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메타가 아직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아예 새로운 메타가 창조된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데.
첫째, 다음 확팩은 역대급 규모가 될 것이다. 다음 확팩에 자신이 없다면 결코 할 수 없는 패치죠. 카드가 아직 많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두 배 정도의 카드가 되야 해볼만하다고 하는 패치-결국 카드 게임인 이상 이런 패치는 필연적이죠-가 지금 일어난다는 것은 블쟈드가 다음 확팩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마상 처럼 나오면 그냥 게임이 거기서 망하는 거구요.
둘째, 오리지널과 직업카드의 패치. 이것도 언급이 되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게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제작자측의 의지가 보이는데요. 뭐 카드게임이 지지부진하게 가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블리자드 하스스톤 팀이 그다지 유능하다고 생각은 안들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저는 생각보다 이른 패치지만, 결국 칼을 빼들었고, 긍정적인지는 다음 확팩이 나와봐야 알 것같다. 라는 생각입니다. 다음 확팩으로 게임의 수명이 결정나겠네요.

그런데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만일 저런 제한 없이 계속 카드를 찍어낸다, 그러고도 밸런싱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만, 그 어떤 카드 게임도 이루지 못한 방법이니(아예 특정 카드를 금지시킨다고 해도 못 맞추는 카드 게임의 밸런스였습니다. 매 유행마다 잘 나가는 카드 수치 고친다고 해서 이루어질 수 없단 뜻이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카드가 쌓여서 밸런스가 무너지는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지 따져봐야 합니다.

그 대표적인 결과가 유희왕인데, 점점 카드는 늘다 보니 어떤 결과가 나왔냐면 구 세대의 강자 카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쓰레기가 되는 환경으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하스스톤으로 바꾸면 박사 붐 같은 카드조차 인플레를 못 이기고 도태된다는거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기존의 사기 카드들을 제칠 정도가 되야 쓰일테니까 점점 인플레가 가속화되는 겁니다. 파마 기사가 이런 카드의 대표적인 예죠. 비밀을 쓰게 만들려고 억지로 미친 성능으로 만들어버렸죠.

그럴 바에는 이런 식으로 인플레를 고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어차피 인플레로 못 쓸 카드일텐데요. 차라리 제한을 두고 차후에 조금씩 수정하거나 오리지널로 편입시키는 식으로 가는 편이 낫다고 봐요.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가, 결국 자기들이 계속해서 카드를 추가하면서 인플레도 막고 밸런스도 맞출 자신이 없으니 밸런스파괴의 주범인 카드들을 그냥 광역삭제한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런데 그냥 삭제하겠다고 하면 충격과 반발이 극심할 테니 야생전이라는 이름으로 배출구를 하나 남겨둔 것 뿐이지요.

그럼 정규전 안하고 그냥 야생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블리자드가 과연 야생전 밸런스를 얼마나 신경써주겠습니까 -_-;

정규전 밸런스에 최대한 신경을 써서 카드를 출시할 거고,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촉발될 야생전에서의 급격한 밸런스 붕괴는 그냥 내버려두겠지요.

아마도 머지 않은 미래엔 야생전이란 그저 말도 안돼는 밸런스 파괴덱 2~3개만 보이는 곳으로 바뀌겠지요. 랭겜에 파마밖에 없다든가 등등.

방향성은 맞고, 스탠과 구카드를 조율 할만한 정책이 보강되면 지금 당장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재판카드들은 구카드도 스탠에서 사용가능하게 해주고, 확장마다 직업당 한장 정도 비율로 재판카드를 섞어주는 수준으로..

다양성은 지금 정도의 풀로 충분하다고 결론내린거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적극적이진 않지만 인정할 수 있는 선인거 같구요. 게임 못할 정도는 절대 아닙니다. 카드숫자가 비슷한 검바산 현역때도 우리는 게임 잘했거든요. 블럭이 교체되면서 카드 숫자는 기본오리부터 검바산~탐연 수준에서 유지되므로 현재 덱 짜는 수준의 다양성은 계속 유지될겁니다. 타입제 특성상 종족을 푸시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지기 때문에 해적덱이나 그런게 기간한정이지만 많이 푸시받을수 있구요. 게다가 최소 1년 길게는 2년은 그 푸시가 보장됩니다. 1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어요.

와일드를 mtg의 모던에 비교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와일드는 레거시도 모자라 빈티지 환경이라고 봐야죠. 원래 mtg에서도 레거시/빈티지는 인외마경입니다. 심심하면 3턴킬이 납니다. 그래도 그 인외마경 구경하는 재미가 나름 있지요. 와일드로 내려오는 카드가 많아질수록 인외마경의 다양성도 늘어날테니 밸붕덱 몇개가 지겨우리라는 예측은 접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진입장벽 면에서도, 어차피 레거시/빈티지에서도 필요한 카드는 몇십장에 불과합니다. 조금만 싱글카드에 신경쓰면 입문 단계를 갓 넘어서도 레거시덱을 짜볼만 하지요. 가격은 티2 화제카드에 견줄만큼 비싸니 돈만 박으면 됩니다. 돌겜은 평등하게 400가루 1600가루면 살 수 있으니 초심자가 진입하기에는 더 쉬울것으로 여겨집니다.

모던은 자생한 포맷입니다. 모던이 밀어낸 타입인 익스텐디드는 4년 주기였고, 돈법사에서 열심히 푸시해봤지만 결국 유저들이 만들어낸 모던을 받아들였죠. 그런데 이 모던은 2003년 이후 발매된 모든 카드들을 사용합니다. 주기 단위가 있는 타입을 외면하면서까지 유저들이 와일드와 유사한 포맷을 밀어붙였다는 데에서, 와일드가 죽을거라는 쉬운 예측 역시 접으시는게 좋습니다.

블자에서도 현재 타입이 안정되면 새로운 포맷을 고민할 겁니다.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다른 타입을 만든다면 충분히 고려하겠죠.

타입제로 넘어간다는 것 자체가 게임 수명을 굉장히 길게 본다는 겁니다. 당장의 밸런스 조정은 쉽지만, 미봉책일 뿐입니다. 유지관리 비용과 인력도 낭비되고, 아무리 노력해도 카드수가 많아지면 손을 댈수가 없게 되요. lol 비교하시는 분들 많은데, 트리거가 lol의 몇십배씩 늘어나는 돌겜은 밸런스 파멸 특이점이 훨씬 빨리 찾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밸런스 붕괴를 예방하는데에는 타입제만한 게 없구요. 단순히 돈벌이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에 대한 얘기는 시간이 나면 더 써보고..


사실 왠만큼 이바닥 게임을 만져본 사람들은 타입제가 언젠가 오리라고 누구나 생각은 했을 겁니다. 그런데 bb가 발표를 개떡같이 해놔서 이 사단이 난거죠. tcg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은 밥그릇 뺏어가는 꼴로만 보일텐데, 줬다 뺏는 발표는 섬세하고 치밀해야 하는데 무슨 새 확장 발표하듯이 기쁜 얼굴로 해대서 박탈감이 더 크다고 봅니다.
다만 걱정이 되는건 발표를 이따구로 해놔서 디아3같은 꼴이 나지 않을까 싶은데.. 제이윌슨 xxx 때문에 유저 싹 쓸려나가는 바람에 혜자겜이 된 지금도 아재게임 소리나 듣고 있지요. 구카드가 버려지지 않는다는 것 또는 신카드에 가치를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것 정도를 홍보 잘해서 유저들을 달래는게 최우선 일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