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4/09/02 13:39:53
Name   카르스
Subject   ‘대통령 57년 지기’의 비판, “대한민국의 공식 역사관이 흔들리고 있다”
(중략)

‘1948년 건국설’은 왜 문제가 되나?

‘언제 건국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은 논의할 필요가 없는 주제다.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까지, 체제는 바뀌었지만 국가는 계속되었다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대한제국부터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다. 민족주의 진영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띄우려 1919년 건국설을 자꾸 주장하는데, 그 사람들도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광복회는 대한민국이 1919년 건국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이미 존재하고 있던 국가의 국호가 1919년 대한민국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1919년 건국설 대 1948년 건국설’이라는 대립 구도 자체에 1948년 건국론자들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

김형석 관장과 일부 뉴라이트 인사들은 일제강점기 ‘객관적 사실’을 강조한다. ‘손기정 선수가 출전할 때 일장기를 달아야 했다’ ‘우리 국민이 일본 여권을 썼다’며, ‘1948년까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일제강점기 우리는 일본에 잡아먹혔으니까 강제로 일본인이 된 것 아니냐, 이 생각이 무슨 문제냐’라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당시 우리 독립운동 세력뿐만 아니라, 그 이후 우리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 또한 부정하는 것이다.

‘일본 국적 주장’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그간 어땠나?

2005년 국회에 국적법 개정안이 제출된 적이 있다. ‘외국에 망명해 타지에서 돌아가신 독립운동가들은 무국적자다, 그러니 국적을 찾아드리자’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국회 법사위의 법률안 검토 보고서는) ‘그분들은 이미 다 국적이 있었으니 되찾아 드릴 필요도 없다’고 판단했다. 1961년 한일회담 회의록도 있다. 우리 측이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며 든 근거가 남아 있다. ‘일본 국민이 아니라 외국인을 끌어간 것이니 불법’이라고 했다. 반면 일본 측은 징용된 이들이 ‘당시에는 외국인이 아니고 (즉 일본인이었고) 종전 후 외국인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일본 국적 주장’은) 우리 정부가 아니라 일본 측의 논리를 따르는 것이다.

정부가 대외적으로도 그렇게 주장해왔다는 뜻인가?

그렇다. 1986년 정부는 독일과 네덜란드 정부의 (대한민국이 대한제국이 가입한 다자조약을 유효하게 인정하는지) 문의에, ‘대한제국이 체결한 조약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외교부로서는 건국절 논란이란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날 필요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너무 뻔해서 새삼 이야기할 필요도 없는 문제다. 정부가 대한민국 외교부의 기본 입장만 밝혀도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이철우 교수는 이순천 전 외교안보연구원장이 쓴 〈조약의 국가승계〉(2012, 열린책들)라는 책을 꺼내 보여주었다. 이순천 전 원장은 법학박사이자 주영국 참사관, 주필리핀 공사, 주탄자니아 대사 등을 지낸 외교관이다. 책에는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의 관계에 대한 우리 외교의 관점이 적혀 있다. 1986년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제국이 체결한 3개 다자조약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확인했다. 국제사회에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의 계속성과 동일성’을 주장해왔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은 대한제국과 다른, 1948년 생긴 신생국이라는 뉴라이트의 주장은 이 입장과 충돌한다. 정부가 그들의 관점을 채택하는 것은 곧 대한민국 외교가 국제사회에 주장해온 바를 스스로 뒤집는 셈이라고 이철우 교수는 말했다.

대한민국이 스스로 바라보는 관점은 어째서 중요한가? 이걸 바꾸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굉장히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국제사회에서 ‘국가의 실행’은 매우 중요하다. 각국은 모두 자국의 국가 지위를 주장하는 주권적 결정을 한다. 각 나라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주장을 해왔는지가 그 실행에서 핵심적이다. 가령 한반도 영토 전체에 대한 대한민국의 권리를 보자. 우리는 1948년 유엔총회 결의 195호(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라는 내용)를 근거로 이를 주장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이 결의가 ‘한반도 전체’에 대한 유일 합법정부라는 말인지, ‘유엔 감시위원단이 들어와 관찰할 수 있었던 지역 내’의 유일 합법정부라는 말인지 애매하다. 국제법학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래서 우리는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의 동일성과 계속성을 주장하면서 북한이 대한민국 관할에 속한다고 하는 게 필요하다. 건국 논쟁으로 이런 ‘축적된 실행’을 뒤엎으면 한반도 급변 사태가 터졌을 때 우리 정부의 개입 근거가 흔들린다.

