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19/08/20 15:05:05 |
Name | [익명] |
Subject | 만약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지을 수 있다면 무어라 지으시겠습니까? |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날 때 이름을 직접 지을 수는 없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철학관같은 경로를 통해 이름 지어지고 그 이름으로 일컫어지지요. 저같은 경우에는 저희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어젯밤에 문득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짓는다는, 조금 발칙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 길로 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만약 스스로 이름을 지을 수 있다면 네 이름을 무어라고 지을 것인지 물었더니, 고민할 여지가 있다기에, 그럼 내일까지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는 저에게 넌 네 이름을 뭐로 하고 싶으냐고 물었습니다. 이런 질문을 던져놓고 말하기에는 좀 염치가 없지만, 저는 생각나는 이름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대답이 이유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지금 가진 제 이름을 볼 때에도 제 이름인 것을 알지만 어딘가에 쓰여져있는 것을 보고, 누군가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제 이름이 항상 생경하고 어색합니다. 제 이름은 제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증거이니 가끔은 껄끄럽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제가 별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이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여 이 질문을 던진 장본인은 스스로 이름을 뭐라 지을 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실까 싶어 미리 저의 경우를 풀어 설명해보았습니다. 저는 참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은 어떤지에 대해 궁금증이 적잖은 편이라, 여러분께서는 어떠신지 묻지 않을 수가 없어서 지금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염치불고하고 묻습니다만, 여러분께서는 본인의 이름을 직접 지을 수 있다면 스스로에게 무어라 이름 지으시겠습니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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