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가 아닌 펌글, 영상 등 가볍게 볼 수 있는 글들도 게시가 가능합니다.
- 여러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기 위해 각 회원당 하루 5개로 횟수제한이 있습니다.
- 특정인 비방성 자료는 삼가주십시오.
Date 19/06/01 08:51:31
Name   구밀복검
Link #1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60584
Subject   박평식 센세의 인터뷰(2010년)
박평식 평론가는 1997년부터 20자평을 썼다. 영상물등급위원으로서 단 한편의 영화도 지나치지 않는 지면 장악력은 물론, 살인이 가능할 법한 촌철살인의 표현력까지, 그는 진정한 20자평의 대가다. 박 평론가는 젊은 독자들에게 활동 연혁을 조금 알려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활동 연혁엔 수난 내력으로 답하겠다. 내겐 ‘쓴다’와 ‘시달린다’가 이음동의어였다. 욕 하나는 원없이 먹었다. 고소장은 기본, 식칼과 도끼는 필수, 하룻밤 14번 으름장을 놓던 전화는 내 아내 직장으로 이어졌다. <조선일보>가 후원하는 청룡상의 평론상 수상을 거부하고 곤욕을 치른 이야기는 건너뛰겠다.”

-20자평 연재를 언제부터 시작했나.
=1997년 여름부터 별점을 매겼다. 마지막 라운드에 한방을 날리는 인파이터처럼 평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원고지 20장보다 단어 20개 추리기가 힘든 적이 많았다. 인간과 시대가 만져지고 시와 유머가 녹아든 화면에 감격했지만 때론 젖은 쓰레기 더미를 뒤적이는 기분을 떨치기 어려웠다.

-20자평을 쓰면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한국영화를 다룰 때 괴롭다. 툭하면 르네상스요 툭하면 위기론을 목놓아 외친다. 스크린에 비친 허영의 광기도 놀랍거니와 지적 교만과 예술 강박증엔 답이 안 나온다. 영화인들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으나 한국영화는 볼 적마다 애증이 교차한다. 존경하는 시인의 시구를 감히 인용한다면, 한국영화는 언제나 ‘나의 사랑, 나의 사슬’로 휘감는다.

-가장 기억에 남은 20자평은.
=좋은 영화는 결국 관객이 만든다. <쏘우: 여섯번의 기회> 평대로 “독하고 질긴 것들”은 질기도록 독하게 인간의 존엄성을 깔아뭉갤 것이다. 아름다운 영화에 부드러운 글로 고마움을 전하고픈 마음 간절하다. <브로큰 플라워>의 “눅눅한 나그네 삶, 떠도는 이 영원히 떠돌게 하소서”라는 기도문 같은 20자로.

-20자평으로 나쁜 피드백을 받은 경험이 있나.
=피드백이라기보다 부메랑일 것이다. 형제처럼 가깝게 지내며 내 신혼여행에도 함께 갔던 감독의 작품에 별 셋과 쓴소리를 붙였다가 지상에서의 인연마저 끊기고 말았다. 부디 그 작은 그릇에도 큰 영화가 담기기를! 올 초에 개봉한 어느 영화의 악당 이름이 박평식이었다. 감독의 프로필을 뒤져보니 예전에 나 혼자만 별 한개 반을 준 영화를 제작했더라. 탄식과 연민! 그렇게 해서라도 앙심이 풀리고 살림살이가 나아졌으면 좋겠다. 어쭙잖은 악역은 이제 그만, 아니 평론이라는 허망한 짓을 접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유머 포인트는 9년 뒤에도 평론 하심 ㅋㅋㅋ
박평식 센세의 칼럼은 매달 영등위에 올라옵니다.
http://www.kmrb.or.kr/news/movieColumnList.do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유머 게시판 이용 규정 9 Toby 15/06/01 54416 9
67352 싱글벙글 스웩있는 독서법 1 할인중독 24/11/24 338 0
67351 여자에게 골반이 중요한 이유 3 치킨마요 24/11/24 600 0
67350 고딩엄빠에서 희귀 케이스라서 칭찬 가득 받은 싱글맘 9 swear 24/11/24 558 0
67349 딸 : 왜 내 이름을 미호라고 지었어? 4 swear 24/11/24 387 0
67348 [스압주의] 12년 전 한 무협 온라인 게임이 있었다 4 swear 24/11/24 308 4
67347 241123 야니스 아데토쿤보 37득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swf 김치찌개 24/11/24 53 0
67346 241121 야니스 아데토쿤보 41득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swf 김치찌개 24/11/24 51 0
67345 사람마다 갈린다는 호텔조식 달걀요리 취향.jpg 1 + 김치찌개 24/11/24 196 0
67344 가족간 금전거래 증여세 폭탄 주의.jpg 2 김치찌개 24/11/24 303 0
67343 생후 9일된 박수홍 김다예 애기 전복이.jpg 김치찌개 24/11/24 179 0
67342 어릴적 컴퓨터가 한 대일 때 6 + swear 24/11/23 298 1
67341 "큰" 키보드 1 메리메리 24/11/23 418 0
67340 라방에서 앨범 대량 스포한 로제 5 swear 24/11/22 764 0
67339 ??? : 비트코인은 실체없는 사기다!! 9 swear 24/11/22 875 0
67338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봐 8 swear 24/11/22 744 0
67337 현 세대 최고 그래픽은 스텔라 블레이드다. 4 닭장군 24/11/22 683 0
67336 정말 치열하게 산 안성재 쉐프.jpg 1 김치찌개 24/11/22 746 5
67335 40대는 회사 그만두고 기술도 없으면 어디 갈곳이 없네요.jpg 3 김치찌개 24/11/22 785 0
67334 강남역에 있는 200억 대저택.jpg 11 김치찌개 24/11/22 785 1
67333 현 국립국어원에 불만이 있는 역사 학자들.jpg 11 김치찌개 24/11/22 584 2
67332 흑백요리사) 출발선부터 불공평했던 4라운드 레스토랑 미션.jpg 김치찌개 24/11/22 329 0
67331 ??? 너 T야? 3 매뉴물있뉴 24/11/21 462 0
67330 241116 르브론 제임스 15득점 16리바운드 12어시스트.swf 김치찌개 24/11/21 146 0
67329 와이프가 없으니까 뭘해야 할지 모르겠다.jpg 1 김치찌개 24/11/21 651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