은 현재의 시대가 '스토리의 시대에서 캐릭터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는 약간 의외의 말씀을 해 주셨어요. 즉 스토리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진부하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를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뻔한 이야기를 엄청 좋아한다, 라고 하시며, 같은 이야기지만 어떤 캐릭터이냐가 지금은 더욱 중요하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예로 드신 것은 락 음악에 대한... 더 보기
https://pgr21.com/?b=2&n=1631
...일단 '기적의 포장가' 부분에 대해서, 엄재경 해설은 현재의 시대가 '스토리의 시대에서 캐릭터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는 약간 의외의 말씀을 해 주셨어요. 즉 스토리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진부하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를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뻔한 이야기를 엄청 좋아한다, 라고 하시며, 같은 이야기지만 어떤 캐릭터이냐가 지금은 더욱 중요하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예로 드신 것은 락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락 음악은 잘 모르고, 결론은 노래에서도 내러티브보다 캐릭터가 중요하다, 는 말씀이셨죠. (저는 "투헤븐" 과 "강남스타일" 의 차이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스타리그에서도 각 선수들이 어떤 캐릭터를 가지고 있냐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셨고, 결국 하나의 스타리그는 이 캐릭터와 캐릭터들이 서로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하나의 컨텐츠가 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올림푸스의 서지훈, 인크루트의 송병구처럼 한 시즌의 스타리그 전체가 그 캐릭터로 기억된다, 라고 멋지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심지어 서사 구성에 있어서도 캐릭터메이킹>내러티브라는 것까지 통찰하신 엄센세 ㅜㅠ 21세기 게임계의 유일한 내러톨로지스트였다능..
...일단 '기적의 포장가' 부분에 대해서, 엄재경 해설은 현재의 시대가 '스토리의 시대에서 캐릭터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는 약간 의외의 말씀을 해 주셨어요. 즉 스토리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진부하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를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뻔한 이야기를 엄청 좋아한다, 라고 하시며, 같은 이야기지만 어떤 캐릭터이냐가 지금은 더욱 중요하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예로 드신 것은 락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락 음악은 잘 모르고, 결론은 노래에서도 내러티브보다 캐릭터가 중요하다, 는 말씀이셨죠. (저는 "투헤븐" 과 "강남스타일" 의 차이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스타리그에서도 각 선수들이 어떤 캐릭터를 가지고 있냐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셨고, 결국 하나의 스타리그는 이 캐릭터와 캐릭터들이 서로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하나의 컨텐츠가 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올림푸스의 서지훈, 인크루트의 송병구처럼 한 시즌의 스타리그 전체가 그 캐릭터로 기억된다, 라고 멋지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심지어 서사 구성에 있어서도 캐릭터메이킹>내러티브라는 것까지 통찰하신 엄센세 ㅜㅠ 21세기 게임계의 유일한 내러톨로지스트였다능..
엔터테인먼트 관점에선 맞는 말이라고 보는데 스포츠에서 저러고 있으면 현상을 지나치게 단순화해버리는 꼴이 될 수 있죠. 아니, 단순화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강제된 서사, 즉 구라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죠. WWE에선 캐릭터성이 중시되는데 티 스포츠에선 그렇지 않은 이유도 이것 아닌가 싶고... 프로페셔널한 분석의 영역으로 갈수록 캐릭터성은 지워지고 아마추어의 영역에선 오히려 캐릭터성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아마추어들의 서사와 분리가 거의 안 됐던 스타판에 대해서는 저렇게 느끼는게 자연스럽긴 한데 해외 e스포츠가 부흥하면서 나름 그 쪽에선 일반 스포츠와 비슷한 포맷을 구축하는 걸 보니 조금 아쉽긴 하더군요. 물론 엄재경 개인 문제가 아니라 시장이 작았던게 가장 크긴 하지만요.
