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19/06/26 21:19:11 |
Name | [익명] |
Subject | 비행기표는 왜 미리 예약할수록 싸다고 하는 것일까요...? |
안녕하세요... 보통 출발일보다 몇 개월 전에 예약을 하면 임박해서 예약하는 것보다 가격이 싼데요 만약 미리 예약하는 게 실제보다 저렴하게 파는 거라면 왜 비행사는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것인가 해서요... 오히려 몇 개월 전에 파는 가격이 손익분기점을 넘는 수익가격이고 임박해서 파는 가격이 폭리를 취하는 금액인 것인 아닐까요...?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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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는
1. 공실이 날지도 모른다는 리스크의 빠른 해소
2. 미리 결제 받은 돈의 가치
가 아닐까 합니다.
2번은 소비자들이 할부로 긁고 이자 내는 것의 역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하지 싶습니다. 돈을 미리 받는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꽤 큰 의미가 있죠..
1. 공실이 날지도 모른다는 리스크의 빠른 해소
2. 미리 결제 받은 돈의 가치
가 아닐까 합니다.
2번은 소비자들이 할부로 긁고 이자 내는 것의 역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하지 싶습니다. 돈을 미리 받는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꽤 큰 의미가 있죠..
747에 탄 승객 400명 중 같은 가격을 지불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는 말이 있는데...
이건 결국 표값이라는 게 항공사 측과 승객 측의 엄청난 눈치 싸움의 결과란 뜻입니다. 항공사의 성격과 노선의 종류, 운항기종에 따라 다 다르겠습니다만, 항공사 입장에서만 보자면 승객에게 표를 팔아서 이문이 크게 남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항공사가 손해를 보고 파는 경우도 다분히 있다는 얘기죠. 이건 해당 노선 내에서 타 항공사와의 경쟁이 심한 경우 (에티하드 항공사가 한국발 유럽행 노선들 저가 정책으로 싹쓸이하... 더 보기
이건 결국 표값이라는 게 항공사 측과 승객 측의 엄청난 눈치 싸움의 결과란 뜻입니다. 항공사의 성격과 노선의 종류, 운항기종에 따라 다 다르겠습니다만, 항공사 입장에서만 보자면 승객에게 표를 팔아서 이문이 크게 남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항공사가 손해를 보고 파는 경우도 다분히 있다는 얘기죠. 이건 해당 노선 내에서 타 항공사와의 경쟁이 심한 경우 (에티하드 항공사가 한국발 유럽행 노선들 저가 정책으로 싹쓸이하... 더 보기
747에 탄 승객 400명 중 같은 가격을 지불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는 말이 있는데...
이건 결국 표값이라는 게 항공사 측과 승객 측의 엄청난 눈치 싸움의 결과란 뜻입니다. 항공사의 성격과 노선의 종류, 운항기종에 따라 다 다르겠습니다만, 항공사 입장에서만 보자면 승객에게 표를 팔아서 이문이 크게 남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항공사가 손해를 보고 파는 경우도 다분히 있다는 얘기죠. 이건 해당 노선 내에서 타 항공사와의 경쟁이 심한 경우 (에티하드 항공사가 한국발 유럽행 노선들 저가 정책으로 싹쓸이하는 바람에 다른 항공사들 입이 댓발이나 나왔다네요), 여행사에게 벌크로 판매한 좌석이 어떤 이유에선가 단체로 펑크나는 경우 (여행사의 모객 실패라든지, 단체 관광객들의 취소라든지...) 등이 이에 해당할텐데, 전자는 일찍부터 싸게 파는 거고, 후자는 속칭 땡처리로 긴급히 떨이 처분하는 거고요.
근데 왜 항공사는 굳이 싸게 팔거나 심지어 밑지는 장사를 하는가... 라면, 일단 아래 이유들이 있습니다.
