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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22 16:08:52 |
Name | 손금불산입 |
Subject | [해축] 레알 마드리드 - 샤흐타르 골장면 및 감상평 (9MB) |
아스날 경기와 계속 시간대가 겹쳐서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못 챙겨봤는데, 이번에 레알 마드리드 경기 시간대가 앞으로 튀어나와있길래 시간을 내서 챙겨봤습니다. 엘클라시코를 앞두고 어떤지 상태도 보고 싶었고요. 1. 전반전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 대형 수비 방식이 꽤 독특하더군요. 4-3-3으로 대형을 갖추긴 했는데, 양쪽 공격수들은 좌우로 크게 벌려서 측면을 틀어막고 대신에 미드필더 3명이 동시에 뛰쳐나오면서 전방을 압박하는 형태였습니다. 발베르데, 모드리치, 카세미루 3명이 동시에 아센시오와 호드리구보다 윗 선에서 수비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연출될 정도. 이게 잘 먹히면 미드필더 지역을 아예 장악하면서 경기를 지배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었을 겁니다. 실제로 경기 극초반에는 그러기도 했고요. 문제는 미드필더 3명이 이렇게 모두 전진을 했으니 수비와의 간격이 벌어질테고, 후방에서 수비가 라인 컨트롤을 잘해야 부정확하게 날아오는 패스들을 차단하며 공을 따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란 - 밀리탕 라인은 이것에 썩 능숙하지 못한 듯한 모습. 샤흐타르 공격수의 움직임에 간단히 현혹되며 계속해서 앞뒤로 텅 빈 공간을 공략당했습니다. 게다가 사실상 6명이 전방압박을 취하고 있기에, 공이 전진되는 것을 허용했다면 수비수들이 공을 지연시키는 동안 앞선 라인 선수들이 빠르게 리커버리가 들어와줘야 하는데 리커버리는 개나 줘버린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전방 선수들은 커녕 수비수들끼리도 제대로 커버가 안되는 수준이더군요. 전반전에 3골 밖에 안먹힌게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선수들 개개인의 집중력도 꽤나 떨어져보였습니다. 단적으로 3번째 골은 밀리탕이 산책을 한 탓에 허용했다고 봐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엘클라시코를 앞두고 너무 무리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도 들었던건지, 아니 그렇더라도 저렇게 뛰면 되는건지 계속해서 머리 속에서 의문부호가 떠다닐 수 밖에 없었습니다. 후반전에도 그 모양 그대로였다면 선수들의 태업을 의심했을 겁니다. 2.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전반전에는 수비만큼이나 공격도 영 미덥지 못했는데, 작정하고 10백을 들고 나온 샤흐타르를 45분 내내 제대로 뚫어낸 적이 없다시피 했습니다. 샤흐타르 선수들의 조직력이 좋기도 했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어태킹 서드 패스 성공률은 그야말로 처참했습니다. 제대로 공이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고, 들어가더라도 연계나 키핑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측면에서 공을 잡아도 수비수 벽에 가로막혀 공을 뒤로 돌리는 것 말고는 하는 것이 없었으며, 측면 전환을 하는 패스조차 속도가 아주 느렸습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후반전에는 3골이나 득점한 샤흐타르가 더욱 수비적으로 나왔으며, 체력도 꽤 떨어진 상태라 역습의 위협을 덜 안고 공격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벤제마가 투입되고 박스 중앙에서 볼을 잡으며 키핑할 수 있는 선수가 생기자 자연스럽게 측면 쪽 수비도 헐거워지기 시작했고 비니시우스를 필두로 측면에서 크로스 시도를 중심으로 공격을 퍼부었으나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진 못했네요. 골 장면도 모드리치의 개인 역량으로 만들어낸 골과 상대 수비의 결정적인 실책으로 만든 골이 전부였으니까요. 그냥 최근 2년간 슛팅과 득점 난조를 보이는 안풀리는 레알 마드리드 그 자체였습니다. 이걸 좀 어떻게 해결해보려고 아자르에 100m을 넘게 태웠는데... 안습. 3. 몇몇 선수들 단평 카르바할의 부상으로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한 페를랑 멘디. 아주 좋았습니다. 신체조건도 좋고 그걸 활용할 줄도 알고 수비도 잘합니다. 공격 스킬이 좀 서툴긴하지만 그것도 잘하면 전세계에 비견할만한 풀백이 별로 없을겁니다. 이 친구는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무조건 주전으로 수년간 자리잡을 것 같네요. 오늘 경기 이후 마르셀루에 대한 악평들이 꽤 많던데, 저는 오히려 그렇게까지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 입장. 지난 시즌 뛰는걸 보고도 이번 시즌 마르셀루에게 주전급 기량을 기대했다면 기대한 사람이 잘못입니다. 너무 느려졌고, 예전만큼 파괴적인 모습도 실종되긴 했지만 왼쪽 측면에서 볼순환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나이가 몇인데 마르셀루의 수비 문제는 주변 선수들로 커버를 해줘야하는게 맞죠. 그걸 감안하더라도 쓸만한 가치가 있느냐의 문제인데, 제 기준에 그 기준선은 넘은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백업이잖아요. 반대쪽에서 오드리오솔라 같은 돈 퍼먹은 하마들이 뛰는 것보다 3배는 나아보였습니다. 밀리탕은 스킬도 좋고 신체조건도 좋고 그걸 활용하는 능력도 좋은데 그걸 제대로 펼치지를 못하네요. 이 친구도 역시나 옆에 라모스가 있어야 하는건지... 산책 장면에서 엄청나게 실망했습니다. 짬밥도 제일 밀리는 놈이 병장 축구를... 발베르데는 3미들에서 가장 전진되어 배치가 되었는데, 수비적인 압박은 정말 좋았지만 공격 전개에 있어서 만족스러웠냐고 묻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듯 합니다. 이 친구도 결국 8번 성향이 짙은건지... 어태킹 서드에서 별다른 기여도가 없더라구요. 호드리구는 이대로 팀에 남겨도 되나 의문부호입니다. 탤런트를 의심하는건 아닌데 성장 방향성을 명확하게 잡아줘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요. 어디 유스에서 그냥 자라난 선수도 아니고 40m 넘게 들인 슈퍼 탤런트입니다. 지난 시즌은 팀이 비상 상황이었고 그렇기에 어느정도 보조적인 롤로 활용되는 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이번 경기처럼 활용하면 그냥 폼 좋은 바스케스만도 못한 것 같은데... 비니시우스는 어쨌든 본인의 툴로 확실한 활용가치를 찾았지만 호드리구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렇게 팀에서 낭비할 바에는 차라리 쿠보처럼 임대를 보내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 요비치는 말을 말겠습니다. 물론 지원 자체가 엉망이었던 것도 맞는데, 그나마 패스 몇개가 흘러와도 정확하게 기회를 살리는 것에는 매번 실패하는 모습. 그냥 세르비아산 전봇대입니다. 이럴거면 지루나 제코를 쓰는게 낫지.. 전반에 3골이나 먹히는걸보고 메시 빠진 바르셀로나한테 엘클라시코 대참사나던 그 경기가 오버랩되던데 이번 주말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걱정이 앞서네요. 물론 이 경기와는 경기에 임하는 태도 자체가 다르긴 하겠지만, 힘숨찐이 아니라는건 레알 마드리드 경기보는 팬들이라면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늪축구에 뜬금포 골이 터지는게 아닌 이상 레알 마드리드가 누캄프 원정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그려보는건 쉽지가 않습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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