(중략)
출처: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846
=====================================================
대통령 57년지기이기도 하지만,
예전에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에 참여했지만 근래는 반일종족주의를 비판하는 등 뉴라이트와 거리를 두는 이철우 교수의 명인터뷰입니다.

공식 역사관과의 충돌이라는 생각지 못한 지점을 지적해줬고,
민족주의 진보좌파의 문제지점을 지적하는 등 다른 부분도 생각해볼만한 구석이 많습니다.
그 외에도 생각해볼만한 부분이 많고, 그러면서도



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295 정치“이명박 해외 계좌 찾았다” 7 Darwin4078 17/11/13 2571 5
3559 문화/예술. 20 눈부심 17/06/17 3837 5
2515 정치검찰,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10 Darwin4078 17/03/27 2254 5
38777 사회"재판이 개판" 말들은 판사, 몇분새 형량 3배 선고…8년 뒤 기막힌 반전 12 과학상자 24/09/03 1127 4
38766 정치‘대통령 57년 지기’의 비판, “대한민국의 공식 역사관이 흔들리고 있다” 7 카르스 24/09/02 755 4
38765 사회광주전남에 딱 한분 있는 소아외과 선생님 근황 53 꼬앵 24/09/02 1964 4
38692 사회남궁인 "권역응급센터 당직 의사 나 혼자…의료체계 '시한폭탄'" 9 다군 24/08/24 1743 4
38675 국제한국계 교토국제고 日고시엔 첫 결승 진출…한국어 교가 중계 6 다군 24/08/21 654 4
38673 정치언론 눈엔 모든 게 정쟁으로만 보이나 6 오호라 24/08/21 617 4
38376 사회놀이터 ‘공놀이 금지’ 소송기…엄마는 UN에 진정서도 보냈다 3 다군 24/07/11 1103 4
37924 기타尹에 “안녕하세요” 인사만...한국말 못하는 서울 특파원들 12 삼유인생 24/05/11 1776 4
37859 의료/건강응급·중증환자 아닌데…세종 고위공무원 서울아산병원 전원 논란 13 먹이 24/05/03 1394 4
37810 사회수원시, 홈페이지 내 공무원 연락처 비공개로 전환 18 T.Robin 24/04/26 1738 4
37794 정치“녹색의 가치와 손잡는 것보다 생존이 중요했는데…자기만족에 빠졌다” 13 카르스 24/04/24 1614 4
37742 사회제련소 폐쇄를 이들이 주장하는 이유 3 자공진 24/04/17 1715 4
37351 사회‘SKY’ 향한 경쟁이 교육불평등에 대한 오해 키웠다 9 카르스 24/03/07 1728 4
37327 정치'해병대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를 호주 대사로‥영전 또 영전 10 알탈 24/03/05 1535 4
37077 사회“자책할 일 아냐”…피해자 울린 180억 전세사기 판결문 1 swear 24/01/25 1435 4
36940 정치 소청과의사회, '헬기 이송' 이재명 고발 예정 20 명동의밤 24/01/07 2163 4
36923 사회남양유업 경영권 분쟁 패소…60년 ‘오너 경영’ 끝 5 매뉴물있뉴 24/01/04 1669 4
36881 사회총신대 “너, 동성애 지지했지?”···졸업 예정자 ‘무기정학’ 처분 9 tannenbaum 23/12/29 2080 4
36646 게임“페이커의 전성기는 언제인가요?” 11 swear 23/11/22 2031 4
36621 기타'개식용 금지' 특별법 연내 추진…2027년부터 도살·판매 등 단속 23 치즈케이크 23/11/17 2195 4
36582 정치방심위 직원들이 블라인드에서 쏟아낸 성토 “고충 토로하는데 반박 보도자료라니” 3 과학상자 23/11/14 2043 4
36517 경제尹 ‘종노릇’ 발언 4일 만에…은행들 속속 상생금융책 발표 12 기아트윈스 23/11/03 2194 4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