1. 항공 노선은 항공사 마음대로 새로 개설하는 게 아닙니다. 양 국가의 정부가 합의를 해야 하고, 이렇게 해서 신규 개설되거나 추가된 운항 가능 횟수를 다시 항공사끼리 나눠 갖는 거죠. 이걸 운수권이라 합니다. 즉, 운수권을 얻기가 쉽지 않은 반면, 잃기는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노선 자체가 아예 없어져 버리거나, 노선은 살아 있지만 경쟁사에 뺏길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런 꼴을 안 당하려면 어쨌거나 빈 비행기로도 운항 계획에 따라 운항은 해야 합니다.
2. 운항 계획은 최소 6개월, 일반적으로는 년 단위 이상으로까지 미리 잡습니다. 당연히 이 계획은 상대측 정부와 공항에도 정식으로 통보되고요. 운항 계획에는 기종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정확히는, 기종 뿐만 아니라 고유 번호가 달린 특정 기체까지 지정되는 것으로 압니다)
3. 그래서 어쨌거나 비행기는 날려야 하는데, 빈 자리가 많으면 무조건 손해죠. 원가 이하 땡처리 좌석은 이럴 때 발생합니다.
- 뭐여...? 그럼 항공사는 땅 파서 표 팔어?
- 에이... 그럴 리가요. 항공사의 수익은 아래처럼 발생합니다.
4. 일찍 표를 팔면서, 이익은 조금만 남기는 식으로 가격을 매겼더니 잘 팔리더라, 면 항공사 입장에서는 굳이 이걸 마다할 이유가 없죠. 이게 얼리버드 저가 정책입니다. 근데 이문이 남긴 하겠지만, 크진 않죠.
5. 그럼 항공사는 뭘로 돈을 버나. 물론 항공사마다 다릅니다만, 어느 정도의 장거리 노선의 진짜 수익은 화물입니다. 예전에 국적사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들은 얘깁니다만, 미주 노선의 경우는 승객과 화물에서 나오는 수익이 각각 절반이고, 유럽도 비슷하다더군요. 인천-LA 직항의 경우, 하루 네 편인가 있는 747이 닭장처럼 늘 만석인데, 이렇게 채워서 가도 객실 순익과 짐칸 수익이 비슷하단 얘깁니다.
5.1. 물론 이건 이코노미석 얘기고, 이런 거 말고 비싼 몸들이 타는 비즈니스나 일등석은 항공사 입장에서는 정말로 황금알 낳는 닭입니다. 만석이라면, 만석이라면 말이죠.
5.2. 문제는... 사람들이 점점 비즈니스나 일등석을 안 탄다는 겁니다. 땅콩회항 사건 때, 조현아는 당연히 1등석에 있었는데,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시 그 항공편의 1등석 승객은 단 두 명이었습니다. 근데 한 명은 회장 딸내미니 순전히 자기 돈 내고 탄 1등석 승객은 단 하나 뿐이라는 얘기죠. 요즘 이런 식이다 보니 1등석 좌석 하나 설치하는데 2억씩 박아 둔 항공사는 비행기 2층이 텅텅 빈 채로 날아다니면 아주 환장합니다.
5.3. 이러니 KAL/아시아나는 최근 들어 프레스티지를 부지런히 줄이는 중입니다. 심지어 아시아나는 기내 면세품으로 담배도 팔기 시작합니다. -_- (지난 20년 동안 안 하던 짓인데, 명분이 웃겨요. 박삼구가 금연을 강조하느라고 그랬답니다)
6. 그러면 아예 화물기를 사서 화물만 날리면 되지 않느냐. 이건 또 다른 얘기죠. 화물만 날리는 것보다는 그래도 승객을 함께 날리는 게 여러 모로 도움이 되는 게 있으니까 말이죠. 뭐, 인지도라든지, 회사의 규모를 키우기 쉽다든지 (지상 조업, 케이터링... 등등은 대개 화물보다 승객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규 노선 확보나 좋은 공항을 기착지로 확보할 수 있다든지 (런던을 예로 들자면, 히드로에 내리는 것과 스탠스테드의 시내 접근성 차이는 꽤 큽니다)... 물론 승객 따위는 필요없다!! 의 넘사벽으로 페덱스가 있는데, 그래서 페덱스는 닥치고 주기료나 부대 비용이 싼 공항에 뜨고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7. 그리고 대부분의 승객들은 어떻게 해서든 최저가를 찾아다닙니다만, 안 그런 경우도 꽤 많습니다. 인터넷보다는 여행사가 더 비싸고, 여행사보다는 항공사 직판이 더 비싸고, 그것보다 더 비싼 건 공항에서 직접 구매하는 거죠. 그런데 국내 모 국적사만 해도 항공사 직판의 비중이 30% 가까이 되는 걸로 압니다. 이렇게 구매한 표는, 장담컨대 절대 원가 이하는 아닐 겁니다. :)
- 가만. 그럴 듯 한데... 그럼 장거리 노선이 없는 저가항공사는 화물로 돈 못 벌겠네? 그럼 걔네는 뭘로 돈을 버나?
