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17/04/03 23:39:12 |
Name | 은머리 |
Subject | 혹시 영어 독해 되시는 분들 중에 |
한국에서 나서 20대까지 살다가 미국온 지 16년 넘는데 아직은 영어 스피킹이 유려하지도 않고 독해가 막 항상 술술 되는 것도 아니에요. 결단코 한국어가 훨씬 편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언어의 특징이란 게 있는 모양인지 영어를 읽는 게 이해도가 더 높아요. 훨씬 높다고 해야하나. 모르는 단어 찾아가면서 읽는 건데도요. 혹시 이런 분 계시나요? 영어기사는 잘 쓴 글 읽으면 초딩한테 설명해주는 듯한 친절한 글을 읽는 것 같아요. 한국어로 된 기사나 글은 '잘 읽히지' 않을 때가 종종 있어요. 이건 왜 그런 걸까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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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글 읽을땐 한글/한국어 읽는 속도가 훨 빨라서 항상 이해하기는 한국어가 좀 더 편하다고 생각되었는데...
글 쓰기 할때는 영어가 훨 낫더라고요. 학교에서 더 체계적으로 배운 것 같기도 하고.. 제 어휘력이 영어가 더 나은 점도 있는 것 같고요.
제 능력치?를 떠나서 영어의 문법이나 롸이팅 스타일이 좀 더 체계적으로 연구되고 가르쳐지고 있지 않나 생각하기도 해요.
'글 쓰는 법' 이란게 애초부터 "reader에게 내 뜻 전달"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궁리하는 거니까요 ~_~
읽는 ... 더 보기
글 쓰기 할때는 영어가 훨 낫더라고요. 학교에서 더 체계적으로 배운 것 같기도 하고.. 제 어휘력이 영어가 더 나은 점도 있는 것 같고요.
제 능력치?를 떠나서 영어의 문법이나 롸이팅 스타일이 좀 더 체계적으로 연구되고 가르쳐지고 있지 않나 생각하기도 해요.
'글 쓰는 법' 이란게 애초부터 "reader에게 내 뜻 전달"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궁리하는 거니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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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글 읽을땐 한글/한국어 읽는 속도가 훨 빨라서 항상 이해하기는 한국어가 좀 더 편하다고 생각되었는데...
글 쓰기 할때는 영어가 훨 낫더라고요. 학교에서 더 체계적으로 배운 것 같기도 하고.. 제 어휘력이 영어가 더 나은 점도 있는 것 같고요.
제 능력치?를 떠나서 영어의 문법이나 롸이팅 스타일이 좀 더 체계적으로 연구되고 가르쳐지고 있지 않나 생각하기도 해요.
'글 쓰는 법' 이란게 애초부터 "reader에게 내 뜻 전달"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궁리하는 거니까요 ~_~
읽는 사람의 language preference나 각 언어에 따른 이해력?에 따라 갈릴 수도 있지만
쓰인 언어 그 자체의 structure도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한국어는 한문으로 이루어진 단어가 많으니까 한문 어휘력도 필요해서 더 그런 걸지도요 @ㅅ@
미주거주자면 한문 어휘력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글 쓰기 할때는 영어가 훨 낫더라고요. 학교에서 더 체계적으로 배운 것 같기도 하고.. 제 어휘력이 영어가 더 나은 점도 있는 것 같고요.
제 능력치?를 떠나서 영어의 문법이나 롸이팅 스타일이 좀 더 체계적으로 연구되고 가르쳐지고 있지 않나 생각하기도 해요.
'글 쓰는 법' 이란게 애초부터 "reader에게 내 뜻 전달"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궁리하는 거니까요 ~_~
읽는 사람의 language preference나 각 언어에 따른 이해력?에 따라 갈릴 수도 있지만
쓰인 언어 그 자체의 structure도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한국어는 한문으로 이루어진 단어가 많으니까 한문 어휘력도 필요해서 더 그런 걸지도요 @ㅅ@
미주거주자면 한문 어휘력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엘레노어님 말씀처럼 국내의 사설이나 전문성을 요하는글들에는 한문이 많이 섞여있어서 글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제 생각에는 글에도 영어는 청자를 배려해서 쉽게 잘 읽히는 글들을 잘 쓴 글이라 하는데 한글로 쓰인 글들은 말을 어렵게 해야 잘 쓴 글이라 생각하고 쓰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아요. 문화적인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제 개인적인 건... 말이나 글쓰기를 간결 명확하게 해야하는데 전 그게 잘 안되어서 늘 고민이에요. 환경적인 측면이 큰데... 노력부재이기도해요. ㅠㅠ 발음은 이미 포기... 저 하고 싶은말 하고 살면... 더 보기
제 개인적인 건... 말이나 글쓰기를 간결 명확하게 해야하는데 전 그게 잘 안되어서 늘 고민이에요. 환경적인 측면이 큰데... 노력부재이기도해요. ㅠㅠ 발음은 이미 포기... 저 하고 싶은말 하고 살면... 더 보기
엘레노어님 말씀처럼 국내의 사설이나 전문성을 요하는글들에는 한문이 많이 섞여있어서 글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제 생각에는 글에도 영어는 청자를 배려해서 쉽게 잘 읽히는 글들을 잘 쓴 글이라 하는데 한글로 쓰인 글들은 말을 어렵게 해야 잘 쓴 글이라 생각하고 쓰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아요. 문화적인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제 개인적인 건... 말이나 글쓰기를 간결 명확하게 해야하는데 전 그게 잘 안되어서 늘 고민이에요. 환경적인 측면이 큰데... 노력부재이기도해요. ㅠㅠ 발음은 이미 포기... 저 하고 싶은말 하고 살면 되었지해요. 가끔 말 매끈하게 잘하는 방송인들보면 부러워요. Short and Concise ㅋㅋ 국어도 영어도 다 안되어요. 이 생애에서는...봐요..지금도 길어요. ㅋㅋ 그래서 댓글 안달고 눈팅으로를 스스로한테 세뇌시키는지도 몰라요.
