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19/11/28 12:41:23
Name   덕후나이트
Subject   극장 일 그만두고 싶습니다. (2)
이미 같은 글 적었는데...댓글로 제 신세한탄만 하고 본론 이야기는 거의 못해서 현재 일 그만두느냐, 계속 하느냐만 적겠습니다.

현재 영화관에서 일하는데...너무 멘탈 붕괴가 옵니다.

직장 자체는 좋습니다. 동료 직원들 다 친절하고, 일도 육체적으론 쉽습니다. 전에 있던 물류센터는 8시간 동안 걸어 다녀서 일 끝나면 다리가 터질듯이 아팠는데 여긴 그런게 없습니다.

근데 심리적으론 그때가 더 편했던거 같습니다.

1. 우선 손님을 대해야 하니까...말도 안 더듬고, 손님이 질문하면 잘 대답해줘야 하는데 제가 말도 더듬고, 뭐 물어보면 뭔지도 몰라서 "엄...엄..." 이러구요,

돌발 손님 나타나면 대처도 못합니다. 손님이 뭐 해결해달라고 해서 매니저에게 "XX 관에 있는 손님이 불만 있대요" 라면서 연락해도 해결이 빨리 안되면 그 손님이 "전에 물어본 거 왜 아직 해결 안됐냐?" 면서 저한테 따지지 매니저한테 안 따집니다.

2. 그리고 일 자체가 많습니다. 손님 접대하기, 영화 끝나면 상영관 청소하기, 상영관 중간 중간 마다 확인하기, 화장실이나 복도 청소하기...

이걸 스케쥴에 맞춰서 딱딱 해줘야 하는데, 스케쥴을 종이 쪽지에 적어서 주긴 하는데 이게 복잡해서, 제가 머리가 나빠서 뭔 소린지도 모르겠구요...

3. 뭣보다 업무 끝날 때마다 마이크로 매니저에게 연락해줘야 합니다. "XX 상영관 청소 끝났다", "복도 청소 끝났다" 등등...근데 자꾸 까먹습니다.

4. 유니폼 입고 하는데 꽉 껴서 너무 불편합니다.

6. 게다가 제가 이번 주가 훈련 기간이라 선배 한분이 같이 도와줬지만..."다음 주부터는 너 혼자 해야 한다" 고 하는데, 도저히 자신이 없습니다. 솔직히 어제도 훈련이었는데 너무 너무 일하기 싫어서 아프다고 하고 거짓말해서 훈련도 부족하고,

7. 직장 선배분이 "다음 달에 스타 워즈 개봉하면 우린 바빠 죽을것" 이라고 말하는데...스타워즈 때 괜히 실수해서 극장에 피해줄까봐 겁 납니다.

물류센터 일이 신체적으론 훨신 힘들었지만 심리적으로는 더 쉬웠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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