- 뭘로 벌긴요. 표 팔아 벌죠.
8. 그래서 저가항공사(LCC)는 운항 원가 자체를 절감하기 위해 피똥을 쌉니다. 뭐, 기내식을 판매한다든지, 객실에 들고 갈 수 있는 무료 수화물을 줄여버린다든지, 하는 건 애교고... 여기서 좀 더 나가면 대형 공항 말고 근교의 작은 공항에 취항한다든지, 공항에 착륙해도 탑승교를 이용하는 대신 주기장에 비행기 세우고 승객은 버스로 실어 나른다든지... 하는 거고요. 그런데 진짜 비용 절감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실현하죠. 미국의 LCC 중 하나인 노스웨스트 항공은 500대가 넘는 보잉 737-700, 200대가 넘는 737-800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KAL이 보유/리스한 항공기가 다 해서 200대도 안 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죠. 이렇게 대규모로 굴리니까 항공기도 싸게 사거나 리스하고, 부품도 싸게 구매하고, 정비 시간을 줄이고, 정비사도 최소로 굴리고... 뭐, 그러는 거죠. 이렇게 피똥 싸면서 운영유지보수비를 줄이고, 무조건 만땅이 가능한 노선 (특히 단거리)에 마구 투입하는 겁니다. 이러면 표 팔아 돈을 남길 수 있죠. 진정한 의미의 박리다매.
8.1. 이런 노선의 대표가 바로 김포-제주 노선입니다. 단일 노선 기준으로 세계 최고의 노선이죠. 농담이 아닌 것이, 연간 좌석 공급량이 1,200만 좌석 정도 됩니다. 세계 1위예요. 근데 하루 평균 180여 회 운항하는 이 노선이 맨날 만땅이라는 게 함정. 이 노선 하나가 진에어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의 멱살을 틀어쥐고 밥상까지 하드캐리하는 겁니다.
8.2. LCC의 다른 수익원 중 하나는 취소/변경 수수료입니다. 이게 은근히 돈이 되죠. 한국이나 미국이나 유럽이나 사람 심리는 다들 비슷해서, 표값이 일단 싸니까 사 두고 보는 겁니다. 그러다 나중에 필요하면 바꾸거나 취소하고요. 물론 이런 수수료 자체는 대형 항공사에 비해 싼 편이긴 한데, 워낙 취소/변경이 많다보니 항공사 입장에서는 꽤 짭짤하게 남습니다.
9. 뭐, 길게 답장 써 놓고 보니 좀 장황하고 난삽한데, 제가 모르는 다른 이유도 많을 겁니다. 항공권 가격 책정이라는 게 그렇게 쉬운 건 아니라서요. :)
이건 결국 표값이라는 게 항공사 측과 승객 측의 엄청난 눈치 싸움의 결과란 뜻입니다. 항공사의 성격과 노선의 종류, 운항기종에 따라 다 다르겠습니다만, 항공사 입장에서만 보자면 승객에게 표를 팔아서 이문이 크게 남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항공사가 손해를 보고 파는 경우도 다분히 있다는 얘기죠. 이건 해당 노선 내에서 타 항공사와의 경쟁이 심한 경우 (에티하드 항공사가 한국발 유럽행 노선들 저가 정책으로 싹쓸이하는 바람에 다른 항공사들 입이 댓발이나 나왔다네요), 여행사에게 벌크로 판매한 좌석이 어떤 이유에선가 단체로 펑크나는 경우 (여행사의 모객 실패라든지, 단체 관광객들의 취소라든지...) 등이 이에 해당할텐데, 전자는 일찍부터 싸게 파는 거고, 후자는 속칭 땡처리로 긴급히 떨이 처분하는 거고요.
