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내용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그건 못찾겠고
'이전 재판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저는 최씨측의 주장이라 그렇게 파악하고 있는게 아니라
재판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이기에 그렇게 파악하고 있는겁니다.

사기를 당했다는 임씨도 안씨를 고소했지 최씨를 고소하지 않았으니
피해자측의 주장이기도 하고 말이죠.

과학상자님께서 알고계신 사실관계는 근거를 어디에 두고 있는,
어떤 경로로 전파된 정보일까요?

이번 판결에서 어떤 새로운 사실이 인정되거나 한게 있을지 궁금합니다.
판결문이 보고싶음..

뭐 제가 접근 가능한 건 언론기사 정도죠. 판결문 찾아볼만큼의 열의는 없고요.
근데 저는 재판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존중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는 불완전한 정보로 받아들여요.
공들여 쓴 언론기사와 오십보 백보의 스펙트럼 선상에 있다고 보는 거죠.
법리를 적용해서 유무죄 판단하고 양형하는 거야 제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이겠지만
사실관계 판단이야 주어진 정보만 충분하다면 일반인에 비해서 판사들이 나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요.

이번 재판만 해도 검찰이 기소한 범위가 제한적이었다면 법원의 사실관계 판단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겠죠.
검찰이 공소시효 만료 직전에 기소에 이르게 된 것도 정말로 덮고 싶었던 기색이 역력했고요.

https://newstapa.org/article/SmebL

일단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은 저 뉴스타파 기사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최씨가 40억 사기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전혀 다른 시각에서 다루고 있죠.
기사의 내용을 신뢰한다면 최씨의 범행이 얼마나 주도면밀했는지 짐작할 수 있고
피해자 임씨를 기망하는 것도 별것 아닌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뉴스타파 기사는 한쪽 말만 듣고 쓴 기자가 자기 하고 싶은 말 쓴 기사고
재판 결과는 대립당사자의 최선을 다한 말을 듣고 중립적 제3자가 쓴 판단입니다.
재판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도 100% 진실 진리는 아니겠죠.
그래도 기사보다는 훨씬 객관적인 진실을 담고 있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기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쓰려고 취재를 하고 기사를 씁니다.
거짓말을 한다는게 아니라 취재결과 맘에 안드는 결과면 안쓰면 되는거거든요,.
판사는 그 판단을 하고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의무니까 하는 겁니다.
이 차이는 객관성의 담보정도를 크게 좌우합니다.

그리고 뉴스타파 계산은 제멋대로인게 21억 2천만원 가압류부분은 넣었다 뺐다 하는군요.
마치 안씨는 아무 수익을 보지 못한것처럼 썼지만 21억 2천만원의 채무가 이 과정에서
변제되었죠. 사기꾼들은 자기가 빌린 돈이 갚아지는 것을 이익으로 생각하지 않고
손해처럼 생각하곤 합니다만 그 계산을 따라가면 곤란합니다.

뉴스타파의 다른 주장을 그대로 따라가 계산하면 어떻게 되죠?
장모는 3억을 들여 50억을 벌었다지만 실상 21억 2천만원의 다른 채권이 소멸했으므로 3억을 들여
28억 8천만원을 번겁니다. 혹은 24억2천 들여 50억을 벌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군요.

안씨는 0원을 들여 21억 2천만원을 번거죠.
(엄밀히 말하면 대출을 졌기 때문에 41억을 투자해 91억을 벌었다는게 정확한 표현이겠습니다만
대출은 빼고 얘기하고 싶다니까 그렇게 계산해줬습니다. 바는 조상님이 들어주냐고 하는데
대출위험은 조상님이 부담해주나 싶네요)

그게 내 손에 돈이 들어온게 아니라 빚21억 2천만원이 없어졌다고 자기는 돈을 하나도 못벌고
장모가 이익을 독차지했다고 나오는거고요. 거의 이건 이미 사기치는데 성공한 돈이니까
내돈이었는데 쟤가 교묘한 수단으로 압류걸어서 빼앗아갔다라고 생각하는거죠.
놀랍게도 아주 흔한 마인드입니다.

[ (단, 최 씨의 입장에서 문제의 21억 2천만 원이 애초에 자신이 안 씨에게 도촌동 땅 투자와 무관한 다른 투자 건으로 빌려준 돈이었으며 따라서 원래 자신의 돈이었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 이는 최 씨와 안 씨의 관계가 ‘동업’ 관계였는지 ‘금전 대여’ 관계였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부분이다. 2심 법원은 최 씨와 안 씨의 관계가 일부는 ‘동업’, 일부는 ‘금전 대여’ 관계라고 봤다.) ]

이걸 동업으로 보든 대여로 보든 21억 2천만원이 최씨에게서 안씨에게 갔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이렇게 흘러가는 동업사기/채무면탈/입찰방해 과정을 종종 봅니다.
큰틀은 그리 다르지 않아요. 법인을 끼우고 대출을 내고 유찰시키면서 자기 담보를 자기가 다시 낙찰받고.

거의 모든 경우 본질은 '돈이 어떻게 흘러갔는가' 입니다.

기사에서는 대립당사자의 최선을 다한 말이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하잖아요.
최씨가 안씨를 사기죄를 고소하면서 구속됐고,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어려웠겠죠.
두 사람의 주장이 완전히 충돌하는데 한쪽은 구속된 피고인이고 한쪽은 검사 사위를 둔 증인이고요.
당시 윤석열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분명한 건 그때는 기소조차 않았던 일로 지금은 유죄판결로 실형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당시에 기소유예 판단조차 없었으니 검찰이 편향적으로 수사한 것 아닌가 짐작할 수도 있고요.

사실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기에는 저로는 해당 사안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제로스님 의견이 맞나보다 할 수 있습니다만,
수사 이후의 전개과정을 보면 당시 검찰의 판단이 적절하지 않았고, 재판부도 제한적인 정보만으로 판단했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