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19/09/30 11:52:04 |
Name | 쿠쿠z |
Subject |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사는? |
한국에서 여와 야, 좌와 우를 중립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사는 무엇인가요? 문재인 정권전에는 여권을 비판하는 언론사와 조중동 가운데가 답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는데...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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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언론뿐 아니라, 인간 사회의 문제에 객관이 있긴 할까요ㅎ.ㅎ 자신이 성실히 관찰을 하며 자신의 주관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A라는 사람이 B라는 행동을 했다" 정도 수준의 보도라면 객관성을 기대할 수 있겠죠. 애초에 사회현상에 해석의 여지 없는 것이 어디에 있나요. 해석은 당연히 따라붙을 수 있고, 이 지점에서 그 해석의 '객관성'은 어찌 담보하면 될까요? 물론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언론이 보도에 주관적 해석을 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 이는 그런 분들이 언론의 책무에 대해 지나치게 편협한 이해를 가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은 '객관적'인 '사실'만을 보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언론사는 정말 하나... 더 보기
"A라는 사람이 B라는 행동을 했다" 정도 수준의 보도라면 객관성을 기대할 수 있겠죠. 애초에 사회현상에 해석의 여지 없는 것이 어디에 있나요. 해석은 당연히 따라붙을 수 있고, 이 지점에서 그 해석의 '객관성'은 어찌 담보하면 될까요? 물론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언론이 보도에 주관적 해석을 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 이는 그런 분들이 언론의 책무에 대해 지나치게 편협한 이해를 가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은 '객관적'인 '사실'만을 보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언론사는 정말 하나면 됩니다. 객관적 사실은 하나니까요. 왜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은 복수의 언론이 존재하고, 언론사를 자유롭게 설립하고 운영할 자유를 부여하고 있을까요? 미친걸까요? 시민들은 복수의 자유로운 언론을 통해 어떤 사실에 대해 (내 귀에)좋은 의견과 (내 귀에)나쁜 의견 모두를 들을 권리를 보장받습니다. 이견이 존재할 공간을 허용하고, 그것이 시민 사이에 자유로이 유통될 창구를 만드는게 민주적 언론제도의 핵심입니다. 언론의 중립성은 언론시장에 참여하는 선수들 전체가 경쟁함으로써, 그리고 그 경쟁이 보장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지 하나의 언론사에 의해서 수호될 수 있는 가치가 아닙니다.
'객관적 보도'라는 구호가 말은 좋지만, 실질적으로 그 객관적 보도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면 그 '객관적 보도'란 누군가가 사람들에게 유일한 진실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내용을 담은 기사에 불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없던 사실을 있는 것으로 날조하는 것 또는 있었던 사실을 존재하지 않는 사실인 것으로 보도하는 것, 즉 사실성에서 이탈한 보도는 근절되어야 하겠죠. 있던 사실들 중에 어떠한 내용에 더 중점을 두고 보도할지, 발생한 사실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지는 펜을 잡은 사람이 당연히 누려야할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객관적 보도'라는 구호가 말은 좋지만, 실질적으로 그 객관적 보도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면 그 '객관적 보도'란 누군가가 사람들에게 유일한 진실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내용을 담은 기사에 불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없던 사실을 있는 것으로 날조하는 것 또는 있었던 사실을 존재하지 않는 사실인 것으로 보도하는 것, 즉 사실성에서 이탈한 보도는 근절되어야 하겠죠. 있던 사실들 중에 어떠한 내용에 더 중점을 두고 보도할지, 발생한 사실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지는 펜을 잡은 사람이 당연히 누려야할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 객관적인 전달일까'를 논의해야 할텐데, 여기서 나오는 답이 주관적이잖아요. 결론은 방법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장관 후보자에 있어서 10가지 의혹이 있다고 쳐볼게요. B언론사가 10가지 의혹을 약 200자 원고지 30매 분량으로 보도를 합니다. 그럼 반론을 30매 분량으로 쓰면 객관적인 전달일까요. 반론이 30매 만큼 길지 않으면요? 그 반론에 대한 또다른 의혹이 생기면요? 반론이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 어쩌죠? 반론 올때까지 차분히 기다려줘야 하나요? 흉악범도 반론하고 싶은게 있을텐데 범죄사실과 동일한 ... 더 보기
예를 들어, A라는 장관 후보자에 있어서 10가지 의혹이 있다고 쳐볼게요. B언론사가 10가지 의혹을 약 200자 원고지 30매 분량으로 보도를 합니다. 그럼 반론을 30매 분량으로 쓰면 객관적인 전달일까요. 반론이 30매 만큼 길지 않으면요? 그 반론에 대한 또다른 의혹이 생기면요? 반론이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 어쩌죠? 반론 올때까지 차분히 기다려줘야 하나요? 흉악범도 반론하고 싶은게 있을텐데 범죄사실과 동일한 ... 더 보기
'어떻게 해야 객관적인 전달일까'를 논의해야 할텐데, 여기서 나오는 답이 주관적이잖아요. 결론은 방법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장관 후보자에 있어서 10가지 의혹이 있다고 쳐볼게요. B언론사가 10가지 의혹을 약 200자 원고지 30매 분량으로 보도를 합니다. 그럼 반론을 30매 분량으로 쓰면 객관적인 전달일까요. 반론이 30매 만큼 길지 않으면요? 그 반론에 대한 또다른 의혹이 생기면요? 반론이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 어쩌죠? 반론 올때까지 차분히 기다려줘야 하나요? 흉악범도 반론하고 싶은게 있을텐데 범죄사실과 동일한 크기로 다뤄야 할까요? 그럼 객관적인 보도일까요? 이런 문제도 있고, 지면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어떻게 배치할까에 대한 문제도 있지요.
