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제가 더 나이가 어릴 것 같은데, 같은 경험이 많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덧글 남겨요!

우선 전 생각보다 활발한 성격입니다. 먼저 다가가는 성격은 아니지만 다가온 사람에겐 성심성의껏 잘대하고 최대한 개그를 치는 성격인지라 대학 때도 길거리 공연을 하고 동아리 회장으로도 2년을 지냈습니다.

사회로 나가고나서 첫 직장이 요식업 쪽이었습니다. 여성 동료가 많았죠. 첫 입사 땐 모두가 잘대해줬습니다. 하지만 실수를 할 때마다 대부분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했고 심할 땐 다 들리게 뒷담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전 정치력이 없기에 묵묵히 일을 했지만, 요식업의 특성상 빠른 페이스의 분위기인데다가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그런 상황에 평정심을 갖고 차분히 일을 처리하기가 매우 힘들더군요. 그렇게 저는 점장님과 일부 남성 직원을 제외한 모두가 싫어하는, 말도 걸어주지 않고 사소한 것 때문에 무시와 욕을 듣는 상황까지 내몰렸습니다. 그렇게 전 점장님께 사직희망을 말씀드리고 그 누구의 아쉬움이나 격려도 받지 못한 채 첫 직장에서 나오게 됩니다. 그 이후의 상실감, 자존감 하락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한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전부 절 병신이라고 욕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전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게 됩니다. 낯선 곳에서 일하고 지내며 외국인들과 즐겁게 직장생활하고 혼자 생활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저 자신에 대해 많이 알게되고 자존감도 쌓았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긴 여행을 위해 다니던 곳에서 나오고 한 달 여 가량의 여행을 끝낸 뒤 또 다른 요식업 식당에 취직을 하게 됩니다. 그곳은 제가 생각하던 친절한 캐나다가 아닌, 한국의 그곳과 똑같은 곳이더군요. 대신 이곳은 직원들이 친절하게 잘 대해주는데 사장이 인신공격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너도 결국 나갔던 ㅇㅇ과 똑같은 새끼다, 제대로 아는 게 하나도 없다, 그냥 다 내려놓고 저기 가서 청소나 해라" 등 폭언에 평소엔 사람을 바닥까지 무시하더군요. 동시에 한국에 엄마와 단 둘이 지내시던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전 그 길로 귀국합니다.

귀국 후 역시나 또 한참을 방황했습니다. 친구들은 만났지만 새로운 인연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버렸고, 자신감이나 자존감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였습니다. 그렇게 단기 일거리나 전전하며 제 길을 찾아다녔죠. 1년 간 과외도 해보고 쥬얼리회사에 들어가 사무보조 알바도 해보고, 보안업체에서 첫 근무부터 개새끼 소새끼 소리 들어가며 현금호송도 해봤습니다.

그러다 그 중 자주 알바로 다니던 공항 면세점 알바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칭찬을 받고 성실함을 인정받으며 새로운 사람들이 저에게 호의적으로 다가와줬습니다. 제가 열심히 일하면 일한 만큼 절 인정해주고 즐겁게 그들 중의 하나로 받아줬습니다. 타 면세점 업체에서도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고 결국 전 그 중 가장 저와 맞고 일하기 즐거운 곳으로 들어와있습니다.

사실 제 꿈은 따로 있지만 현재 일하는 곳에서 충분히 자존심과 자존감을 회복했고, 취미로 축구와 풋살, 기타연주나 노래 등 자신만의 시간으로 내적평화도 즐기고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딱 하나 입니다. 끊임없이 부딪히고 도전하다보면 자신에게 맞는 곳, 사람들이 생길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지금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서 부딪히라는 말은 절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본인이 다시 도전할 용기가 생기기 까지의 시간이나 최소한의 자존감이 필요할테니까요. 제 경우는 노래와 운동이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면 기분이 나아지고, 운동을 하면 강해지는 제 모습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자신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무언가를 하면서 다시 사회에 도전하는 순간, 글쓴이님에게도 새로운 길이 열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응원하구요.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