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17/10/06 20:36:47 |
Name | [익명] |
Subject | 연구직에 대한 심한 회의감이 듭니다 |
홍차넷 여러분 저는 연구직에 몸담고 있는 연구원입니다. 넋두리라고 해야 할까요, 최근 연구라는 행위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이 들어 앞으로의 진로에 큰 고민이 있습니다. 하나는 특히 논문을 쓸때 연구윤리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이외의 교수로서 가져야할 기본윤리에 대한 것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몇년, 현재 아시아권 대학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참고로, 어쩌다 보니 모두 한국인 교수님들과 일을 했습니다. 이점 양지하시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1. 연구, 특히 실험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를 진행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통제된 환경에서 한다고 하지만, 1. 애초에 가설이 잘못 되었을 수 있고 2. 실험 설계가 잘못 되었을 수 있고 3. 실험을 잘못 진행하였을 수 있고 4. 데이터 분석이 잘못 되었을 수 있고.. 등등 여전히 이런 가능성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마주하게 됩니다. 저는 최근에 진행한 실험에서, A의 효과를 b,c,d,e,f,g의 차원에서 측정하였고 그 중에 b,c,d,e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결과를 f,g는 애매한.. p value가 marginal한 0.05-0.1 사이의 값을 얻었습니다. 교수님께 보고드렸더니 대뜸 하는 말이.. 특이값을 제거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특이값이 없었다고 말씀드렸지요. (box plot에서 2.2*IQR 심지어 3.0까지도 적용했더니요..) 그러더니.. 데이터를 내림차순으로 쫙 정렬하시면서, 교수 "이거 보세요, (max, min값들을 가리키며) 얘네들 좀 튀잖아요" 나 "그럼 무슨 기준으로 특이값을 분류해 없애란 말씀이시지요?" 교수 "그냥 튀어 보이는 것들 위주로 몇개씩 없애면 marginal 한 것들이 significance가 p<0.05로 나올 수 있잖아요, 한번 해보고 보고해주세요" ????????? 제가 모시는 교수님은 국내 명문대를 졸업후 미국과 유럽의 명문대에서 학위를 하신 분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utlier의 정의조차 이런 느낌으로 가자는 건가? 고작 튀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도 p value를 낮추기 위해서?! 교수 "그리고 b,c,d,e는 실험에서 사용 하지 않은 것으로 빼시죠" 나 "....." 다음날 다른 측정치 "i"를 가지고 보고드렸습니다. A의 효과를 i의 차원에서 분석해보니 significance가 역시 애매하게 나왔습니다. 역시 교수님은 또 특이값 타령을 하십니다.. (특이값은 없앴다고요... 교수님!!) 교수 "이런저런 데이터를 좀 빼면 p값이 낮게 나올거 아니겠냐, 샘플수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특이값?을 빼라" 나 "i의 샘플수를 줄이면 b,c,d,e,f,g의 샘플수도 같이 맞춰야 되서 전부 분석을 다시 해야 합니다." 교수 "그래도 해라" 나 "..."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고 하면 무엇하나요. 다 구라인데.. 학계는 허상뿐인 이론과 거짓으로 쌓아올린 지식을 공유하며 발전하는 것 같다는 기분이 심하게 듭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결과를 논문에 싣고 무슨 생각이 들까요. 그렇게 만들어진 논문으로, 그 논문의 갯수로서 평가받는 학계의 풍토속에서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 안듭니다. 교수님에게 아니요 못하겠습니다. 라고 말하지 못한 제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2. 고백합니다. 2.1 논문대필 한국에서 학위를 할 때는 참 힘들었습니다. 석/박사 과정중에 소위 논문 대필을 11번을 했습니다. 제 연구를 하는 시간보다 남 논문 써주는 것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주로 직장인 대학원 분들이 고객이었습니다. 일하느라 바쁘신 분들이 언제 연구논문을 쓰겠어요..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그 일을 맡기고, 그 대가로 커미션을 챙겨드셨지요. 교수님은 논문 한편에 100-150만원정도 가져가셨습니다. 1년에 졸업인원이 많을때는 10명 이상이었으니, 꽤 쏠쏠하게 챙겨드셨겠네요. 저희는 30-100만원 정도를 주셨지요. +알파가 아니라 장학금의 일부로서 말이죠. 이건 잘못된건지도 모르고 그냥 했습니다. 연구 논문을 가장한 가짜논문을 양산했습니다. 돈을 벌어야 했으니까요. 잘못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후회스럽습니다. 