근데 왜 항공사는 굳이 싸게 팔거나 심지어 밑지는 장사를 하는가... 라면, 일단 아래 이유들이 있습니다.
1. 항공 노선은 항공사 마음대로 새로 개설하는 게 아닙니다. 양 국가의 정부가 합의를 해야 하고, 이렇게 해서 신규 개설되거나 추가된 운항 가능 횟수를 다시 항공사끼리 나눠 갖는 거죠. 이걸 운수권이라 합니다. 즉, 운수권을 얻기가 쉽지 않은 반면, 잃기는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노선 자체가 아예 없어져 버리거나, 노선은 살아 있지만 경쟁사에 뺏길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런 꼴을 안 당하려면 어쨌거나 빈 비행기로도 운항 계획에 따라 운항은 해야 합니다.
2. 운항 계획은 최소 6개월, 일반적으로는 년 단위 이상으로까지 미리 잡습니다. 당연히 이 계획은 상대측 정부와 공항에도 정식으로 통보되고요. 운항 계획에는 기종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정확히는, 기종 뿐만 아니라 고유 번호가 달린 특정 기체까지 지정되는 것으로 압니다)
3. 그래서 어쨌거나 비행기는 날려야 하는데, 빈 자리가 많으면 무조건 손해죠. 원가 이하 땡처리 좌석은 이럴 때 발생합니다.
- 뭐여...? 그럼 항공사는 땅 파서 표 팔어?
- 에이... 그럴 리가요. 항공사의 수익은 아래처럼 발생합니다.
4. 일찍 표를 팔면서, 이익은 조금만 남기는 식으로 가격을 매겼더니 잘 팔리더라, 면 항공사 입장에서는 굳이 이걸 마다할 이유가 없죠. 이게 얼리버드 저가 정책입니다. 근데 이문이 남긴 하겠지만, 크진 않죠.
5. 그럼 항공사는 뭘로 돈을 버나. 물론 항공사마다 다릅니다만, 어느 정도의 장거리 노선의 진짜 수익은 화물입니다. 예전에 국적사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들은 얘깁니다만, 미주 노선의 경우는 승객과 화물에서 나오는 수익이 각각 절반이고, 유럽도 비슷하다더군요. 인천-LA 직항의 경우, 하루 네 편인가 있는 747이 닭장처럼 늘 만석인데, 이렇게 채워서 가도 객실 순익과 짐칸 수익이 비슷하단 얘깁니다.
5.1. 물론 이건 이코노미석 얘기고, 이런 거 말고 비싼 몸들이 타는 비즈니스나 일등석은 항공사 입장에서는 정말로 황금알 낳는 닭입니다. 만석이라면, 만석이라면 말이죠.
5.2. 문제는... 사람들이 점점 비즈니스나 일등석을 안 탄다는 겁니다. 땅콩회항 사건 때, 조현아는 당연히 1등석에 있었는데,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시 그 항공편의 1등석 승객은 단 두 명이었습니다. 근데 한 명은 회장 딸내미니 순전히 자기 돈 내고 탄 1등석 승객은 단 하나 뿐이라는 얘기죠. 요즘 이런 식이다 보니 1등석 좌석 하나 설치하는데 2억씩 박아 둔 항공사는 비행기 2층이 텅텅 빈 채로 날아다니면 아주 환장합니다.