또 '의혹 수준에 머물땐 검증을 다 마친 후에 보도해라'라고들 요즘 많이 얘기하는데 그럼 대체 언제 보도를 해야할까요? 검찰이 기소한 이후? 판결이 난 이후? 1심 판결 이후 항소하면 그 이후? 아니면 대법 판결 날 때까지? 그 이후에도 못 받아들여서 헌법재판소를 간다면요? 절차가 나름 확실(?)한 형사사건도 이럴진대 순전히 가치판단의 영역에 있는 혹은 도덕적 판단의 영역에 있는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게다가 언론사는 수사권한이 없는 조직인데 말이지요.
'객관적으로 보도하라'는 말은 쉽지만, 현실은 아예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라고 봐요. 기사를 발제하는 그 순간부터 데스크가 송출을 누르는 그 순간까지 매 순간이 주관적인 판단의 영역이거든요. 리드도 사진도 제목도 기사에 따라 붙는 멘트까지도 말이죠.
예를 들어, A라는 장관 후보자에 있어서 10가지 의혹이 있다고 쳐볼게요. B언론사가 10가지 의혹을 약 200자 원고지 30매 분량으로 보도를 합니다. 그럼 반론을 30매 분량으로 쓰면 객관적인 전달일까요. 반론이 30매 만큼 길지 않으면요? 그 반론에 대한 또다른 의혹이 생기면요? 반론이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 어쩌죠? 반론 올때까지 차분히 기다려줘야 하나요? 흉악범도 반론하고 싶은게 있을텐데 범죄사실과 동일한 크기로 다뤄야 할까요? 그럼 객관적인 보도일까요? 이런 문제도 있고, 지면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어떻게 배치할까에 대한 문제도 있지요.
또 '의혹 수준에 머물땐 검증을 다 마친 후에 보도해라'라고들 요즘 많이 얘기하는데 그럼 대체 언제 보도를 해야할까요? 검찰이 기소한 이후? 판결이 난 이후? 1심 판결 이후 항소하면 그 이후? 아니면 대법 판결 날 때까지? 그 이후에도 못 받아들여서 헌법재판소를 간다면요? 절차가 나름 확실(?)한 형사사건도 이럴진대 순전히 가치판단의 영역에 있는 혹은 도덕적 판단의 영역에 있는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게다가 언론사는 수사권한이 없는 조직인데 말이지요.
'객관적으로 보도하라'는 말은 쉽지만, 현실은 아예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라고 봐요. 기사를 발제하는 그 순간부터 데스크가 송출을 누르는 그 순간까지 매 순간이 주관적인 판단의 영역이거든요. 리드도 사진도 제목도 기사에 따라 붙는 멘트까지도 말이죠.
사안에 따라 갈릴 수 있습니다.
애초에 진보-보수의 이분법으로 보기에는 현대 사회는 너무 다원적이고 다층적입니다.
진보와 보수, 적폐와 반적폐에 틀에 맞추어 사안을 판단하는 것은 일견 이해가 쉬우나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깨어있는 시민의 날 서린 표현 보다는 따뜻하고 열려있는 시민을 추구하는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진보-보수의 이분법으로 보기에는 현대 사회는 너무 다원적이고 다층적입니다.
진보와 보수, 적폐와 반적폐에 틀에 맞추어 사안을 판단하는 것은 일견 이해가 쉬우나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깨어있는 시민의 날 서린 표현 보다는 따뜻하고 열려있는 시민을 추구하는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쉬운 팩트 하나로 세상을 다 이해했다 생각하는 건 어리석은 일일 거예요. 숱한 팩트를 모으고 그것들의 맥락을 뜯어보며 점차 주관과 현실 사이의 오차를 줄여 나가야 하는데, 끝이 없는 지난한 과정일 거예요. 진짜 말 그대로 끝이 없기도 하고. 그러니 세상엔 어리석은 멍청이가 많죠. 저도 그렇고요. 냠냠... 덜 멍청해지려면 더 부지런해야 하는데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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