2.2 정부 연구비 이건 얼마나 정부 연구비가 허술한지에 대한 에피소드입니다. 저희 분야는 음.. 어느 분야인지는 비밀로 할게요. 정부 산하 기관에서 "연구 중장기 계획" 이란걸 세워서 향후 5년간의 중점 연구 과제와 연구비 지출 계획을 세웁니다. 이 계획을 수립하는 일은 용역으로 발주되고, 주로 가장 큰 학회에서 (기계 전자 건축 학회 등등 학계의 대표 학회가 있겠지요) 수주해서 진행합니다. 어쩌다 보니 저희 연구실이 학회 소속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설명 드렸다 싶이, "중점 연구 과제"라는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주로, 산/학/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 (주로 설문)하여 정리합니다. 어떤 연구가 중요합니까? 그게 얼마나 시급한 것인가요? 파급 효과는 얼마나 클까요? 등의 잣대를 가지고 말이죠.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절차를 깡그리 무시합니다. 그저, 우리 교수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구가 최우선 과제, 즉 설문에서 1등이기만 하면 되니까요. 어떻게 하냐고요? 설문 업체와 짜고 그 결과를 조작합니다. 그 설문업체는 학회의 하청을 받아서 하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결과를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해서 수립한 중장기 과제를 가지고 약 2년 뒤에 우리 교수는 연구비 150억짜리 프로젝트를 가져갑니다. 경쟁자는 없었습니다. 저희 교수만 이랬을 까요? 중장기 계획에 참여한 모든 교수님들이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저마다 각자 잘하는 연구과제를 밀어넣었고 역시 몇년뒤에 그 과제를 수주해 갔습니다. 저는 그 실무를 잘.. 처리했지요. 아 교수님 말듣고 사는게 영혼을 파는 일이구나.. 졸업하기 더럽게 힘들구나.. 저는 껍데기만 남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냥 심은대로 거두는 솔직하고 정직한 삶을 사고 싶습니다. 자꾸 연구자가 아니라 전문 조작꾼으로서의 삶을 사는 것이, 그리고 그래야만 하는 것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저만 이런건가요?? 여러분들의 경험과 조언 구합니다. 10
|
네,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산업계는 최소한 경제 산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지만
학계는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만든다는 "연구"라는 이름으로
실상은 연구를 위한 연구를 일삼으며 말도 안되는 연구를 해서 논문 갯수 늘리기에 급급하고 세금 짬자미 해먹는 집단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성과도 가끔 가로채가기도 합니다. 이건 산업계도 마찬가지일까요?
제가 쓴 논문은 거의 지도교수가 1저자 입니다. 그리고 친한 교수님이 교신저자로 들어오고요. (이는 인사고과를 위함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사회에 도움이라도 되면서... 더 보기
산업계는 최소한 경제 산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지만
학계는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만든다는 "연구"라는 이름으로
실상은 연구를 위한 연구를 일삼으며 말도 안되는 연구를 해서 논문 갯수 늘리기에 급급하고 세금 짬자미 해먹는 집단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성과도 가끔 가로채가기도 합니다. 이건 산업계도 마찬가지일까요?
제가 쓴 논문은 거의 지도교수가 1저자 입니다. 그리고 친한 교수님이 교신저자로 들어오고요. (이는 인사고과를 위함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사회에 도움이라도 되면서... 더 보기
네,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산업계는 최소한 경제 산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지만
학계는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만든다는 "연구"라는 이름으로
실상은 연구를 위한 연구를 일삼으며 말도 안되는 연구를 해서 논문 갯수 늘리기에 급급하고 세금 짬자미 해먹는 집단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성과도 가끔 가로채가기도 합니다. 이건 산업계도 마찬가지일까요?
제가 쓴 논문은 거의 지도교수가 1저자 입니다. 그리고 친한 교수님이 교신저자로 들어오고요. (이는 인사고과를 위함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사회에 도움이라도 되면서 일하고 싶습니다.
최소한 거짓을 말하더라도 사회에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요.
