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이 좀 기가 막히긴 하지만...... 하아...
[광주·전남 시·도민이 민주주의의 본질과 정체성이 극한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을 목도하고 분연히 일어나 항거한 민주화운동]이라고 광주 518운동을 정의하시는 분들이 모여서 발표하신 사과문이라고 하시니
일단 저분들이 진지하게 518을 민주화운동이라고 믿으신다는 전제하에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계엄군 당사자로 518 현장에 투입되었던 특전사들 입장에서도
우리라고 거기에서 시민들을 학살하게된 결과에 대한 괴로움이 없었겠느냐는 ...더 보기
사과문이 좀 기가 막히긴 하지만...... 하아...
[광주·전남 시·도민이 민주주의의 본질과 정체성이 극한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을 목도하고 분연히 일어나 항거한 민주화운동]이라고 광주 518운동을 정의하시는 분들이 모여서 발표하신 사과문이라고 하시니
일단 저분들이 진지하게 518을 민주화운동이라고 믿으신다는 전제하에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계엄군 당사자로 518 현장에 투입되었던 특전사들 입장에서도
우리라고 거기에서 시민들을 학살하게된 결과에 대한 괴로움이 없었겠느냐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도 군사정권의 폭력에 의해 폭력을 행사하게끔 내몰림 당했기 때문에 계엄군이었던 우리들도 518의 피해자다. 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518 희생자들을 만나 무릎이라도 꿇고 용서를 빌면 용서 받을수 있는지 모르겠다. 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긴 하고요.
하지만 이 사람들이 518의 피해자들중 한축으로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되어야할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계엄군으로써 (원치않았다 한들)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한 진심어린 깊은 사과와 반성의 자세 같은 것이 있을수 있고
또 518 당시 피해당사자들이나 유족들이 과연 가해자들과 같은 편에 있었던 그들의 사과를 어디까지 납득하고 용서하실수 있으신걸까? 하는 의문도 남는 것이죠.
518의 당사자가 아닌, 사람 입장에서 저분들의 말만 들었을때는
계엄군으로 참여하신 분들이, 518의 피해자/유족들과 화해할 여지가 0이 아닐수도 있어 보입니다만,
본문 기사에서도 비판하고 있는 저런 문구들이
그런 '진지한 사과와 반성의 자세'로써 받아들여지는데 앞으로도 어려움이 있을꺼란 생각이 듭니다.
저런 적절하지 못한 사과문 문구가 튀어나오는 이유는
사실 저분들도 자신들이 518의 피해자로 인정받고 싶은 심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도는 그런게 아니었다'라는 측면을 강조해야하는것 아닐까? 라고 생각하신것 같은데
사실 이런 사과는, 본인들의 의도가 악한 의도가 아니었음을 강조하려하면 할수록 518 희생자들을 악마화하려했던 군사정권의 언어와 닮기 쉽죠..
어쩌면 저분들은 자신들의 '가해자로써의 측면을 더 강조해야' 오히려 518의 피해자로 인정받을 여지가 더 커지는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인터넷에 '올바른 사과문 쓰는 방법'이라도 검색해서 정독해보고 오시면 더 나은 사과를 하실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저는 조심스럽게 들긴 합니다.
다만 사과가 적절하지 못하게 이뤄짐으로 인한 이런 삐걱거림이 수차례 더 있을 예정이라는 생각도 들긴해요.
518이라는 국가적 사태를 맞닥뜨린 개인으로써
자신이 국가폭력의 도구로 사용된 것에 슬퍼하고
그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구할수는 있겠으나
그 용서를 구하는 사람들의 무리에
전두환 & 지만원과 다름없는 놈들이
뻔뻔한 고개를 들이밀 가능성도 분명 있을것이고......
그런 놈들이 끼면 낄수록
저런 괴상한 사과문구도 더 잘 등장할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