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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05/07 17:07:16 |
Name | moira |
Subject | 하버드 등 20개 명문대 합격생 자소서, 국내 기준엔 탈락? |
http://mnews.joins.com/article/22601057#home 국내 우수 자소서의 예를 검색해 보니 http://mlbpark.donga.com/mp/b.php?p=61&b=bullpen&id=201709220009050962&select=&query=&user=&site=donga.com&reply=&source=&sig=h6jLSg2Yg3DRKfX@hlj9Sg-Y5mlq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xo911&logNo=221047531287&categoryNo=0&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한국 자소서들 넘 끔찍해요. 재능있는 아이들을 아무런 통찰도 감정도 없는 규격화된 바보처럼 굴도록 강제하는 저 경직된 제도의 가장 큰 지지대는, 마이클 브라운 같은 학생을 뽑을 수 있는 심사관의 재량을 결코 신뢰하지 않는 경직된 사회겠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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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글자수가 적은것은 공감하지만 질문은 꽤 포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자소서 쓰면서도 그 속에 통찰과 감정을 녹여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다 비슷한 생활을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만의 경험과 생각을 갖게 되고 이것들이 모여 자소서 질문의 대답이 됩니다. 자소서 첨삭을 많이 해보았는데 학생들의 글쓰기 솜씨가 조금 부족해서 그렇지 어쨌든 자소서 질문은 각자의 다양한 생각을 답으로 가질 수 있는 질문들이었습니다. 끔찍하다는 말과 바보처럼 굴도록 강제하는 제도라는 말은 너무 심하신 것 같네요.
입학 사정관제가 도입되자 마자 어떤 정신 나간 인간이 트위터에다가 공개적으로
"형님, 저희 와이프가 이번에 입학 사정관이 됐는데 저희가 드디어 도움 드릴 수 있는 일이 있겠네요"
라고 정신나간 소리를 적은 덕분에
입학 사정관제가 도입되자마자 축소된 적이 있었죠.
"심사관의 재량을 결코 신뢰하지 않는 경직된 사회"요?
심사관의 재량을 결코 신뢰할 수 없는 후진적 사회가 맞는 말이겠죠.
"형님, 저희 와이프가 이번에 입학 사정관이 됐는데 저희가 드디어 도움 드릴 수 있는 일이 있겠네요"
라고 정신나간 소리를 적은 덕분에
입학 사정관제가 도입되자마자 축소된 적이 있었죠.
"심사관의 재량을 결코 신뢰하지 않는 경직된 사회"요?
심사관의 재량을 결코 신뢰할 수 없는 후진적 사회가 맞는 말이겠죠.
저신뢰 사회에서 개인들이 치러야 하는 비용이 너무 큽니다. 교사도 못 믿고, 의사도 못 믿고, 기자도 못 믿고, 대학도 못 믿고, 법원도 못 믿고, 아예 전문가 사회 전체를 믿지 않아서 생기는 비용이요. 그건 건전한 회의주의나 비판적 사고와는 완전히 다른 반지성주의이고 내 뒤통수를 보호하는 데 열중하는 보신주의죠. 물론 그런 현상의 원인에는 전문가 집단의 모랄 헤저드도 있지만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절대적 투명성을 요구하는 대중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봐요. 트위터의 정신나간 사람이 모든 입학사정관을 대표하는 게 아닌데 그 때문에 사정관제가 축소됐다면 그야말로 문제죠..
입시 전형이 사회복지제도와 비슷한 면이 있죠. 담당자와 친하고 오래 굴러서 제도를 빠삭하게 알면 남들 모르게 챙겨먹을 수 있는 게 꽤 많다는 거. 소위 편법이 통하고 그 편법을 따라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가장 ‘정상적인’ 길이 됩니다. 당장 내일 학교에서 토론대회를 여는데, 토론 주제가 바로 하루 전에 주어졌고 이는 학원에 가지 말고 학생 혼자 생각하라는 명백한 학교 측의 메시지인데 학부모들은 당장 대치동 학원가에 전화를 돌려서 수업해줄 선생을 찾아요. 아이를 못 믿고 학교를 못 믿죠. 입시교육에서 개혁과 감시는 사실 어불성설이고 만인대 만인의 투쟁 비슷한 형국... 심사관의 재량은 그 카오스 속에서 극히 적은 지분이라고 봅니다.