아무것도 아닌 것에 굳이 거짓을 말하고 싶지 않아요.ㅠ
일단은 밥을 먹고 살아야 하기에 버텨보겠습니다 ㅎㅎ
산업계는 최소한 경제 산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지만
학계는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만든다는 "연구"라는 이름으로
실상은 연구를 위한 연구를 일삼으며 말도 안되는 연구를 해서 논문 갯수 늘리기에 급급하고 세금 짬자미 해먹는 집단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성과도 가끔 가로채가기도 합니다. 이건 산업계도 마찬가지일까요?
제가 쓴 논문은 거의 지도교수가 1저자 입니다. 그리고 친한 교수님이 교신저자로 들어오고요. (이는 인사고과를 위함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사회에 도움이라도 되면서 일하고 싶습니다.
최소한 거짓을 말하더라도 사회에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요.
아무것도 아닌 것에 굳이 거짓을 말하고 싶지 않아요.ㅠ
일단은 밥을 먹고 살아야 하기에 버텨보겠습니다 ㅎㅎ
연구비 사용 기준에 불필요한 제약이 많아서 제대로된 연구를 못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저는 다행히도 내부 인건비, 인건비 비중의 상한때문에 계획했던 연구를 못한 경우는 없었거든요..
그런 요인 보다도, 저는 원하는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데이터를 임의로 조작하는 것에 대한 연구윤리를 따지고 싶습니다.
물론 통계적으로 논문에서 significant한 결과가 그렇지 않은 결과보다 3배 이상 많다고 하더라고요.
의도적으로 기대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숨기는 연구자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긴 합니다.
그런데 제 케이스는 결과를 숨기는 게... 더 보기
저는 다행히도 내부 인건비, 인건비 비중의 상한때문에 계획했던 연구를 못한 경우는 없었거든요..
그런 요인 보다도, 저는 원하는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데이터를 임의로 조작하는 것에 대한 연구윤리를 따지고 싶습니다.
물론 통계적으로 논문에서 significant한 결과가 그렇지 않은 결과보다 3배 이상 많다고 하더라고요.
의도적으로 기대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숨기는 연구자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긴 합니다.
그런데 제 케이스는 결과를 숨기는 게... 더 보기
연구비 사용 기준에 불필요한 제약이 많아서 제대로된 연구를 못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저는 다행히도 내부 인건비, 인건비 비중의 상한때문에 계획했던 연구를 못한 경우는 없었거든요..
그런 요인 보다도, 저는 원하는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데이터를 임의로 조작하는 것에 대한 연구윤리를 따지고 싶습니다.
물론 통계적으로 논문에서 significant한 결과가 그렇지 않은 결과보다 3배 이상 많다고 하더라고요.
의도적으로 기대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숨기는 연구자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긴 합니다.
그런데 제 케이스는 결과를 숨기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결과를 맞추는 행위라서 양심에 걸리네요.
그나저나 제대로 연구를 하기 위해 징계받거나 범법자가 되어야 하는 경우는 어떠한 상황인가요?
선의의 희생자 같은 개념인가요?
저는 다행히도 내부 인건비, 인건비 비중의 상한때문에 계획했던 연구를 못한 경우는 없었거든요..
그런 요인 보다도, 저는 원하는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데이터를 임의로 조작하는 것에 대한 연구윤리를 따지고 싶습니다.
물론 통계적으로 논문에서 significant한 결과가 그렇지 않은 결과보다 3배 이상 많다고 하더라고요.
의도적으로 기대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숨기는 연구자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긴 합니다.
그런데 제 케이스는 결과를 숨기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결과를 맞추는 행위라서 양심에 걸리네요.
그나저나 제대로 연구를 하기 위해 징계받거나 범법자가 되어야 하는 경우는 어떠한 상황인가요?
선의의 희생자 같은 개념인가요?
연구비를 따야 연구원 월급도 주고 그러는데, 연구원 한명 1년 월급주려면 대략 연구비가 1억은 있어야 합니다. 대학원생 같으면 Lab에서 주는 돈이겠죠.
만약 연구실에 연구원이 10명이 있으면 연구비가 매년 10억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작은 연구실 하나 꾸미려고 해도, 대략 5년간 5억정도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과제를 따지 못하면 이론적으로 연구실을 꾸밀 수 없죠.(미국은 펀딩 못 받으면 뭐 교수부터 연구원까지 모두 집으로 향하기도 한가보더군요.) 물론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하는 곳도 많습니다만...
