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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12/25 21:22:13수정됨
Name   설탕
Link #1   https://news.nate.com/view/20230227n00041
Link #2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234827?sid=102
Subject   “누가 이 여인에게 돌을”···성매매 엄마, 법원도 선처한 이유는
뉴게 사회 카테고리에 올라가야 한다고 판단하실 것 같은 기사이지만
올해 2월에 홍차넷에 같은 기사 올리신 회원님이 계셔서 유게에 올리읍니다.
정확히는 네이트 뉴게에 있던 기사를 매경이 정정해서 다시 올린 것 같읍니다.

모쪼록 즐독하소서.

올해 2월 네이트 뉴스 기사 : https://news.nate.com/view/20230227n00041
오늘 정정된 네이버 뉴스 기사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234827?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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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기다리던 손님이었다. “5시간에 35만원, 가능한가요.” 고민에 빠졌다. 8개월 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였다. 일을 나갈 때마다 아이를 봐주던 친구도 그 날따라 답이 없었다.

조바심이 났다. 손님을 놓치면 생활고가 심해질 게 분명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일을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성매매 여성이자 동시에 엄마였다. “네, 가능해요.”

그녀는 아이에게 젖병을 물리고 고정용 롱쿠션을 받쳤다. 그리고 ‘일’을 나갔다. 성매수남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친구로부터 도착한 문자메시지. “병원에 와 있어서 지금은 아기 봐줄 수가 없는데. 일단 상황 보고 얘기해줄게.”

그녀는 당황했지만 돌아가지 않았다. 돈이 너무 급해서였다. 아이 분윳값도, 기저귓값도 없었다. 공과금마저도 연체된 상황이었다. 친구가 곧 찾아갈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다.


<중략>


[미숙아 낳고도 정성 다해 키워]
‘1.87kg’

아이는 미숙아였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고립된 그녀였지만, 아이에게 만큼은 정성을 쏟았다. 기초생계급여와 한부모 아동양육비로 다달이 주는 137만원으로 살림을 이어갔다. 그녀의 정성 덕분인지, 아이는 또래 아이 평균의 발육으로 커가고 있었다. 아이의 몸에는 어떤 학대의 흔적도 없었다.

<중략>

2022년 5월 21일, 아기는 그렇게 8개월 짧은 생을 마쳤다. 고통 속에서 아기는 마지막까지 엄마를 찾았을 것이다.

<중략>

[재판부 “우리 사회도 책임 있어”]
대구지법 김천지원 제1형사부는 집행유예로 그녀를 선처했다. 그녀의 절박한 삶에는 우리 사회의 일정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오랜 기간 경력이 단절된 미혼모로서 홀로 육아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던 피고인이 구직활동을 통해 정상적인 다른 직업을 얻어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취약 계층을 적절히 보호하지 못한 우리 사회 책임도 있다.” 실제로 그녀는 정부가 지원하는 각종 복지제도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검찰도 항소를 포기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지난 2월 주요신문 사회면 단신으로 실렸다. 대문짝만하게 실린 유력정치인들의 머리기사도, 1면에 실린 주요 경제뉴스도 짤막한 이 기사보다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재판을 심리한 이윤호 부장판사의 이름을 다시 새겼다. 그녀의 삶의 고단함, 떠난 아이를 떠나 보낸 애통함, 이를 헤아린 재판부의 그 마음이 고마워서였다.

법원에 대한 신뢰는 절박한 삶을 살아가는 시민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된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이런 공감 없이는 ‘법원장을 어떤 식으로 뽑아야 한다’는 둥 이슈는 고담준론에 불과하지 않는지. 10개월이 지난 기사를 다시금 새겨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겨울은 유달리 매섭게 찾아왔다. 살을 에는 추위지만 그녀의 겨울이 너무 춥지만은 않기를. 반짝이는 흰 눈을 보며 그녀는 아기의 빛나는 눈동자를 떠올릴 것이다. 구세군의 종소리에서 아이의 까르르 웃음소리를 들을 것이다.

성탄의 축복이 모두와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아기를 잃은 그녀도, 하늘에서 엄마를 기다릴 그 아이도, 그녀의 상처를 보듬은 이윤호 판사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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