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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5/05 04:32:34
Name   moira
Subject   [시사in] 대선 토론에서 다당제 정치의 예고편 봤다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9062

4차 대선 토론이 끝난 뒤에 천관율 기자가 두 명의 정치학자와 대담한 내용이에요. 토론회를 지켜보면서 산만하게 떠올랐던 생각들을 정리해 주는 깔끔한 기사라서 저는 일독할 만했어요.

흥미로웠던 두세 가지

- 정치인에게 대단히 중요한 능력이 있다. ‘눈앞의 상대와 대화하지만, 동시에 청중에게 연설하는’ 능력이다. 연극으로 치면 대화와 방백(무대 위의 다른 등장인물에게 들리지 않으면서 관객에게만 들리는 것으로 간주되는 대사)을 동시에 하는 능력이다. 정치 이력이 길지 않은 안 후보는, 어떨 때는 상대와 대화만 해서 청중을 소외시키고, 또 어떨 때는 대화 흐름을 놓치고 청중에게만 말한다. ... (심 후보는) 일단 지지층이 좁은 후보의 이점이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대화와 방백’을 동시에 하는 훈련이 잘되어 있다. 심 후보가 안 후보에게 “사장님 마인드”라거나 “기술만 있고 인간이 없다”라고 말할 때, 그 주장의 찬반을 떠나서, 토론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화면 너머의 시청자한테 동시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치인도 훈련이 중요하다는 걸 잘 보여주는 후보다.  (유 후보는) 대선 주자 토론이라기보다는 원내대표의 비공개 협상 스타일이다. 미진한 문제를 꼭 해결하려는 집요함은 보여줬지만, ‘방백’에서 홍 후보나 심 후보만큼 노련하지 않다.

- 다른 후보들이 따라올 수 없는 문 후보의 장점은 오랫동안 준비한 후보이고 캠프다. 캠프가 공약을 구성할 때 전략적 목표와 유불리 계산이 가장 잘 깔려 있다. 그러면 후보가 그 장점을 살려서, 대화를 하면서도 청중에게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하지만 문 후보는 다른 후보의 질문에 지나치게 얽매인다. ... 문 후보가 법률가 시절에 변론문을 아주 뛰어나게 썼다고 하던데, 정치 토론도 변론문 쓰듯 하는 경향이 있다고 느꼈다.

- :다당제가 되면 정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번 대선 토론이 예고편을 보여준다. 1대1 구도에서는 후순위로 밀리거나 서로 조심스러워하는 이슈들이 있다. 하지만 홍 후보처럼 좁은 유권자 블록, 15% 블록을 노리는 정치세력이 여럿 있을 때는 이런 이슈가 테이블에 올라온다. 자기 타깃층 15%는 결집시키고 상대 후보의 폭넓은 연합은 쪼개는 이슈다. 동성애와 같은 이슈가 대선 토론에 주요 의제로 등장하고, 이에 대한 후보들의 노선 차이가 확인되고, 그에 유권자가 또 반응하고, 이런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본다. 대선 토론에서 후보들이 동성애 이슈로 토론하는 자체가 중요한 변화다.


문후보가 변론문을 아주 잘 썼나 보군요. 가끔 페이스북을 보면서 글쓰기 훈련이 꽤 되어 있다는 걸 느꼈어요. 말을 잘 하는 것과 글을 잘 쓰는 것은 또 다른 문제지요.
누군가 그랬는데, 말을 잘 하는 것은 재능의 문제이고 말을 잘 알아듣는 것은 지성의 문제라고. 사실 리딩이 스피킹보다 어려운 일이지요. 후보들 중에서 말을 가장 잘 알아듣는 사람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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