대부분의... 더 보기
만약 연구실에 연구원이 10명이 있으면 연구비가 매년 10억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작은 연구실 하나 꾸미려고 해도, 대략 5년간 5억정도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과제를 따지 못하면 이론적으로 연구실을 꾸밀 수 없죠.(미국은 펀딩 못 받으면 뭐 교수부터 연구원까지 모두 집으로 향하기도 한가보더군요.) 물론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하는 곳도 많습니다만...
대부분의... 더 보기
연구비를 따야 연구원 월급도 주고 그러는데, 연구원 한명 1년 월급주려면 대략 연구비가 1억은 있어야 합니다. 대학원생 같으면 Lab에서 주는 돈이겠죠.
만약 연구실에 연구원이 10명이 있으면 연구비가 매년 10억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작은 연구실 하나 꾸미려고 해도, 대략 5년간 5억정도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과제를 따지 못하면 이론적으로 연구실을 꾸밀 수 없죠.(미국은 펀딩 못 받으면 뭐 교수부터 연구원까지 모두 집으로 향하기도 한가보더군요.) 물론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하는 곳도 많습니다만...
대부분의 연구들은 연구자가 이렇게 하면 분명히 된다고 생각해서 하는 경우가 많고, 답이 없는 분야인데 무언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서 하는 연구는 아주 드물기 때문에 실험이 제대로 될 때까지 연구를 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내가 원하는 결과와 반대의 결과가 나왔는데, 거기에서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잘 없죠. 그런데, 대부분의 연구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저희쪽 처럼 생물을 이용한 경우는.... 뭐 연구원 한명이 잘못하거나 연구자가 사용하는 방법이 잘못된 경우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 어렵죠. 그래서 Negative study가 발표되면, 저 팀은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고 반론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연구비를 수주하지 못하게 되거나 연구비가 없을 경우에도 연구원 월급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다른 곳에서 아끼게 되는데 이 경우 감사에 의해서 징계를 받게 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아주 악의적인 경우에는 검찰의 조사를 받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도 연구비 감사를 한번 당하면 저희쪽은 아예 진절머리를 칩니다.
그게 의학쪽은 연구비 따지 못하면 그냥 연구실 접고 연구비가 거의 들지 않는 자체연구만 해도 되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래도 연구비 관련으로 잊을만 하면 몇명 징계받고 몇명 검찰조사 받습니다.
열심히 연구비 따서 연구한 사람이 징계받으면 벌것 아닌 징계이지만, 나중에 옆에서 배짱이 노릇하던 사람이 징계가 없다는 이유로 보직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골치아픈 국책과제보다 제약회사 연구를 선호하게 되기도 하고 그럽니다.
만약 연구실에 연구원이 10명이 있으면 연구비가 매년 10억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작은 연구실 하나 꾸미려고 해도, 대략 5년간 5억정도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과제를 따지 못하면 이론적으로 연구실을 꾸밀 수 없죠.(미국은 펀딩 못 받으면 뭐 교수부터 연구원까지 모두 집으로 향하기도 한가보더군요.) 물론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하는 곳도 많습니다만...
대부분의 연구들은 연구자가 이렇게 하면 분명히 된다고 생각해서 하는 경우가 많고, 답이 없는 분야인데 무언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서 하는 연구는 아주 드물기 때문에 실험이 제대로 될 때까지 연구를 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내가 원하는 결과와 반대의 결과가 나왔는데, 거기에서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잘 없죠. 그런데, 대부분의 연구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저희쪽 처럼 생물을 이용한 경우는.... 뭐 연구원 한명이 잘못하거나 연구자가 사용하는 방법이 잘못된 경우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 어렵죠. 그래서 Negative study가 발표되면, 저 팀은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고 반론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연구비를 수주하지 못하게 되거나 연구비가 없을 경우에도 연구원 월급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다른 곳에서 아끼게 되는데 이 경우 감사에 의해서 징계를 받게 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아주 악의적인 경우에는 검찰의 조사를 받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도 연구비 감사를 한번 당하면 저희쪽은 아예 진절머리를 칩니다.
그게 의학쪽은 연구비 따지 못하면 그냥 연구실 접고 연구비가 거의 들지 않는 자체연구만 해도 되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래도 연구비 관련으로 잊을만 하면 몇명 징계받고 몇명 검찰조사 받습니다.
