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19/08/11 01:47:15
Name   [익명]
Subject   퇴사 생각밖에 없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면 구체적인 정보는 약간 수정하려고 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글을 다 건너뛰고 맨 끝의 질문 문장만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오래전부터 조언을 구하고 싶었는데 제 상황을 글로 잘 옮길 자신이 없어서 못 쓰고 있다가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오늘 글을 남겨봅니다...


- 입사 전부터 이 업종이 나와 맞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고 입사 후 단 하루도 퇴사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음
- 이미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선 지 몇 년이 되었지만 뚜렷한 방안이 없어 소위 죽지 못해 다니는 상태
- 30대 초반, 4년차, 연봉 2600만원, 08:00~18:30 근무, 회식과 주말활동을 장려하는 회사 분위기
- 상종하고 싶지 않은 회사 사람들(참... 도저히 뭐라고 써야 할지 몰라서 간단히 이렇게만 씁니다)
- 전혀 경력이 안 되는 업무 (한 상품을 지원하고 있고 회사 프로그램 사용, 서류정리, 고객센터와 비슷한 종류의 고객응대)


회사를 관두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업종과 조직문화가 너무 맞지 않고(부서이동을 하더라도 대동소이합니다...)
연봉이 너무 적어서 월세살이의 입장에서 저축도, 생활도 빠듯합니다.
또한 업무에 체계가 없고(체계가 있을 수가 없는 상황) 아무 경력이 안 되는 일이고요.
(일하는 곳은 이 회사에서 신생부서인데 저와 동일한 업무를 위해 4년 선배되는 직원 두 명이 차례로 투입되었다가
둘 다 1년만에 다른 부서로 옮겼습니다. 다른팀 직원들도 가끔 지나가다 오랜만에 만나게 되면 어떻게 아직까지 버티고 있냐고 물어봅니다.)


이것저것 다 쓰자면 너무 길어져서 간단히 줄이고,
결론은 회사를 다니는 게 너무 고통스럽고 지금 4년차인데도 일요일마다 울다가 몇 시간 못자고 출근합니다.
평일에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특히 일요일 밤에는 불안감으로 정신이 이상해지는 기분이라 병원에라도 가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금요일에 퇴근해도 금방 월요일이 올 생각에 주말이 전혀 즐겁지 않고 빠져올 수 없는 쳇바퀴에 갇힌 것 같아 무기력해집니다.
평일에는 피로와 회사에서의 스트레스가 그대로 이어져 저녁 먹기도 힘들 정도로 정신이 없는 상태이고요.



게다가, 원래 위의 상황만으로도 퇴사 생각밖에 없었는데 최근 생긴 다른 문제는...

저와 업무는 다르지만 같은 분야의 일을 하는 직원이 있는데(그 직원은 A-1, 저는 A-2를 담당하여 1인 2조처럼 일하는 방식)
저보다 입사는 늦지만 윗 직급이고 이 분야의 일을 한 기간은 그 직원이 몇 달 더 깁니다.
회사 업무구조상 그 직원의 일이 주류이고 저는 그걸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 같이 일할 때부터 저를 어이없고 벙찌게 하는 말을 하더니(저를 폄하하고 깎아내리고 뒤집어 씌우는 식의 발언)
초기에는 한 번씩 그러다가 점차 빈번해지더니 이제는 매번 말을 그런 식으로 합니다.
전달할 말이 있어 얘기해도 대놓고 사람을 무시하고, 특히 질문을 하면 굉장히 싫어하고 내뱉듯이 짜증을 냅니다.
(바로 위의 문장은, 다른 직원들한테도 약간은 이렇게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사람에게는 제가 유일하게 직급이 낮은 직원이고 업무상 계속 말을 해야하는 관계이다 보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요.)

문제는 가만히 있는 저한테 뒤집어씌우는 식의 발언을 해도 제가 직급이 낮으니 뭐라고 할 수가 없고...
아무 말도 못하고 조용히 참아왔더니 분노와 울화가 쌓여서 이제는 사무실에 앉아있으면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무슨 말만 하면 짜증을 내니 업무상 서로 계속 얘기를 해야 하는데 말을 하기 전마다 무서워서 심장이 마구 뛰고
어제도 저한테 막말을 해대는데 이런 경우가 처음은 아니지만 정말 사무실에서 그 인간 얼굴에 전화기를 집어 던질 뻔했습니다.
그동안 연락하고 싶은 걸 참아왔는데 결국 어제, 1년 있다 나간 선배한테 연락해서 이 부서에서 어떻게 나갔냐고 물어봤습니다.
부서 초기에 같이 겪은 사람이라 유일하게 이 업무 포지션이 어떤 건지 이해하고 있어서 저에게 가감없이 얘기해주면서,
그렇게 힘들게 버텨봤자 아무도 안 알아줄거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위의 직원 때문에 일을 정상적으로 못할 지경이라(이러다 사무실에서 미친사람처럼 소리를 지르고 말 것 같습니다)
다음주에 상사에게 부서이동은 얘기할 예정입니다. 당장은 안 될 걸 알지만요.
4년 가까이 정말 죽이고 싶고 정신이 나가게 하는 인간들을 많이 겪어왔지만 최소한 그 사람들은 일시적이거나 몇 번에 지나지 않았는데(직접적인 혹은 주된 업무에 얽혀있지 않으므로)
제정신으로 업무를 못할 상태에 이르니... 도저히 참고만 있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생각지 못하게 하소연성 글이 길어졌습니다.
제 상황을 잘 전달하지 못한 것 같지만 상세하게 쓰자니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습니다.
일단 부서이동 신청을 하겠지만 초반에 쓴대로 업종과 조직문화 자체가 안 맞는 회사이고 어떤 미련도 없고
그저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밖에 없습니다.
4년 가까이 그러지 못하고 참아왔던 것은 재취업이 안 되었을 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고요....
지금까지는 다니면서는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경험담을 듣고 싶었습니다.


여쭤보고 싶었던 것은

- 30대에 재직 중에, 혹은 퇴사 후 어떻게 새로운 분야로 재취업을 하셨는지
- 하고 싶은 일이 없고 아무 능력이 없다고 느껴지는 상황을 겪어보셨다면 (제가 20대 초반부터 내내 그런 상태였다가
  지금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취업 목표를 정하셨는지

둘 중 어떤 것이라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부디 너무 질타하는 말씀은 피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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