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가 아닌 펌글, 영상 등 가볍게 볼 수 있는 글들도 게시가 가능합니다.
- 여러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기 위해 각 회원당 하루 5개로 횟수제한이 있습니다.
- 특정인 비방성 자료는 삼가주십시오.
Date 21/02/22 17:17:01
Name   swear
Subject   갈 곳을 잃은 증오
나는 고등학교 때 일진 4명한테 계속 괴롭힘을 당했다.




거시기 사진을 찍히거나 두들겨 맞거나 반 애들 앞에서 놀림당하거나

책상에 칼로 욕을 새기고 거기에 수정액을 채워 지울 수도 없게 되거나

우유팩을 던지거나 정말 이것저것 당해서 죽고 싶었다.




나는 그것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고등학교는 어떻게든 졸업했지만 대학까지는 갈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별볼일없는 백수다.




작년에 갑자기 고등학교 동창회 연락이 왔다.

이제까지 한 번도 날 부른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나는 스물네살이나 먹은 백수였으니까 물론 거절하려고 했다.




그러다 끈질기게 나오라고 조르던 녀석이

그때 그 일진 중 한명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동창회에 나가기로 했다.

동창회에서 모두들 웃고 떠드는 그 앞에서

내 인생을 망친 그 네 명을 보란 듯이 때려주자,

그래서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동창회는 최악이었다.

그 넷은 정말로 저질스러웠다.




일진 넷은 동창회에 조금 늦은 내게 다가와 갑자기 용서를 구했다.


「옛날에 왕따시켜서 정말 미안해. 계속 반성했어.
너를 괴롭힌 우리 넷 모두 잘못을 빌고 싶었어.」


라며 나한테 진심으로 사과했다.




동창회가 끝난 다음에도 나를 불러 내어


「이런다고 네 상처가 나을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미안해, 용서해줘.」


이러면서 일진 중 리더였던 애는 무릎까지 꿇고 빌었다.




일진 중 둘은 명문대를 졸업 한 엘리트가 되었고

나머지 둘도 탄탄한 회사에 취업한 훌륭한 사회인이 되어 있었다.

나는 분했다.

일진은 죽을 때까지 아주 나쁜 일진으로 남아있길 바랐다.

그런데 만나보면 아주 훌륭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사회적인 지위도 어느정도 있고 말이다.




반대로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부터 계속 백수.

게다가 계속 너희들을 증오하느라

인간관계 같은 것도 못 만들고 그때 그 상태로 멈춰있다.

사회성 같은 걸 배울 수도 없었다.

나의 증오는 대상을 잃고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나한테 동창회 날은 정말 죽고 싶었던 하루였다.





출처 : 2채널




씁쓸하네요...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3369 우리가 아는 그 냄새.jpg 김치찌개 20/02/26 4194 0
44063 대단한 송파구 오금동 확진자.jpg 3 김치찌개 20/03/28 4194 7
44825 자전거 동호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5대장.jpg 2 김치찌개 20/05/07 4194 0
45489 남자 둘이 전동드릴로 재밌게 노는 법 1 swear 20/06/07 4194 1
45510 카트리지 방식의 면도기를 발명한 사람.jpg 3 김치찌개 20/06/08 4194 1
46297 와이프가 아빠라고 부른다 7 Groot 20/07/16 4194 0
46997 200820 최지만 시즌 2호 솔로 홈런.swf 김치찌개 20/08/20 4194 0
47308 좀 지나갈게... swear 20/09/06 4194 2
48121 배구하는 앵무새들 3 swear 20/10/20 4194 2
48323 고시공부만 28년.jpg 3 김치찌개 20/10/30 4194 0
48439 국군 6대 특수부대.jpg 김치찌개 20/11/07 4194 0
48823 뉴욕 출신이 말하는 대한민국 서울.jpg 김치찌개 20/11/26 4194 0
48891 93년 대전 엑스포.jpg 5 김치찌개 20/11/29 4194 0
62558 명절 삼촌 1티어 swear 23/05/28 4194 0
49090 조상님들의 지혜 4 할인중독 20/12/09 4194 2
49123 경상도에서만 먹는다는 특이한 음식.jpg 6 김치찌개 20/12/10 4194 0
49127 NBA ESPN 선정 올타임 선수랭킹 Top 10 1 김치찌개 20/12/10 4194 0
49343 문 밖은 위험해! 1 나단 20/12/21 4194 0
49503 골목식당 출연한 집중 가장 성공한 집.jpg 2 김치찌개 20/12/29 4194 0
49847 용팔이 근황 7 Schweigen 21/01/15 4194 0
49963 가족이 치매에 걸렸을때 대처하는 방법.jpg 김치찌개 21/01/21 4194 0
50108 대한민국 운전자의 40%가 모르는 그 것.jpg 7 김치찌개 21/01/28 4194 1
50149 작곡가 주영훈이 생각하는 요즘 노래에 고음이 드문 이유.jpg 1 김치찌개 21/01/31 4194 0
50186 41세 노총각의 한탄.jpg 김치찌개 21/02/03 4194 0
50188 결국 설움이 터진 코인노래방 사장님.jpg 3 김치찌개 21/02/03 4194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