:/ 개인의 스토리를 '아 이 사람은 이런 맥락에서 이런 것들을 느끼고 배웠구나' 하지 못하고 이걸 정치얘기, 사회경제적 지위 얘기.. 이런 식으로 보는 시선이 안타까운 것 같아요. 어떠한 인격의 학생을 들이고 싶은지, 하는 고민이 적은 느낌 @.@ 머 근데 미국학교라고 줄세우기가 없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문제 같아요. 어쨌든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와 시선이 많이 다르기는 하구나 함미당.
근데 생각해보니 학생의 인격이나 성향대로 들이는 곳은 호그와트 기숙사 밖에 없........ 자소서를 폐지하고 Sorting Hat을 들여와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미국 대입 자소서나 뭐나 자소서 자체가 다 그냥 내가 하고싶어서/재밌어서 했던 것들, 또는 그냥 어찌저찌 살아오다 보니 지나온 것들인데 그걸 갑자기 '제가 이 활동을 통해 이러이러한 것을 배웠읍니다!!' (취준생 자소서에선 '제가 이러이러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 '저는 이러이러했으니 저러저러한 일을 잘 할 것입니다!!') 하면서 갑자기 좋은 의미나 결과/성과를 부여해야 하니까 @.@.... 어렵죠...... 사실 지금이 한 과정의 시작인지 중간인지 아님 다 끝나서 결과가 나온 건지도 모르겠는데 갑자기 막 이런 결과가 나왔고 참 조았읍니다 하면서 단언?해야하고...... 그래서 다들 걍 눈치보면서 대충 이렇게 쓰면 된대 ㅇㅇ 하는 것 같아요.
음, 트위터 그 한명만 있는게 아니죠. 국민은행이니 강원랜드니, 채용비리 뻥뻥 터져요. 그조차도 이번 정부에 들어와서야 처음 '문제화'되기라도 한 거죠. 대학 교수는 대학원생 시켜서 자기 자식 논문 써주게 하고 자소서에 쓰게해요. 비리를 좌절하는 학생들, 취준생등, 대중은 반지성주의나 보신주의가 아닙니다. 그깟 경직된 사회, 쓸모없는 형식적인 자소서, 시간 낭비하는 인적성 차라리 다 얼마든지 할테니, 제발 공정하게만 해달라라는 외침이죠.
아무리 열심히 써봤자 돈 많은 집 애한테에
배경 되주는 좋은 글 쓰느니 차라리 형식 맞춰서 경직된 내용으로 천편일률적으로 쓰더라도 공정한 기준이 있는 자소서 쓰는게 낫다는 거죠.
배경 되주는 좋은 글 쓰느니 차라리 형식 맞춰서 경직된 내용으로 천편일률적으로 쓰더라도 공정한 기준이 있는 자소서 쓰는게 낫다는 거죠.
저는 그래도 이런 제도적 난맥상을 개선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것도 결국 심사원(전문가)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심사원 재량권을 지지하고요. 개별적인 학생의 고유한 경험을 읽어내는 일, 그것과 밀접히 관련된 문제의 형식을 만드는 일을 결국 누가 하겠습니까. 실제로 제가 있는 분야에서는 이들이 경직된 선발 제도의 틈바구니 속에서 새발의 피 같은 재량권을 꾸준히 사용해서 변질된 평가의 기준을 원래의 취지로 돌리는 데 잠깐 성공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결국에 가서는 중등학교에서 그들이 평가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언제나 문제가 되더군요. 선발이 문제가 아니라 교육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전문가의 목소리는 꾸준한데 너무 미약해요.
현재의 자소서는 한국이라는 저신뢰사회의 단상입니다. 그건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대안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믿는 놈이 바보되는 사회에서 누굴 믿으라는 건가요? 정유라가 이대 가는 걸 보고 나서도 입학의 공정함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제도의 존속을 위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투명성 아닐까요?
