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4/04/24 16:55:23
Name   카르스
Subject   “녹색의 가치와 손잡는 것보다 생존이 중요했는데…자기만족에 빠졌다”
(중략)

- 유권자들이 왜 정의당을 정권심판의 도구로 선택하지 않았을까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라면 정의당에 그런 이미지가 있었겠죠. 민주당이 머뭇거릴 때 행동하는 정당이었으니까요. 민주당은 10만 군중이 광화문에 모일 때까지 박근혜 탄핵을 반대했지만 정의당은 박근혜 퇴진과 탄핵을 외쳤어요. 정의당은 광장의 앞자리를 지킨 정당이에요. 지금도 그런 기조는 변함이 없는데,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이 모든 걸 바꿔놨어요. 그때 정의당 의원단이나 지도부는 민주당과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이고요.”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그러자 야당이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민주당마저 현실론을 명분으로 그 행렬에 동참함으로써 소수정당의 의회 진입 문턱을 낮춘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

- 양당 심판론이군요.

“정의당의 정치담론에는 양당 기득권 정치 청산이라는 게 항상 있어요. 근데 이게 사람들 귀에 들리기에는 ‘아니 왜 장마철에 자꾸 지붕 고치자는 얘기를 하냐’ 이거죠. ‘일단은 태풍과 장마를 피하고 볼 일이지, 그 좋은 소리를 왜 지금 하느냐’ 이런 거거든요. 그러나 정의당은 윤석열식 정치도 이전부터 일어났던 퇴행의 연장선이고 적대와 증오 정치의 산물이다, 이런 관점이 있는 거죠. 박근혜만 탄핵시키면 민주주의에 문제가 없을 거라고 봤지만 막상 탄핵 뒤 양당 기득권 강화가 끝내 윤석열 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졌던 겁니다. 심판하되 어떤 가치로 심판하느냐, 대안적인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 없이 그냥 축제에 빠져버리는 정치를 또 할 거냐, 이런 것들이 주로 정의당이 하는 질문이에요. 시민혁명이 일어나면 거기에 맞는 결과물이 있어야 해요. 6월 항쟁도 대통령 직선제 같은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단 말이죠. 그러나 촛불혁명에는 그게 없었어요. 심판 그 자체가 목적이 되다 보니까 괴물과 싸우다가 같이 괴물이 되자는 얘기처럼 되는 거죠.”

- 윤석열 정부의 건폭몰이,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 등은 정의당이 추구하는 가치의 대척점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의당은 현 정부에 강하게 각을 세웠다는 인상이 들지 않아요.

“이런 의제들은 기존 야권에서도 지속성 있는 의제가 아니었어요. 노란봉투법, 중대재해법도 정의당이 앞장서 개척한 거고 민주당은 부담스러워했던 겁니다. 나중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민주당이 야당이 되니까 의제로서 가치가 있었던 거지 원래 민주당 의제가 아니에요. 방송법도 그래요. 야당일 때는 공격수가 되고 여당일 때는 뭉개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특히 노동 쪽에 밝은 우리 당의 세력들은 양쪽을 똑같이 봅니다. 정강정책에 책임을 지고 그 결과로 평가받는 게 현대 정당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에는 편리할 때 사용하고 이용해먹기 좋으면 이전 정부 걸로 더 가혹하게 하죠. 윤석열 정부가 그렇게 하고 있어요.”

민주당은 야당이던 2016년 7월 공영방송 중립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송법 개정을 추진했다가 2017년 대선 승리 후 입장을 바꾸었다. 그러다 야당이 된 뒤 최근 다시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 정의당이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청년정치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고 봐요. 비례대표 1·2번을 떼주는 게 청년정치가 아니에요. 지금 청년들은 그런 식으로 대표자를 인정하는 문화가 아니에요. 유일하게 청년정치가 된 당은 국민의힘밖에 없어요. 이준석 현상이라고 하지만 그 청년정치인은 처절하게 피를 흘리면서 자력으로 성장하는 청년정치인이고, 민주당이나 정의당의 청년정치는 듣도 보도 못한 어떤 청년이 불쑥 나타나 좋은 자리를 딱 차지하는 거죠. 이게 가장 반청년적인 거예요. 청년들은 ‘저 사람이 왜 우리 대표냐’ 이러면서 오히려 떨어져 나가요. 지금은 청년이다, 여성이다 하면서 뭘 그냥 툭툭 떼주는 식이에요. 그건 정치적이지 않다는 거예요. 스스로 쟁취하도록 문을 열어주고 들어주는 정도로 우리 역할을 끝냈어야 돼요. 청년정치인을 속성 재배할 수 있다고 봤던 게 문제예요. 정의당의 청년정치는 청년정치가 아니었어요. 그 뒤로 청년의 표가 회복된 적이 없어요.”

정의당은 21대 총선 때 비례대표 1번으로 류호정 전 의원, 2번으로 장혜영 의원을 공천했다. 류 전 의원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을 탈당해 이준석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그는 개혁신당 간판으로 경기 분당갑 후보로 출마했다가 “제3지대 정치는 실패했다”며 후보등록을 포기했다.

정의당의 21대 국회 의정활동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소수자 문제, 젠더 문제에서 매우 실험적이면서 전위적인 활동이 있었고, 개척자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다만 정당의 정체성이 변질된 것처럼 신호를 준 것은 매우 아픈 대목입니다. 정의당은 여전히 소수 약자들, 땀 흘리며 노동하는 사람들의 정당이어야 하는데 갑자기 페미니즘 정당이라고 선언해버린 거죠. 이런 부분은 전통적인 진보 노동계층에게도 설명이 필요하지 그렇게 갑작스럽게 전환이 안 되거든요. 어떤 실험을 하건 당내 주류로 자리 잡기 위해 민주적인 과정이 뒷받침돼야 하는 건데, 그냥 좋은 거라면 다 좇아가고, 그러다 보니 튀는 언행이 주류가 되고 그걸 마치 정치라고 믿는 것, 이런 부분들이 참으로 당혹스러웠습니다. 페미니즘 정당이 맞는 방향이라고 믿고 몸은 따라가는데 여전히 머리나 가슴은 못 따라가요. 그러니까 불화가 생기죠. 무엇이 옳다는 데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설명하고 설득하지 못하면 옳은 게 아니라는 거죠. 이제는 이런 현실적 감각을 좀 가져야 되는데, 꿈꾸는 이상주의를 진보의 특권으로 인식하고 안주해버린 게 아닌가 싶어요.”

이른바 ‘페미니즘 정당’에 대한 김 전 의원의 주장은 매우 논쟁적인 것이다. 정의당이 페미니즘만 주장했느냐, 혹은 페미니즘 정당이 무엇이 문제냐는 반론이 가능할 것이다. 50대·남성의 시각에 갇혀 있다고 김 전 의원을 비판할 수도 있겠다. 다만 옳건 그르건 김 전 의원과 비슷한 정서적 기류가 당내에 있는 건 사실로 보인다. 노동·평등을 중시하는 구진보와 젠더·성소수자를 중시하는 신진보의 세대 차이도 있는 것 같다. 둘이 대립항은 아닐 것이고, 여기에 환경·생태까지 아울러야 온전한 진보적 가치가 된다는 데 토를 달 사람도 없을 것이다. ‘설명과 설득, 소통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은 경청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중략)

출처: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4240600015

전 정의당 의원인 김종대와의 인터뷰.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아직도 이렇게 생각한다고 싶은 부분도 있고 복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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