제 개인적인 건... 말이나 글쓰기를 간결 명확하게 해야하는데 전 그게 잘 안되어서 늘 고민이에요. 환경적인 측면이 큰데... 노력부재이기도해요. ㅠㅠ 발음은 이미 포기... 저 하고 싶은말 하고 살면 되었지해요. 가끔 말 매끈하게 잘하는 방송인들보면 부러워요. Short and Concise ㅋㅋ 국어도 영어도 다 안되어요. 이 생애에서는...봐요..지금도 길어요. ㅋㅋ 그래서 댓글 안달고 눈팅으로를 스스로한테 세뇌시키는지도 몰라요.
1. 글쓰기 교육이 전무하다시피 해요
2. 한자를 안쓰면서 한자어를 써요. 이건 영어로 비유하자면 같은 음을 가진 단어를 모두 똑같은 스펠링으로 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scent sent cent 를 모두 구분 없이 sent로 쓴다고 생각해보세요)
3. 한국어 syntax는 영어에 비해 더 느슨해요. 그래서 영어처럼 문장성분이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4. 2번과 연결된 사실인데, 한자노출을 안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어 작문-독해는 수수께끼 맞추기처럼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독해경험이 불쾌해지고,... 더 보기
2. 한자를 안쓰면서 한자어를 써요. 이건 영어로 비유하자면 같은 음을 가진 단어를 모두 똑같은 스펠링으로 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scent sent cent 를 모두 구분 없이 sent로 쓴다고 생각해보세요)
3. 한국어 syntax는 영어에 비해 더 느슨해요. 그래서 영어처럼 문장성분이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4. 2번과 연결된 사실인데, 한자노출을 안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어 작문-독해는 수수께끼 맞추기처럼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독해경험이 불쾌해지고,... 더 보기
1. 글쓰기 교육이 전무하다시피 해요
2. 한자를 안쓰면서 한자어를 써요. 이건 영어로 비유하자면 같은 음을 가진 단어를 모두 똑같은 스펠링으로 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scent sent cent 를 모두 구분 없이 sent로 쓴다고 생각해보세요)
3. 한국어 syntax는 영어에 비해 더 느슨해요. 그래서 영어처럼 문장성분이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4. 2번과 연결된 사실인데, 한자노출을 안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어 작문-독해는 수수께끼 맞추기처럼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독해경험이 불쾌해지고, 이는 독서경험 총량의 감소로 이어졌어요 (전 그렇다고 믿어요. 증거 없음.)
5. 역시 2번과 연결된 사실인데, 한자노출이 없어지면서 한자어만으론 의미전달이 뚜렷하지 않게 되니 자연스럽게 말을 풀어쓰는 현상이 생겼어요. 예컨대 '연세대, 연고전 3연패'라고 할 걸 連敗인지 連霸인지 알 길이 없으니 '연세대, 연고전 3년 연속 우승' 처럼 길게 늘여쓰는 거예요. 이러다보니 한국 현대 소설은 말이 주절주절 늘어지는 만연체가 많아요 (이 문장도 사실 蔓衍體를 한자로 노출했고 독자가 한자독해에 익숙하기만 했다면 '말이 주절주절 늘어지는'이라는 절을 쓸 필요가 없었을 거예요. 덩굴처럼 덕지덕지 늘어지는 문체라는 의미를 배우지 않고도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 자연히 텍스트가 간결명료(concise)하지 않다는 느낌을 주지요.
6. 그래서 전 80-90년대를 주름잡던 민족주의자들이, 특히 한글전용론자(이 여섯 음절 단어에 한자가 다섯 개나 있네요)들이 [자해]를 했다고 생각해요. 그분들 덕분에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게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한국 문어(文語)가 썩어들어가고 있는 거예요.
