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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지나 드는 생각

사람들은 킹겐의 활약을 말함과 동시에 제우스를 아쉬워 하고 베릴의 오더를 칭찬합니다. 우리는 모두 탑과 바텀 차이를 기억하지만 동시에 게임이 전반적으로 디알엑스가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음도 기억합니다. 탑의 영향력이 바텀보다 강력해서였을까요? 아니면 킹겐의 아트록스가 정말 훌륭해서? 아트록스는 좋은 챔프이지만 조건이 붙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탑 캐리는 팀의 제한이 붙습니다. 그렇다면 그 제한과 조건을 풀어준 게 누구였고 어디였는지 역시 중요한 포인트겠죠. 저는 어제 게임 내내 시종일관 미드 차이가 났다고 봅니다.

2세트, 따운된 DRX가 유일하게 파볼만한 공간은 미드였고 결국 미드 공성에서 큰 역전이 나왔습니다. 게임 끝날 때까지 제카는 두 번 밖에 안죽었고 페이커는 시종일관 죽고/CS도 못먹었습니다. 그냥 동성장만 유지해도 되는 상황이었고 + 동시에 미드에서 리스크 테이킹을 할 이유가 없는 게임이었고 심지어 케리아의 로밍이나 필드 활용이 베릴에 뒤지지도 않았던 게임이었는데 사실상 미드 차이로 게임이 끝났습니다. 결국 잘 큰 빅토르가 무적이 되지 못한 게 게임 패배의 원인이었습니다. 어차피 파고 들려서 죽는데 레이저가 센 게 무슨 문제겠습니까.
3세트의 차이를 만든 것은 스틸과 그라가스의 탱킹, 망가진 칼리스타였지 아지르와 사일러스 중에 누가 우위였는지는 명확했습니다.
4세트의 픽밴 흐름은 흥미로웠습니다. 티원에서는 칼리-세주를 선피하더니 3픽에서 소라카를 뽑았습니다. 모두 세주아니의 위치를 세 방향으로 고정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DRX의 루시안 밴은 미드를 겨냥한 밴이었습니다. 이것은 사실상 티원이 밴픽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바텀에서 지속적으로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보였으나 미드에 2밴을 투자한 것, 티원이 아지르를 보고도 선뜻 미드 픽을 뽑지 못한 것은 그냥 미드 차이의 문제를 모두 인식하고 있던 거죠. 결과적으로 페이커의 아칼리는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무너졌고 - 물론 아트록스와 피오라의 차이도 크게 드러났습니다. 분명 티원의 봇은 앞서나갔습니다. 킹겐의 아트록스가 활약했지만 그걸 만회할만큼의 차이가 났습니다. 문제는 미드에서 제카가 이겼다는 거죠.
5세트 헤카림 픽은 미드 차이를 염두에 둔 선택이었고 글로벌 골드는 비슷해 보였으나 이미 헤카림이 정상적으로 성장한 이상 진형의 주도권은 디알엑스가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헤카림의 성장은 절대적으로 팀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바텀 열위가 명확하고 탑에서도 솔킬이라는 것을 확정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믿고 픽했는가? 하면 제카가 아지르로 주도권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잘 보면 아트록스는 잘 큰 만큼 사고사 당하는 장면도 많았는데 케이틀린의 노데스와 아지르가 버틴 게 주요했습니다.

제카는 정말, 놀랍습니다. 이번 월즈 통틀어 거의 모든 상대 라이너와 차이를 냈는데 그 상대가 토너먼트만 해도 스카웃, 초비, 페이커였네요.
더불어 이번 월즈에서 디알엑스의 성공 요인은 다채로움이었습니다. 표식은 현 메타가 아닌 갱킹형 정글을 뺀 모든 정글을 활용했고 페이커 역시 라이즈, 빅토르, 아지르, 아칼리 등 다양한 챔프를 활용했는데 - 결국 더 많은 챔프를 더 잘 다룬 제카가 이겼습니다. 데프트와 구마유시 역시 AD Carry 포지션의 미덕이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보여주었고 케리아와 베릴은 더는 서포터의 플레이가 ‘서포팅’에 포섭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더라구요. 페이커가 못했다고 쓰는 글이라기 보다는 제카가 얼마나 잘했는지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페이커, 쇼메이커 그리고 제카. 롤드컵 반지를 가진 셋에 이예찬의 한국행도 루머가 나오고 있는데 참 박터지는 lck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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