열심히 연구비 따서 연구한 사람이 징계받으면 벌것 아닌 징계이지만, 나중에 옆에서 배짱이 노릇하던 사람이 징계가 없다는 이유로 보직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골치아픈 국책과제보다 제약회사 연구를 선호하게 되기도 하고 그럽니다.
어느 분야나 비슷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도 아마 글쓴 분께서는 알고 계시겠죠.
적절히 타협하고 기득권을 얻을 것인가 아닌가.
예전에 홍세화 씨가 쓰신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 옛날에 서당선생이 삼형제를 가르쳤겠다. 어느 날 서당선생은 삼형제에게 차례대로 장래 희망을 말해보라고 했겠다. 맏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정승이 되고 싶다고 하니 선생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그럼 그렇지 하고 칭찬했겠다. 둘째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장군이 되고 싶다고 했겠다. 이 말에 서당선... 더 보기
적절히 타협하고 기득권을 얻을 것인가 아닌가.
예전에 홍세화 씨가 쓰신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 옛날에 서당선생이 삼형제를 가르쳤겠다. 어느 날 서당선생은 삼형제에게 차례대로 장래 희망을 말해보라고 했겠다. 맏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정승이 되고 싶다고 하니 선생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그럼 그렇지 하고 칭찬했겠다. 둘째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장군이 되고 싶다고 했겠다. 이 말에 서당선... 더 보기
어느 분야나 비슷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도 아마 글쓴 분께서는 알고 계시겠죠.
적절히 타협하고 기득권을 얻을 것인가 아닌가.
예전에 홍세화 씨가 쓰신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 옛날에 서당선생이 삼형제를 가르쳤겠다. 어느 날 서당선생은 삼형제에게 차례대로 장래 희망을 말해보라고 했겠다. 맏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정승이 되고 싶다고 하니 선생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그럼 그렇지 하고 칭찬했겠다. 둘째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장군이 되고 싶다고 했겠다. 이 말에 서당선생은 역시 흡족한 표정을 짓고 그럼 그렇지 사내 대장부는 포부가 커야지 했겠다. 막내에게 물으니 잠깐 생각하더니 저는 장래 희망은 그만두고 개똥 세 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했겠다. 표정이 언짢아진 서당선생이 그건 왜? 하고 당연히 물을 수밖에. 막내 말하기를, 나보다도 글 읽기를 싫어하는 맏형이 정승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치니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또 나보다도 겁쟁이인 둘째형이 장군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니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여기까지 말한 막내가 우물쭈물하니 서당선생이 일그러진 얼굴로 버럭 소리를 질렀겠다. 그럼 마지막 한 개는? 하고.
여기까지 말씀하신 할아버님께선 나에게 이렇게 물으셨다.
"세화야, 막내가 뭐라고 말했겠니?"하고.
나는 어린 나이에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거야 서당선생 먹으라고 했겠지요, 뭐."
"왜 그러냐?"
"그거야 맏형과 둘째형의 그 엉터리 같은 말을 듣고 좋아했으니까 그렇지요."
"그래. 네 말이 옳다. 얘기는 거기서 끝나지. 그런데 만약 네가 그 막내였다면 그 말을 서당선생에게 할 수 있었겠냐?"
어렸던 나는 그때 말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자 할아버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화야, 네가 앞으로 그 말을 못하게 되면 세 개째의 개똥은 네 차지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적절히 타협하고 기득권을 얻을 것인가 아닌가.
예전에 홍세화 씨가 쓰신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 옛날에 서당선생이 삼형제를 가르쳤겠다. 어느 날 서당선생은 삼형제에게 차례대로 장래 희망을 말해보라고 했겠다. 맏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정승이 되고 싶다고 하니 선생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그럼 그렇지 하고 칭찬했겠다. 둘째형이 말하기를 나는 커서 장군이 되고 싶다고 했겠다. 이 말에 서당선생은 역시 흡족한 표정을 짓고 그럼 그렇지 사내 대장부는 포부가 커야지 했겠다. 막내에게 물으니 잠깐 생각하더니 저는 장래 희망은 그만두고 개똥 세 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했겠다. 표정이 언짢아진 서당선생이 그건 왜? 하고 당연히 물을 수밖에. 막내 말하기를, 나보다도 글 읽기를 싫어하는 맏형이 정승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치니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또 나보다도 겁쟁이인 둘째형이 장군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니 개똥 한 개를 먹이고 싶고...... 여기까지 말한 막내가 우물쭈물하니 서당선생이 일그러진 얼굴로 버럭 소리를 질렀겠다. 그럼 마지막 한 개는? 하고.
