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1/05/26 20:46:05
Name   [익명]
Subject   친구의 삶을 제가 한심하다 느껴도 되는 건가요
민감하고 친구에게 정말 미안한 질문이라 답변을 충분히 받아서 이 글을 올린 고민이 해결되고 결심이 들면 이 글을 지우겠다는 점 미리 밝히겠습니다... 도저히 친구 뒤에서 이런 글을 올란다는게 너무 부끄러운데 저도 어찌할바를 몰라서 의견을 구하고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단 저와친구는 이십대입니다. 제 친구는 고딩때부터 성생활이 무척 활발하고 그쪽으로 정말 개방적인 건 원래 알고 있었습니다.
연애는 한두번 했는데 원나잇 한 사람은 세지 못할 겁니다. 저는 성적으로 무척 보수적인 편이라 그친구를 통해 알게 되는 저세상(?) 썰을 주워듣는게 다른 나라 얘기처럼 재미있었습니다. 친구도 제게 말해주는걸 좋아했고요.
성적 개방성은 가치관의 영역이기에 “너는 그래라 나는 이럴란다~ㅋㅋ 근데 재밌다. 더 이야기해줘라”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친구의 성생활에 가치판단은 하지 않았어요. 최근이 되기 전까지는...


애가 이정도로 섹스 중독인지를 최근에 알게됐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살다가 정신이 얼마나 피폐해졋는지를 최근에 알게됐습니다.
우울해서 죽을거같다고 저를 불러내서 술먹는 네시간 내내 아래와 같은 내용을 말하며 한숨쉬고 불행하다고 하고 우울하다고 하고 “며칠전 만난 ㅂㅅ같은 애” 뒷담을 실컷 까면서(얼굴, 사이즈, 성격결함 등등) 왜 자기한텐 ㅂㅅ들만 꼬이냐고 그럽니다. 사실 그날 들어주는데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타인을 그런 기준으로 평가하고 비난하는 건 제 가치관에 정말 맞지 않는 일인데...참 힘들다고 이야기 들어줘서 고맙다고 기분나아뎟다고 하는 애한테 앞으로 그런이야기 안했으면좋겠다고 하는게. 앞으로 니 힘든 이야기는 니알아서 해결하라는 말같고. 우정의 도리도 아닌거 같은데...

암튼 이야기가 좀 샜는데
어플로 원나잇을 밥먹듯 하면서 만족감을 느끼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 공허감과 불행감을 느끼더라고요. 우울해하고요.
친구가 원나잇 상대를 오직 얼굴, 성기, 신체 사이즈 등으로만 평가하듯 상대도 친구를 그렇게 평가하는게 당연하고 친구도 하루 만나는 상대가 자길 그런걸로만 평가하는걸 압니다. 그래서 늘 본인의 외모에 미친듯이 집착하고, 맨날 살이쪘다고 투덜대고, 운동을 해야하는데 운동은 안하는 본인의 모습과 찐 살과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한 본인의 타고난 얼굴과 신체의 한계에 우울해하고 그럽니다. 공허하고 일시적인 만남의 반복에 우울함을 느낍니다. 만나고 보니 상대의 외모가 무척 별로인날도 돌아와서 엄청 불쾌해하고 불행해합니다. 섹스가 불만족인 날도 돌아와 무척 욕합니다.

저렇게 네시간동안 제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어놓은 날 친구가 이렇게 심한 상태였다는걸 처음 알게됐습니다. 근데 친구가 성욕이 너무 강해서...그리고 친구는 며칠뒤에 또 원나잇을 하러갔고요. 내일도 하고요. 또 불만족하고 투덜대고 만난 상대를 외모로만 평가해서 비난하겠죠...저는 그냥 저날 이후로는 일단 안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 얘기를 듣는게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복잡해서...


못본 사이에...친구 정신이 많이 정신이 피폐해져 있는거 같습니다. 참 글이 두서가 없었네요...