죄수의 딜레마는 아실 겁니다. 둘 다 침묵하면 6개월, 나만 침묵하면 10년, 둘 다 불면 5년. 이 상황에서 뻔히 뻘짓을 해 온 상대인 것을 알면서도 10년 빵에 갈 위험을 안고 침묵하실 겁니까? 5년보다 6개월이 나은 건 명백하지만, 10년보다 5년이 나은 것도 명백합니다. 해먹는 놈들에 대한 재제가 없거나 극히 부실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은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대안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믿는 놈이 바보되는 사회에서 누굴 믿으라는 건가요? 정유라가 이대 가는 걸 보고 나서도 입학의 공정함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제도의 존속을 위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투명성 아닐까요?
죄수의 딜레마는 아실 겁니다. 둘 다 침묵하면 6개월, 나만 침묵하면 10년, 둘 다 불면 5년. 이 상황에서 뻔히 뻘짓을 해 온 상대인 것을 알면서도 10년 빵에 갈 위험을 안고 침묵하실 겁니까? 5년보다 6개월이 나은 건 명백하지만, 10년보다 5년이 나은 것도 명백합니다. 해먹는 놈들에 대한 재제가 없거나 극히 부실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은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그 대학교수들 보고 치를 떨었고 비슷한 사례들도 봐왔어요. 지인인 인문사회과학 출판사 사장님이 자기 대학 동창인 교수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우리 아들(인지 딸인지)이 글을 썼는데 니 출판사에서 기획을 좀 잘 해서 출판해줄 수 없겠니?’ 사장님이 짜증이 나서 거절하고 끊었다는데 ㅋㅋ 진짜 인간들이 염치가 없어...
그런데 그런 염치없는 편법이 (심사 재량을 인정하지 않는) 현재의 입시제도에서는 안 통하는가? 통합니다. 그런 사례는 다 잡아들여야 하고요. 되도록 부모의 경제력이나 문화자본이 아이에게 영향을 적게 주는 방식의... 더 보기
그런데 그런 염치없는 편법이 (심사 재량을 인정하지 않는) 현재의 입시제도에서는 안 통하는가? 통합니다. 그런 사례는 다 잡아들여야 하고요. 되도록 부모의 경제력이나 문화자본이 아이에게 영향을 적게 주는 방식의... 더 보기
저도 그 대학교수들 보고 치를 떨었고 비슷한 사례들도 봐왔어요. 지인인 인문사회과학 출판사 사장님이 자기 대학 동창인 교수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우리 아들(인지 딸인지)이 글을 썼는데 니 출판사에서 기획을 좀 잘 해서 출판해줄 수 없겠니?’ 사장님이 짜증이 나서 거절하고 끊었다는데 ㅋㅋ 진짜 인간들이 염치가 없어...
그런데 그런 염치없는 편법이 (심사 재량을 인정하지 않는) 현재의 입시제도에서는 안 통하는가? 통합니다. 그런 사례는 다 잡아들여야 하고요. 되도록 부모의 경제력이나 문화자본이 아이에게 영향을 적게 주는 방식의 입시가 공정한 입시라면, 그건 수능도 아니고 제약이 더덕더덕 붙은 자소서도 아니고 그냥 에세이 하나만 보는 거에요, 글쓰기는 부모가 돈으로 만들기가 가장 어려운 능력이거든요. 그리고 글을 평가하려면 필연적으로 심사관의 주관적 재량이 필요해요. 물론 그 심사관이 장충기 친구들 같은 타입일 수도 있지만 다른 복수의 심사관들이 견제할 수 있죠. 뭐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거 같지만... 재량이란 단어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에요.
그런데 그런 염치없는 편법이 (심사 재량을 인정하지 않는) 현재의 입시제도에서는 안 통하는가? 통합니다. 그런 사례는 다 잡아들여야 하고요. 되도록 부모의 경제력이나 문화자본이 아이에게 영향을 적게 주는 방식의 입시가 공정한 입시라면, 그건 수능도 아니고 제약이 더덕더덕 붙은 자소서도 아니고 그냥 에세이 하나만 보는 거에요, 글쓰기는 부모가 돈으로 만들기가 가장 어려운 능력이거든요. 그리고 글을 평가하려면 필연적으로 심사관의 주관적 재량이 필요해요. 물론 그 심사관이 장충기 친구들 같은 타입일 수도 있지만 다른 복수의 심사관들이 견제할 수 있죠. 뭐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거 같지만... 재량이란 단어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에요.