물론 뭐 엄재경의 저 썰이야 경험적인 차원의 직관이지 깊이 있는 통찰이라고 보긴 어렵긴 한데, 말 자체는 참이라고 봅니다. 엄재경이 좋아하는 표현대로라면 '맹인검객'이죠. 눈먼 칼로 운 좋게 모가지를 베어버리는...결국 전위적인 작품이 아닌 이상 서사란 게 인물의 개성을 강조하고 사건들을 인물의 개성 표현의 수단으로 삼을 것이냐 특정한 중심 사건을 발생시키며 그 와중에 일어나는 각 인물들의 수동적인 피드백을 드러낼 거냐 둘 중 하나로 갈릴 수밖에 없는데, '토너먼트'라는 OSL과 스1의 시스템 상 우승자 혹은 결승 진출자라는 주인공... 더 보기
물론 뭐 엄재경의 저 썰이야 경험적인 차원의 직관이지 깊이 있는 통찰이라고 보긴 어렵긴 한데, 말 자체는 참이라고 봅니다. 엄재경이 좋아하는 표현대로라면 '맹인검객'이죠. 눈먼 칼로 운 좋게 모가지를 베어버리는...결국 전위적인 작품이 아닌 이상 서사란 게 인물의 개성을 강조하고 사건들을 인물의 개성 표현의 수단으로 삼을 것이냐 특정한 중심 사건을 발생시키며 그 와중에 일어나는 각 인물들의 수동적인 피드백을 드러낼 거냐 둘 중 하나로 갈릴 수밖에 없는데, '토너먼트'라는 OSL과 스1의 시스템 상 우승자 혹은 결승 진출자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사건의 경과를 재구성하고 현상을 속류화 시키는 게 훨씬 손쉬웠겠죠. 물론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는 객관적 요소 없이 캐릭터 팔이에만 몰빵하는 팝콘 무비 라노벨들은 문제가 있고 엄옹도 그런 경로를 자주 답습하곤 했지만 여하간 방식 자체는 정론이었다고 봅니다. 엄옹이 분석 수준은 높지 않지만 직관력은 발군인 편이라 자신도 내포된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한 채 뼈 있는 말 하는 경우가 잦은데 그런 사례 중 하나라고 보네요. 다른 게임들은 어떤지 관심을 크게 안 둬서 모르겠지만 메이저 스포츠와 비교해보면, 적어도 00년대의 스1이 그런 본격화된 인과 분석이 행해질 수 있는 유형의 컨텐츠가 될 수는 없었다고 보기에(프로리그야말로 그러한 시도의 기반이 될 수 있었지만 비평적으로는 처절하게 실패했죠.) 엄옹식 내러톨로지가 크게 나쁠 건 없었다..라기보단 그 이상을 상정하기가 어려웠다 싶습니다.
사실 저는 해외 롤 씬을 기준으로 이를 축구/미식축구와의 유사성에 집중한 다음 다시 롤판을 스타와 대조한 것이라 조금 비약이 있긴 한 것 같습니다. 저 종목들은 선수 개개인의 캐릭터성 자체 뿐만 아니라 이게 조합되는 방식을 포괄하는 심층적인 내러티브를 파헤쳐서 제시할 껀덕지가 워낙 풍부하고 그거에 열광하는 사람이 (적어도 해외엔) 하나의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많죠. 그리고 이 내러티브를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은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요구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내러티브가 충돌해서 키배 뜨는 걸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컨텐츠죠. 반대로 개인종목은 개별적인 1:1의 연속이라 확실히 다른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스타는 격투기나 테니스 같은 종목과 비교해야 맞을 듯 싶은데 이쪽은 적어도 위에서 말한 요소들을 상정하기 어렵긴 하죠.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그런 단초가 그나마 보였던 게 프로리그 기반으로 전환했던 시점이죠.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선수의 개성으로서의 '빌드'와 '유닛활용'이 있었고. '비수류'나 '네오 사우론', '안티 캐리어' '역뮤탈'로 대변되는.. 근데 이게 엄옹식 히어로물 놀음보다야 발전된 서사긴 했지만 이 역시도 계량적이고 표면적이며 단순화된 요소에만 국한되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봅니다. 아무래도 아마추어들은 디테일한 노하우나 게임 요소의 정성적 운용과 이해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보니 분석 대상은 보다 가시적으로 파악하기 쉬운 빌드와 유닛... 더 보기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그런 단초가 그나마 보였던 게 프로리그 기반으로 전환했던 시점이죠.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선수의 개성으로서의 '빌드'와 '유닛활용'이 있었고. '비수류'나 '네오 사우론', '안티 캐리어' '역뮤탈'로 대변되는.. 근데 이게 엄옹식 히어로물 놀음보다야 발전된 서사긴 했지만 이 역시도 계량적이고 표면적이며 단순화된 요소에만 국한되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봅니다. 아무래도 아마추어들은 디테일한 노하우나 게임 요소의 정성적 운용과 이해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보니 분석 대상은 보다 가시적으로 파악하기 쉬운 빌드와 유닛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았죠. 이는 당시 아마추어들 사이의 전략 공유 스레드의 9할 이상이 빌드빨로 상대우위를 확보하는 법과 유닛 상성에서 날로 먹는 방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점을 보더라도 명백하고요. 이걸 해소해줄 수 있는 것이 프로게이머 출신 해설자들이었는데, 일차적으로는 이들이 해설자 및 저널리스트로서 역량을 성숙시키기 전에 스1판이 끝났고, 근본적으로는 그들의 대다수가 게임을 수행하는 이들이었지 반성적 사유를 통해 자신이 하는 행위의 정확한 의미값을 맵핑할 수 있는 이들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역시나 한계가 있었고요. 그리고 솔까말 11 프로리그 김택용의 커발질 운용에 대해 온갖 인과적 서사를 구성해봐야 코런용 2억용 코랜드파일날 5전제무패 등등의 드립 한 방이면 무용지물이었으니. 논제 자체가 다승왕 vs 준우승 같은 것이었으니까요 뭐 ㅋㅋ 최근 아프리카 판에서는 BJ와 시청자의 거리가 밀접해지고 보다 분석적인 자기객관화를 할 수 있는 게이머들이 등장했지만(도재욱이 대표적) 이미 스망한 이후의 보너스 스테이지일 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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