2. 한자를 안쓰면서 한자어를 써요. 이건 영어로 비유하자면 같은 음을 가진 단어를 모두 똑같은 스펠링으로 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scent sent cent 를 모두 구분 없이 sent로 쓴다고 생각해보세요)
3. 한국어 syntax는 영어에 비해 더 느슨해요. 그래서 영어처럼 문장성분이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4. 2번과 연결된 사실인데, 한자노출을 안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어 작문-독해는 수수께끼 맞추기처럼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독해경험이 불쾌해지고, 이는 독서경험 총량의 감소로 이어졌어요 (전 그렇다고 믿어요. 증거 없음.)
5. 역시 2번과 연결된 사실인데, 한자노출이 없어지면서 한자어만으론 의미전달이 뚜렷하지 않게 되니 자연스럽게 말을 풀어쓰는 현상이 생겼어요. 예컨대 '연세대, 연고전 3연패'라고 할 걸 連敗인지 連霸인지 알 길이 없으니 '연세대, 연고전 3년 연속 우승' 처럼 길게 늘여쓰는 거예요. 이러다보니 한국 현대 소설은 말이 주절주절 늘어지는 만연체가 많아요 (이 문장도 사실 蔓衍體를 한자로 노출했고 독자가 한자독해에 익숙하기만 했다면 '말이 주절주절 늘어지는'이라는 절을 쓸 필요가 없었을 거예요. 덩굴처럼 덕지덕지 늘어지는 문체라는 의미를 배우지 않고도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 자연히 텍스트가 간결명료(concise)하지 않다는 느낌을 주지요.
6. 그래서 전 80-90년대를 주름잡던 민족주의자들이, 특히 한글전용론자(이 여섯 음절 단어에 한자가 다섯 개나 있네요)들이 [자해]를 했다고 생각해요. 그분들 덕분에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게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한국 문어(文語)가 썩어들어가고 있는 거예요.
She said, "I'm beautiful."
그녀는 "나는 아름답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영어는
S+V S+V 의 반복으로 나아가고
한국어는
S S+V V 처럼 문장을 서로 안고/안기고 들어가요.
전자가 직관적으로 더 보기/이해하기 편하죠?
내가 기대하고 원했으나 끝내 나를 져버렸던 그녀
A girl whom I expected and wanted but who betrayed me
긴 수식어를 줄줄 말한 후에야 비로소 피수식어를 내뱉는 한국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기 힘들어요.
sy... 더 보기
그녀는 "나는 아름답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영어는
S+V S+V 의 반복으로 나아가고
한국어는
S S+V V 처럼 문장을 서로 안고/안기고 들어가요.
전자가 직관적으로 더 보기/이해하기 편하죠?
내가 기대하고 원했으나 끝내 나를 져버렸던 그녀
A girl whom I expected and wanted but who betrayed me
긴 수식어를 줄줄 말한 후에야 비로소 피수식어를 내뱉는 한국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기 힘들어요.
sy... 더 보기
She said, "I'm beautiful."
그녀는 "나는 아름답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영어는
S+V S+V 의 반복으로 나아가고
한국어는
S S+V V 처럼 문장을 서로 안고/안기고 들어가요.
전자가 직관적으로 더 보기/이해하기 편하죠?
내가 기대하고 원했으나 끝내 나를 져버렸던 그녀
A girl whom I expected and wanted but who betrayed me
긴 수식어를 줄줄 말한 후에야 비로소 피수식어를 내뱉는 한국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기 힘들어요.
syntax의 문제가 절대적입니다.
또 영어식 사고 및 표현하는 방식과 한국어식 사고 및 표현하는 방식도 구조적으로 다른데 이것도 큰 영향이 있을듯..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 없어요. 다만 한국어보다 영어는 결론을 미리 내고, 디테일한 의미보다 전체적인 형식을 먼저 말하는데 이게 결정적.
한자의 동음이의어 문제니 한글전용론의 문제니 이런 건 전혀 본질적인 게 아닙니다. 어휘는 이론과 맥락 하에 그 의미에 기대어 읽히는 것인데 한자 안다고 그 어휘의 의미를 아는 것도 아니고 또 더 편하게 읽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녀는 "나는 아름답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영어는
S+V S+V 의 반복으로 나아가고
한국어는
S S+V V 처럼 문장을 서로 안고/안기고 들어가요.
전자가 직관적으로 더 보기/이해하기 편하죠?
내가 기대하고 원했으나 끝내 나를 져버렸던 그녀
A girl whom I expected and wanted but who betrayed me
긴 수식어를 줄줄 말한 후에야 비로소 피수식어를 내뱉는 한국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기 힘들어요.
syntax의 문제가 절대적입니다.
또 영어식 사고 및 표현하는 방식과 한국어식 사고 및 표현하는 방식도 구조적으로 다른데 이것도 큰 영향이 있을듯..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 없어요. 다만 한국어보다 영어는 결론을 미리 내고, 디테일한 의미보다 전체적인 형식을 먼저 말하는데 이게 결정적.
한자의 동음이의어 문제니 한글전용론의 문제니 이런 건 전혀 본질적인 게 아닙니다. 어휘는 이론과 맥락 하에 그 의미에 기대어 읽히는 것인데 한자 안다고 그 어휘의 의미를 아는 것도 아니고 또 더 편하게 읽히는 것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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