작년에 스탠포드, 예일, 프린스턴에 합격한 합격생의 에세이네요...
https://www.jmrocketreporter.org/news/2017/04/07/new-jersey-teen-gets-admitted-into-stanford-after-writing-blacklivesmatter-100-times-on-application/
https://www.jmrocketreporter.org/news/2017/04/07/new-jersey-teen-gets-admitted-into-stanford-after-writing-blacklivesmatter-100-times-on-application/
저는 moira 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아요. 미국 자소서랑 한국 자소서랑 큰 줄기는 타인을 생각하는 사회의 리더를 뽑겠다는 맥락에서 출발할건데요. 국내서는 입시는 줄세우기와 같고, 미국은 그렇지 않기에 좀 더 유연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국내 입시에서의 자소성의 여러 제한들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제한하기도 하고 또 그래서 사교육이 강점을 발휘할 수도 있고 복합적이어서 뭐가 옳고 나쁘다라고 말할 수 없는듯 싶은데요.
한국도 사교육이 강점이 발휘하듯이, 미국 자소서는 아에 특별활동에서 엄청난 부모의 재력이 들어가는 활동이어서..
출근해서 다음에 정리되면 더 이야길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래요.
한국도 사교육이 강점이 발휘하듯이, 미국 자소서는 아에 특별활동에서 엄청난 부모의 재력이 들어가는 활동이어서..
출근해서 다음에 정리되면 더 이야길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래요.
자기 아들들 논문 저자에 이름 끼워넣기를 했던 전력이 답이 되리라 봅니다.
동료 교수들의 검증이요? 다같이 하던걸요...
동료 교수들의 검증이요? 다같이 하던걸요...
심사관의 지성을 못믿는게 아니라, 심사관 위에 있는 결정권자들을 못믿는 거죠. 그리고 이렇게 사회에 팽배한데, 처벌은 받지도 않으니, 못 믿는 건 당연하구요.
심사관이 정말로 자기 주관대로 평가하고 결정할 수 있다면 분명 moira님 말씀대로 가장 경제력과 문화자본을 배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거에요. 이론적으로는 그렇죠.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과연 그럴까요? 심사관의 재량이란 명목으로 더 대놓고 더 쉽게 있는 집안들끼리 해먹겠죠. 없는 집 아이가 아무리 글을 기깔나게 잘 써봤자, 윗사람이 그지같이 쓴 있는... 더 보기
심사관이 정말로 자기 주관대로 평가하고 결정할 수 있다면 분명 moira님 말씀대로 가장 경제력과 문화자본을 배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거에요. 이론적으로는 그렇죠.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과연 그럴까요? 심사관의 재량이란 명목으로 더 대놓고 더 쉽게 있는 집안들끼리 해먹겠죠. 없는 집 아이가 아무리 글을 기깔나게 잘 써봤자, 윗사람이 그지같이 쓴 있는... 더 보기
심사관의 지성을 못믿는게 아니라, 심사관 위에 있는 결정권자들을 못믿는 거죠. 그리고 이렇게 사회에 팽배한데, 처벌은 받지도 않으니, 못 믿는 건 당연하구요.
심사관이 정말로 자기 주관대로 평가하고 결정할 수 있다면 분명 moira님 말씀대로 가장 경제력과 문화자본을 배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거에요. 이론적으로는 그렇죠.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과연 그럴까요? 심사관의 재량이란 명목으로 더 대놓고 더 쉽게 있는 집안들끼리 해먹겠죠. 없는 집 아이가 아무리 글을 기깔나게 잘 써봤자, 윗사람이 그지같이 쓴 있는 집 아이 뽑으라고 압박하고 걔네 뽑을 거란 얘기에요. "왜 걜 뽑았냐구요? 전문가가 재량으로 평가한 결과, 얘가 더 잘 썼습니다ㅇㅇ 전문가 평가인데 니들이 어쩔거임?" 이러는 거죠.
물론 있는집 자식들이 수능이나 현재 입사관에서도 잘 해먹는 것도 사실이에요. 근데 최소한 이건 객관적 점수를 만드는 척이라도 해야하거든요. 점수가 있으니까 대놓고 비리도 못하고 있는집 애들이라도 공부를 하긴 해야되는 거죠.
