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20/12/06 03:02:56 |
Name | [익명] |
Subject | 이런 이유로 모쏠 탈출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https://redtea.kr/pb/pb.php?id=qna&no=10438&page=5 https://redtea.kr/pb/pb.php?id=qna&no=10489&page=3 과 동일인입니다. 모쏠탈출을 원하는 20대 모쏠 남성입니다. 이거야 이상할 거 없는데, 진지하고 독특한 취향 탓인지 이유들이 좀 특이해요. 사실 저는 연애를 안해도 잘 살 수 있는 사람입니다. 취미생활과 커리어에 긍지를 느끼고, 길거리의 커플들을 보거나 크리스마스, 발렌타인 데이가 와도 별 반응 없는 사람입니다. 이쁜 사랑 하는 것 같아 흐뭇하고, 오히려 나도 저들처럼 되야겠다는 결심이 들죠. 연애라는 게 어마어마하게 대단한 행복의 마약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연애에 대한 갈망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유를 들어보자면... 1. 혼자 사는 삶의 약간의 불편함. 제가 즐기는 홀로 여행을 예로 들자면, 혼자 두명분의 호텔비를 내야 하고, 식당도 대규모 탕류같은 건 1인용으로는 아예 안 주고, 택시비를 혼자서 다 내야 합니다. 홀로 여행은 그래도 좋지만, 연인과 여행하면 혼자 여행할때 못 했던 것들을 할 수 있겠죠. 2. 다른 모드의 삶에 대한 호기심. 저는 홀로 사는 삶은 충분히 경험했고, 충분히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험해보지 못한 '연인과의 삶'을 누려보고 싶습니다. 혼자서는 물론이고 같이도 잘 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연애/결혼과 관련된 삶의 모드나 인간성이 한 30%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삶의 70%만 누렸다면, 앞으로는 100%를 누려보고 싶습니다. 3. 미지의 영역에 대한 모험심. 지적으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역설적인 분야가 연애 같습니다. 너무 머리굴리면 하기가 쉽지 않고, 엄청 지적인 사람에게도 크나큰 감정적인 변화를 주고, 한 번의 연애가 삶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아플 수밖에 없고, 연애를 하면서 사회성은 물론 내면의 인간성까지 발전하고... 매사에 진지하고, 지적이고 딱딱 떨어지는 진로와 취미생활을 즐기며, 매우 안정적인 제 삶과는 상극입니다. 가끔 이런 삶이 아쉬울 때도 있는데, 변화를 주기 위해서라도 연애를 하고 싶습니다. 물론 연애는 성사되기까지도 쉽지 않을 거고, 그 과정은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고, 연애가 저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저를 이끌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그 모험적인 불확실성을 한번 즐겨보고 싶습니다. 학자들도 역설적으로 분석하고, 신기해하는 분야로 한번 들어가고 싶어요. 4. 성욕 문제. 성경험이 없기 때문에 섹스를 약간 갈망하게 됩니다. 말초적인 쾌락만 따지면 섹스도 생각보단 별 거 없다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과 제대로 나눠보고 싶어요. 30대 되면 성욕이 전보다 못하니, 그 전에 격정적으로 해보고 싶습니다. 5. 인간성 콤플렉스 문제. 저는 여러 분야 중 사회성이 유독 부족합니다. 지금까지 연애 못했다는 사실이 사회성 부족으로 해석되고, 더 나아가 제 인간성의 근본적 결함이다까지 나아가니 괴롭더라고요. 연애를 할 수 있다는 건, 제 인간성의 문제가 극복되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6. 공감할 수 없는 경험. 연애에 대한 온갖 이야기가 나오고, 관련된 문화콘텐츠가 넘쳐나는데, 저는 경험이 없다보니 피상적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벼운 이야기면 저도 즐길 수 있는데, 온갖 사유를 넣어 새벽감성 느낌으로 진지하게 이야기하면 진짜 괴로워져요. 소외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연애를 하고자 하는 저, 연애를 시도해보는 게 맞을까요? 혹시 제가 연애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게 있다면 어떤 건지 알고 싶습니다. 연애는 상대가 좋아서 하는거지, 숙제처럼 계획해서 하는 건 아니라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도 그건 압니다. 위 이유들을 전제로 깔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으면 하는게 제 바람이에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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