여기까지 말씀하신 할아버님께선 나에게 이렇게 물으셨다.
"세화야, 막내가 뭐라고 말했겠니?"하고.
나는 어린 나이에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거야 서당선생 먹으라고 했겠지요, 뭐."
"왜 그러냐?"
"그거야 맏형과 둘째형의 그 엉터리 같은 말을 듣고 좋아했으니까 그렇지요."
"그래. 네 말이 옳다. 얘기는 거기서 끝나지. 그런데 만약 네가 그 막내였다면 그 말을 서당선생에게 할 수 있었겠냐?"
어렸던 나는 그때 말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자 할아버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화야, 네가 앞으로 그 말을 못하게 되면 세 개째의 개똥은 네 차지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이미 연구비를 제공하는 측이나 연구비를 사용하는 측 둘 중 하나가 거의 복날 개 잡듯이 잡혀야 해결되는 경지에 이르른 부분인지라...
연구비 심사하는 작자들은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는데 평가는 해야겠으니 SCI 개수, 특허 출원 개수같은 요상한 걸로 과제 평가하려 하고
연구비 사용하는 작자들은 덕분에 과제를 "성공"으로 끝낼 수 밖에 없도록 별 시덥잖은 논문 내고 그거 특허로 연계하는데 시간 다 쓰고(안 그러면 암것도 안한 도둑놈 되니까)
일부 연구비 개같이 사용하는 작자들이 많이들 해먹은 바람에 뭘 하나 하는데도 영수증 하나씩... 더 보기
연구비 심사하는 작자들은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는데 평가는 해야겠으니 SCI 개수, 특허 출원 개수같은 요상한 걸로 과제 평가하려 하고
연구비 사용하는 작자들은 덕분에 과제를 "성공"으로 끝낼 수 밖에 없도록 별 시덥잖은 논문 내고 그거 특허로 연계하는데 시간 다 쓰고(안 그러면 암것도 안한 도둑놈 되니까)
일부 연구비 개같이 사용하는 작자들이 많이들 해먹은 바람에 뭘 하나 하는데도 영수증 하나씩... 더 보기
이미 연구비를 제공하는 측이나 연구비를 사용하는 측 둘 중 하나가 거의 복날 개 잡듯이 잡혀야 해결되는 경지에 이르른 부분인지라...
연구비 심사하는 작자들은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는데 평가는 해야겠으니 SCI 개수, 특허 출원 개수같은 요상한 걸로 과제 평가하려 하고
연구비 사용하는 작자들은 덕분에 과제를 "성공"으로 끝낼 수 밖에 없도록 별 시덥잖은 논문 내고 그거 특허로 연계하는데 시간 다 쓰고(안 그러면 암것도 안한 도둑놈 되니까)
일부 연구비 개같이 사용하는 작자들이 많이들 해먹은 바람에 뭘 하나 하는데도 영수증 하나씩 구차하게 증빙해야 하고 실험장비 사는데도 개당 두세달씩 걸리는게 일상이 됐으니까요
솔직히 연구비용 100중 불신비용이 60이상 들어가는게(정신적 부담 포함: 연구비 관련 행정처리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들은 다들 아는 그런 것들..) 현재 정부 연구과제의 현실이죠
이미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는 오리무중이에요~
연구비 심사하는 작자들은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는데 평가는 해야겠으니 SCI 개수, 특허 출원 개수같은 요상한 걸로 과제 평가하려 하고
연구비 사용하는 작자들은 덕분에 과제를 "성공"으로 끝낼 수 밖에 없도록 별 시덥잖은 논문 내고 그거 특허로 연계하는데 시간 다 쓰고(안 그러면 암것도 안한 도둑놈 되니까)
일부 연구비 개같이 사용하는 작자들이 많이들 해먹은 바람에 뭘 하나 하는데도 영수증 하나씩 구차하게 증빙해야 하고 실험장비 사는데도 개당 두세달씩 걸리는게 일상이 됐으니까요
솔직히 연구비용 100중 불신비용이 60이상 들어가는게(정신적 부담 포함: 연구비 관련 행정처리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들은 다들 아는 그런 것들..) 현재 정부 연구과제의 현실이죠
이미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는 오리무중이에요~
목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