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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밀복검 17/06/05 10:30:26
진부한 이야기입니다만 포르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흔히들 소설이나 영화나 만화/애니메이션, 미술을 향유하면서 '기승전결이 잘 정돈된 개연성 있는 스토리와 서사'를 명작의 기준으로 놓는 경향이 강하죠. 음악과 같은 경우에는 그것이 악곡적인 진행과 '가사'의 진지함일 테고요. 하지만 서사만으로는, 아니 도리어 서사 때문에 작품은 포르노/상상딸/판타지 레벨에 머무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어렵다면 포르노에도 스토리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포르노에서 스토리를 아무리 찰지게 구성해봐야 포르노죠. 여기서 스토리는 감상자로 하여금 포르노에 감정이입하고 무아적인 몰입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도구로서 기능을 수행하고요. 다시 말해 서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서사가 '있기 때문에' 포르노는 포르노가 되는 것이죠. 포르노적 육체를 부각시키면서 감상자를 그에 몰두하게 만들고 능동적인 지성을 마취시키는 식으로. '웰메이드'라는 어휘가 누군가에게는 '명작'을 뜻하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흥 그래봐야..'를 뜻하는 경멸 어린 어휘인 것도 같은 이유죠. 오스카도 같은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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