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약이야 쌘거 많이 쓰면 픽 가겠지만 안전이유로 마취총은 아마 최소한계선에 가까운 약을 쓰지 않을까 싶어요.

보통 다큐멘터리 같은거 보면 그래서 마취총 맞고 몇분 비틀비틀 하다가 푹 쓰러져서 쿨쿨 자더라구요

마취총이라는게 주사기를 꽂아서 피하지방이나 근육에 쏘는 것과 같은 것인데, 총으로 날려야 하니 크기와 무게의 제한이 있습니다. 그래서 쓰는 약의 용량 한계가 있고, 또 주사 경로 자체가 혈관이 아니기 때문에 흡수속도가 느립니다. 특히 야생동물은 사람에 비해서 피하공간이 더 큽니다.

사람 마취할때 생각해 보면... 마취라는게 다시 말해서 재우는 건데, 재우는게 너무 깊이 재우면 숨을 못 쉽니다. 숨 못쉬면 당연히 죽거나 뇌손상이 오게 되죠. 이런 걸 막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마취에선 혈액의 산소포화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면서, 떨어진다면 깨우는 약을 쓰기도 하고 앰부라는걸 써서(드라마에서 자주 보셨을듯) 숨을 쉴 수 있게 해주죠. 근데 퓨마같은 육식 동물은 앰부가 제대로 되어 있을지 모르겠고... 적당한 양 조절하는게 매우 어렵겠죠.

아 그리고 그냥 보시기엔 똑같겠지만.. 주사 주입경로가 은근 다릅니다. 근육에 들어가는 것, 피하지방에 들어가는 것, 혈관에 들어가는것이 다 달라요. 특정 약물의 경우엔 피하지방에만 들어가고 혈관에는 안 들어가도록 주사기를 찌른 다음에 주사기 손잡이(?)를 도로 당겨서 피가 들어오는지 여부를 확인하면서 줘요.(피가 들어온다면, 주사를 주입할때 혈관으로 약물이 들어간단 뜻이므로)

근데 이런 식으로 총으로 쏴서 주입한다면 어디에 들어갈지 불확실한 거고, 그거에 따른 제한도 있겠다 싶구요.

수의사는 아니지만 동물마취 좀 해본 경험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보통 졸레틸이나 케타민 같은 녀석을 쓰게 되는데, 근육주사로 주입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흥분한 상태에서는 쉽게 잠들지 않습니다.

뭐 거기에 총으로 쏘면 제대로 들어갔다는 보장도 없으니....

심지어 사람도 마취 제대로 안 되는 사람이 있던데요. ㅎㅎ

답변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