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모두가 세월호를 기리는 건 좋은 거잖아요. 그냥 누군가가 시기적으로 똑똑한 생각을 했을 뿐 이게 비난받을 일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건 욕하기보다 장려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요. 세월호 리본자체가 상업적이지 않기 때문에 너도 나도 리본을 달고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잖아요. (이런 말 하는 사람은 없지만) 상술이라 비난하며 세월호리본에 특허를 걸어놓기라도 하면 그것이야말로 세월호를 기리고 싶은 많은 소비자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거라 봐요. 세월호 수익을 세월호단체(?)에다가는 한 켤레당 천원밖에 기부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건 뭔가 되게 이상해요. 우리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겉옷에 세월호 리본 다는 것조차 억압받는 느낌에 갈등을 빚었는데 자유롭게 달고 다니게 된 지금 왜 갑자기 발끈해야하는 건지 전 잘 모르겠어요.
이건 좀 비약일 수 있지만 이를테면 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상징하는 어떤 문양이 있고 사람들이 애용하는 횟수가 지지부진했는데 나이키회사가 자기네 운동화에 문양을 새겨서 판매하고 싶다고 하면 그 심볼을 만든 원디자이너가 뛸듯이 기뻐하며 '오 땡큐 쏘 머치!' 그럴 것 같아요. 세월호는 정치적일 이유가 전혀 없는 하나의 비극이지만 매우 유감스럽게도 이미 오랫동안 정치적으로 변질됐고 여전히 갈등이 잔재하잖아요. 이건 자본주의의 폐해라기보다 오히려 자본주의가 다수가 기리고자 하는 의의를 널리 퍼뜨려줘서 기가막힌 잇점이란 생각이에요. 상술이 지나치다고 분노하는 건 도덕적 결벽증이 지나친 것 같아요. 아니면 남이 돈 버는 건 배가 아플 뿐이므로 다같이 철두철미한 방법으로 평등하게 그 정신을 기리자고 하는 심술이거나.
달아주신 댓글 때문에 저도 여러가지 관점에서 생각해봤네요 ㅎ
근데 그래도 결론은 옳지 않다 혹은 민폐다라고 나왔어요
일단 저는 도덕적 결벽증은 아니에요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주고 받는 마타도어 정도는 팝콘 씹으면서 구경해요 ㅋㅋ
예로 드신 흑인인권운동이 잘 안 되는데 나이키 문양을 새겨서 판매한다 이건 당연히 좋은 일이라고 봐요
나이키가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라는 비용을 투입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낮은 흑인인권운동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경우는 정반대죠
세월호 참사라는 브랜드 가치를 오히...더 보기
달아주신 댓글 때문에 저도 여러가지 관점에서 생각해봤네요 ㅎ
근데 그래도 결론은 옳지 않다 혹은 민폐다라고 나왔어요
일단 저는 도덕적 결벽증은 아니에요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주고 받는 마타도어 정도는 팝콘 씹으면서 구경해요 ㅋㅋ
예로 드신 흑인인권운동이 잘 안 되는데 나이키 문양을 새겨서 판매한다 이건 당연히 좋은 일이라고 봐요
나이키가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라는 비용을 투입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낮은 흑인인권운동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경우는 정반대죠
세월호 참사라는 브랜드 가치를 오히려 아무런 네임밸류가 없는 기업에서 활용하는 것이니까요
예전에 신뢰 획득을 위해 비용을 투입해야한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을 거예요
이건 여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신발회사는 신뢰획득을 위한 아무런 비용도 들이지 않았어요
"한켤레당 천원씩 준다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말 그대로 약속인 것이지 비용을 투입한 행위라고 볼 수는 없거든요
이건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생각해본거구요
시민사회 입장에서도 생각해 봤어요
일단 세월호 노란 리본은 공공재라고 할 수 있어요
어느 누가 사유한 것이 아니에요
그런데 그 가치 중 일부를 누가 사유화하여 독점한다라고 했을 때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어요
또한 공공재라 하더라도 가장 밀접한 책임관계에 놓여있다고 누구나 인정하는게 유가족들이란 말이죠
그런데 유가족들이 반대했어요(어떤 판단을 했는지 내용에 대해서는 차치하더라도)
물론 그렇다고해서 강제력은 없어요
다만 도덕적 지탄은 당연히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보구요
또 시민사회단체나 어떤 운동을 하는 집단의 경우 상업화 테크트리를 극단적으로 경계해요
이게 어떤 도덕적 결벽성 때문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본주의 사회니까 당연히 경제적)에 놓이게 될 경우 운동이 가지는 가치보다 이해관계를 우선시하게 되는 과정에서 가치를 배제시키는 결과가 발생하기 마련이거든요
이번엔 효율성 측면에서요
저도 기부활동을 위해 티셔츠도 많이 만들어서 팔아보고, 바람막이도 만들어서 팔아봤는데 이걸 사기업에게 맡겼을 때 비용이 절감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비용이 증가해요
당연히 기업의 이윤이라는 측면이 작용하기 때문인데 같은 일을 하는데 있어 비용이 다르다고 한다면... 굳이 뭐...
마지막으로 정치공학적 측면에서 보자면요 본질을 호도하도록 만드는 상황을 유발시키는 행위라고 봐요
또한 이 신발 하나때문에 세월호 참사에 관심 없었던 사람이 관심을 가지게 된다거나 박사모나 일베처럼 시체팔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입장을 선회할 일은 없기 때문에 전선 확장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봐요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원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신발 하나 때문에 뭔가 개인적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본질을 호도하는 집단으로인해 쓸데없이 피로감이 누적되는 상황이 비슷한 다른 사례를 통해 나타났구요
제가 감히 우웩 님께 도덕적 결벽증을 언급한 건 아닌데 아 죄송하게 됐어요!
링크의 SBS영상 캡쳐에 디자인을 만드신 듯한 여성분이 불쾌감을 표시하셨더라고요.
캡쳐화면에 대한 저의 평은 대체로 위의 댓글과 같고 링크에서 문제제기된 것처럼 저건 아니지 않느냐 생각할 수도 있다고 봐요.
그와 동시에 깐깐하게 자본주의의 민폐라고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는 입장도 써보았어요.
그러니까 대중인 우리가 관대해도 나쁠 것 없지 않나란 생각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