그니까, 사람들 마음은 어차피 이거나 저거나 니들이 다 해먹을 거면 어쨌든 있는 집 자식도 최소한 공부해서 점수는 따야하는 시스템이 차라리 낫다, 최소한 겉으로 연기라도 하고 최소한 제도적으로라도 깨끗하게 해라, 이런 마음인거라고 생각해요.
심사관의 재량을 못 믿는게 아니라, 오히려 심사관의 재량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거라고 믿는 거죠. 그래서 이건 지성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사회 윤리에 대한 불신, 권력자들에 대한 불신이구요.
지금까지의 세태를 봤을 때 불신을 가지는 건 너무 당연하고, 저는 지금 moria 님이 논의하고자 하는 제도와 교육에 관한 논의는 그 다음에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런 놈들이 잡혀들어가지도 않는 게 너무 뻔히 보이는데, 사람들에겐 이런 논의는 말그대로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 시간낭비로밖에 안 보일 거고, 그런 놈들이 진짜로 먼저 잡혀들어간 다음에야, 사람들도 이런 논의를 할 의지가 생길거라고 생각해요.
심사관이 정말로 자기 주관대로 평가하고 결정할 수 있다면 분명 moira님 말씀대로 가장 경제력과 문화자본을 배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거에요. 이론적으로는 그렇죠.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과연 그럴까요? 심사관의 재량이란 명목으로 더 대놓고 더 쉽게 있는 집안들끼리 해먹겠죠. 없는 집 아이가 아무리 글을 기깔나게 잘 써봤자, 윗사람이 그지같이 쓴 있는 집 아이 뽑으라고 압박하고 걔네 뽑을 거란 얘기에요. "왜 걜 뽑았냐구요? 전문가가 재량으로 평가한 결과, 얘가 더 잘 썼습니다ㅇㅇ 전문가 평가인데 니들이 어쩔거임?" 이러는 거죠.
물론 있는집 자식들이 수능이나 현재 입사관에서도 잘 해먹는 것도 사실이에요. 근데 최소한 이건 객관적 점수를 만드는 척이라도 해야하거든요. 점수가 있으니까 대놓고 비리도 못하고 있는집 애들이라도 공부를 하긴 해야되는 거죠.
그니까, 사람들 마음은 어차피 이거나 저거나 니들이 다 해먹을 거면 어쨌든 있는 집 자식도 최소한 공부해서 점수는 따야하는 시스템이 차라리 낫다, 최소한 겉으로 연기라도 하고 최소한 제도적으로라도 깨끗하게 해라, 이런 마음인거라고 생각해요.
심사관의 재량을 못 믿는게 아니라, 오히려 심사관의 재량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거라고 믿는 거죠. 그래서 이건 지성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사회 윤리에 대한 불신, 권력자들에 대한 불신이구요.
지금까지의 세태를 봤을 때 불신을 가지는 건 너무 당연하고, 저는 지금 moria 님이 논의하고자 하는 제도와 교육에 관한 논의는 그 다음에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런 놈들이 잡혀들어가지도 않는 게 너무 뻔히 보이는데, 사람들에겐 이런 논의는 말그대로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 시간낭비로밖에 안 보일 거고, 그런 놈들이 진짜로 먼저 잡혀들어간 다음에야, 사람들도 이런 논의를 할 의지가 생길거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요즘 자소서에 대해 잘 몰라 말을 얹기가 어렵습니다만, 현재의 자소서 체계가 어중간하다는 것은 잘 알겠네요.
신뢰도가 없으면 예전처럼 객관식/시험으로 평가하던가
자소서와 같은 정성평가를 할 것이면 심사관에게 재량을 주고 학생들에게 틀에 박히지 않은 글을 쓰게 하던가
지금은 신뢰도 없고 재량도 없고 틀에도 박힌 요식행위가 아닌가 하는 답답함이 있네요.
신뢰도가 없으면 예전처럼 객관식/시험으로 평가하던가
자소서와 같은 정성평가를 할 것이면 심사관에게 재량을 주고 학생들에게 틀에 박히지 않은 글을 쓰게 하던가
지금은 신뢰도 없고 재량도 없고 틀에도 박힌 요식행위가 아닌가 하는 답답함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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