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21/06/19 11:56:16 |
Name | [익명] |
Subject | 가사를 돕지 않는 배우자가 이혼 사유가 될까요? |
현실보다 가상에 가깝고, 아직 이렇게 전개되지 않은 이야기지만 대강 상황은 이렇습니다. A와 B는 60대 후반, 70대 초반 부부이고, A는 30년 쭉 다닌 직장을 은퇴, B는 일 하다 주부노릇하다 일 하다 주부노릇하다를 그 시간 동안 반복하였습니다. 현재는 자식들은 모두 장성하여 독립하였고, 수입의 대부분을 A의 연금에 의지하여 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결혼생활동안 B가 직장을 다니는 상태였던 아니던 A는 육아와 가사에는 일체 손대지 않았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들은 B가 맡아 해 와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A가 은퇴하여서도 물론 마찬가지였습니다. A가 바깥으로 나돌아 다니는 동안 B는 A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밥을 해 먹이고, 낮에는 집을 청소 정리 정돈하고 설거지를 하고 장을 보고 저녁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 동안은 괜찮았습니다. 젊었으니까. 그렇지만 현재는 자신도 늙었습니다. 옛날에는 별 거 아닌 일이었지만 이제는 그 별 거 아닌 일도 힘에 부칩니다. 그리고 이건 주부만 아는 사실이지만 사람에 따라 별 거 아닌 일이 별 거 아닌게 결코 아닙니다. 게다가 자신은 점점 더 늙어 갈 것입니다. A는 쥐꼬리만한 연금을 거의 자신 놀러다니는데 소모하고 있고, B에겐 얼마 안되는 남은 돈을 던져 줄 뿐입니다. A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은 바깥 사람이니 써야 할 돈이 있고, B에게는 자신이 얼마를 던져 주던 간에 최선을 다해 안 살림을 꾸려나갈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물론 그 기준이 자신에겐 한없이 너그럽고 다른 사람에겐 한 없이 까다롭다는 게 문제입니다. B는 현재는 그럭 저럭 버틸 수 있지만, 둘 중에 누구 하나 죽기 전까진 이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몇 년 동안 냉가슴을 끙끙 앓았습니다. 자신도 죽을 때까지 누군가의 식모살이만 하려고 태어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때문에 몇 년만에 엄청난 각오를 굳히고, A에게 자신은 당신과 갈라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당연히 A는 세상에 없었던 분노와 짜증, 슬픔과 신경질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을 폭풍처럼 쏟아내었습니다. 두서 없는 A의 발언을 정리해보면 이랬습니다. "이제 내가 직장 퇴직하고 돈 얼마 벌어오지 못한다고 팽하는 거냐, 내가 대체 당신에게 무엇을 잘못했는가. 당신이야 말로 망측하게 이 나이에 이상한 놈팽이랑 바람난 건 아니겠지??!! 난 절대 못 해준다. 정 내가 꼴보기 싫다면 당신이 몸만 나가라. 당신에게는 위자료고 재산 분할이고 한 푼도 내 줄 수 없다." A의 입장은 이러합니다만 객관적인 사회와 법정의 입장은 어떠한가요? B는 정당한 이혼 사유를 인정받아 A에게 손해배상 성격의 위자료를 지불하지 않고 정당하게 그간 형성한 재산의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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