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란트는 나치에 저항하고, 망명해 있다가 서독 정부 총리를 지낸 동시대인이었습니다. 그는 나치 독일과 동일한 주체가 아닙니다. 또한 이 장소는 게토 구역으로, 폴란드 자체에 대한 사과라 보긴 애매하기도 합니다. 독일은 유대인들에게는 많은 배상금을 지급했지만 폴란드에 대한 배상금 지급은 현재까지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국에 전향적이었던 최근의 정치인으로는 하토야마 유키오가 있는데, 그가 무엇 때문에 일본 내각에서 그렇게 빨리 내려왔는지 생각하면 미국이 지시하는 동북아 질서는 1945년이나 지금이나 명확하긴 합니다.
일단 브란트 총리가 당시 반나치계열이긴 했지만, 독일 자체가 과거 나치시절 독일을 계승한 국가입니다. 그 브란트가 당시 독일의 수장인 총리였던 만큼 브란트의 사과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현재 가족들과 척을 진 사이가 된건 맞지만, 그럼에도 전두환의 후손인 우원씨의 사과를 광주시민들이 유의미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독일의 전쟁사과 역시 미비한 점을 지적받은 경우가 많았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독일의 모습이 현재의 일본만큼 뻔뻔한 수준은 아니고,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서도 분명 독일 세대들에게 교육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저 사진을 제시한 까닭은 '일본이 과거에 대해 사과하는게 무의미하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반례를 제시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피해당사국 수장이 할 소리는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