5.3. 이러니 KAL/아시아나는 최근 들어 프레스티지를 부지런히 줄이는 중입니다. 심지어 아시아나는 기내 면세품으로 담배도 팔기 시작합니다. -_- (지난 20년 동안 안 하던 짓인데, 명분이 웃겨요. 박삼구가 금연을 강조하느라고 그랬답니다)
6. 그러면 아예 화물기를 사서 화물만 날리면 되지 않느냐. 이건 또 다른 얘기죠. 화물만 날리는 것보다는 그래도 승객을 함께 날리는 게 여러 모로 도움이 되는 게 있으니까 말이죠. 뭐, 인지도라든지, 회사의 규모를 키우기 쉽다든지 (지상 조업, 케이터링... 등등은 대개 화물보다 승객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규 노선 확보나 좋은 공항을 기착지로 확보할 수 있다든지 (런던을 예로 들자면, 히드로에 내리는 것과 스탠스테드의 시내 접근성 차이는 꽤 큽니다)... 물론 승객 따위는 필요없다!! 의 넘사벽으로 페덱스가 있는데, 그래서 페덱스는 닥치고 주기료나 부대 비용이 싼 공항에 뜨고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7. 그리고 대부분의 승객들은 어떻게 해서든 최저가를 찾아다닙니다만, 안 그런 경우도 꽤 많습니다. 인터넷보다는 여행사가 더 비싸고, 여행사보다는 항공사 직판이 더 비싸고, 그것보다 더 비싼 건 공항에서 직접 구매하는 거죠. 그런데 국내 모 국적사만 해도 항공사 직판의 비중이 30% 가까이 되는 걸로 압니다. 이렇게 구매한 표는, 장담컨대 절대 원가 이하는 아닐 겁니다. :)
- 가만. 그럴 듯 한데... 그럼 장거리 노선이 없는 저가항공사는 화물로 돈 못 벌겠네? 그럼 걔네는 뭘로 돈을 버나?
- 뭘로 벌긴요. 표 팔아 벌죠.
8. 그래서 저가항공사(LCC)는 운항 원가 자체를 절감하기 위해 피똥을 쌉니다. 뭐, 기내식을 판매한다든지, 객실에 들고 갈 수 있는 무료 수화물을 줄여버린다든지, 하는 건 애교고... 여기서 좀 더 나가면 대형 공항 말고 근교의 작은 공항에 취항한다든지, 공항에 착륙해도 탑승교를 이용하는 대신 주기장에 비행기 세우고 승객은 버스로 실어 나른다든지... 하는 거고요. 그런데 진짜 비용 절감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실현하죠. 미국의 LCC 중 하나인 노스웨스트 항공은 500대가 넘는 보잉 737-700, 200대가 넘는 737-800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KAL이 보유/리스한 항공기가 다 해서 200대도 안 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죠. 이렇게 대규모로 굴리니까 항공기도 싸게 사거나 리스하고, 부품도 싸게 구매하고, 정비 시간을 줄이고, 정비사도 최소로 굴리고... 뭐, 그러는 거죠. 이렇게 피똥 싸면서 운영유지보수비를 줄이고, 무조건 만땅이 가능한 노선 (특히 단거리)에 마구 투입하는 겁니다. 이러면 표 팔아 돈을 남길 수 있죠. 진정한 의미의 박리다매.
8.1. 이런 노선의 대표가 바로 김포-제주 노선입니다. 단일 노선 기준으로 세계 최고의 노선이죠. 농담이 아닌 것이, 연간 좌석 공급량이 1,200만 좌석 정도 됩니다. 세계 1위예요. 근데 하루 평균 180여 회 운항하는 이 노선이 맨날 만땅이라는 게 함정. 이 노선 하나가 진에어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의 멱살을 틀어쥐고 밥상까지 하드캐리하는 겁니다.
8.2. LCC의 다른 수익원 중 하나는 취소/변경 수수료입니다. 이게 은근히 돈이 되죠. 한국이나 미국이나 유럽이나 사람 심리는 다들 비슷해서, 표값이 일단 싸니까 사 두고 보는 겁니다. 그러다 나중에 필요하면 바꾸거나 취소하고요. 물론 이런 수수료 자체는 대형 항공사에 비해 싼 편이긴 한데, 워낙 취소/변경이 많다보니 항공사 입장에서는 꽤 짭짤하게 남습니다.
9. 뭐, 길게 답장 써 놓고 보니 좀 장황하고 난삽한데, 제가 모르는 다른 이유도 많을 겁니다. 항공권 가격 책정이라는 게 그렇게 쉬운 건 아니라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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