글은 이렇게 썼지만 정말 소중한 친굽니다. 친구의 힘듦을 제게 나눠들게 해서 친구가 덜 불행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불행을 털어놓을 때면 제 가치관과 너무 맞지 않아 듣기가 조금 힘들고, 힘듦을 넘어서 ‘저건 좀 아니지 않나’까지 나아갔다가, 저도 모르게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하게됩니다. 소중한 친구를 그렇게 생각하는 제가 싫고 부끄럽습니다.


절대 잃고 싶지는 않은 친구입니다. 성생활 부분만 제외하면 참 재밌고 잘 맞고 사회적인 일에도 관심이 많고 본인 나름의 정의를 지키며 살고 봉사활동도 꾸준히 다니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열심히 잘 사는 좋은 친구입니다. (원나잇 상대가 아니면 그런식으로 타인을 외모로만 평가하는 친구가 절대아닙니다...)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친구에게 한심하다는 생각을 가져도 되나요... 이 상황에서 그렇지 않으려면 저는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 걸까요?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677 경제특수한 경우인데 희망 연봉 어떻게 적는게 좋을까요 5 [익명] 21/06/07 3249 0
11598 문화/예술저렴한 업소용 반자동 커피머신을 추천 받고 싶습니다 4 INFJ 21/05/23 4282 0
11599 의료/건강입 안을 심하게 데었습니다. 어떻게해야 좋을까요? 4 化神 21/05/23 3195 0
15159 기타서울> 춘천 하객용 버스 대절시 어디서 출발해야 할까요? 4 고운해 23/08/23 1892 0
15151 의료/건강잠이 자꾸 깹니다 17 곤살로문과인 23/08/21 1755 0
11601 경제타인명의 청약통장 사용 2 호로종 21/05/24 3713 0
11602 기타중국이라는 명칭 8 녹차김밥 21/05/24 4220 0
11603 기타파이썬 피보나치 수열 관련.. 7 윤지호 21/05/24 3908 0
11604 기타조리개, 셔터 속도 조절 되는 토이 카메라 3 아침커피 21/05/25 3181 0
11605 가정/육아성별이 반대인 자녀에 대한 특별한 마음은 어디서 오나요? 15 샨르우르파 21/05/25 3770 0
11609 진로조금은 고민되는 친구들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15 [익명] 21/05/25 4328 0
11610 경제해외 주식을 구매해보려고 합니다 9 INFJ 21/05/26 3898 0
11611 가정/육아15개월 아기 하원도우미 필요할까요? 23 네임넴 21/05/26 5586 0
11612 법률실입주 요건으로 중도금 대출 받은 경우 입주시 전세를 준다면? 3 [익명] 21/05/26 6491 0
11613 체육/스포츠부산 야구팬들에게 질문이 있습니다. (진지하지는 않습니다...) 8 알겠슘돠 21/05/26 3317 0
11614 기타친구의 삶을 제가 한심하다 느껴도 되는 건가요 11 [익명] 21/05/26 6675 0
11616 경제종합소득세 납부 질문입니다! 3 skkjune 21/05/27 3252 0
11617 기타유비가 이릉에서 꼬라박지 않았다면 삼국지가 나왔을까요? 9 syzygii 21/05/27 3698 0
11618 댓글잠금 게임랑그릿사 vs 브라운더스트 2 [익명] 21/05/28 3739 0
11619 의료/건강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맞는게 나을까요? 19 [익명] 21/05/28 4244 0
11620 기타운동화를 일반 세탁기에 돌려도 되나요 14 사과농장 21/05/28 13852 0
11621 기타라미 사파리 이후 만년필 13 한겨울 21/05/28 4073 0
11622 경제세무사사무실에 관한 신세한탄 섞인 질문글입니다. 6 [익명] 21/05/28 2931 0
11623 기타선물 추천 부탁드려요 5 프렌치키위쥬스 21/05/28 3674 0
11626 기타드레스 셔츠 추천받습니다. 14 J_Square 21/05/28 3672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