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19/12/16 00:43:30수정됨
Name   [익명]
Subject   지금 썸타는거 맞나요? (장문주의)
안녕하세요! 25년째 모솔아다로 살아온 휴학생인데요!
지금 이게 썸인건지 아니면 저 혼자 오해하는건지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처음부터 이야기를 해보자면...
휴학하고 계획없이 지내는 것 같아서 여러 사람도 만나보고 영화보는 취미도 가질 겸 지역 영화소모임 오픈채팅을 찾아봤어요.
이곳 저곳 들어가보니 성당 예배드리는것처럼 진지하게 영화만 보고 헤어지는 모임도 있고, 영화는 구실일 뿐이고 연애해보겠다고 남자 가려 받는 모임도 있고,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찾아보다보니 공지에 연애목적x 술목적x 인 영화소모임이 있더라고요.
근데 모임이 이제 막 개설된 터라 말도 거의 안하고해서 안나가고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찌 모임을 하게되서 첫 모임에 6분 정도 오셔서 앞으로 모임 어떻게 할껀지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모임장님이 '단호'하게 연애목적x 술목적x이고 만약 정말로 관심있어서 연락하고 싶으신 분은 1:1로 모임장 모르게 서로 연락처 주고 받지 마시고 모임장인 저에게 이야기하시면 이야기드려서 연락처 넘겨드리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사실 저도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먼산 바라보고 그랬는데, 마침 모임 나오신 여성분이 정말... 음... 제 이상형하고 너무 가까우셨어요. 다만 제가 호감가는 이성한테는 말 한마디 건네는 것도 힘들어하는 편이라 (막막 얼굴이 빨게지고 머리속이 하얗게 되요) 최근에 호감있던 분께도 카페에서 이야기 하다가 이럴꺼면 만나지 말자고 차이기까지 했거든요 ㅠㅠㅠㅠ
그래서 그 분께는 말 한마디 못건네고 다른 남성분이나 모임장님(여성분)하고만 이야기하고 그랬어요. 제가 말을 거의 안해서 그런지 모임장님이 서로 질문하는 타임에 계속 말을 걸어주시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상형인 분도 있고, 이 모임 참 좋다. 나오길 잘했네 ㅎ. 오래 나와야지' 이런 생각하면서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저녁 쯤에 저도 동아리를 운영을 도와준 경험이 있고, 혼자 모임 꾸리기가 정말 힘들다는걸 잘 알고 있어서 도움 드릴겸 모임장소 관련해서 정말 간단한 정보를 모아서 모임장님께 알려드렸거든요.



화이팅 넘치시긴 했는데 여성분이 그것도 자매가 함께 데바데를 한다는게 참 문화충격이긴 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디아블로도 하셨다고... 하드코어 전문...)
그러다 매주 토요일에 모임을 하는데 다음 모임이 시험기간이기도하고, 다들 이런저런 이유로 모임에 안나오시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모임장님하고 저만 참석하는걸로 투표가 끝났죠.
솔찍히 단 둘이 만나는게 부담스럽기도하고, 특별히 보고싶은 영화도 없던 터라 모임을 미루자고 이미 마음속으로 정해놓고 있었어요.



사실 여기서 카톡에 '설마 단둘이 최신영화를 보자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사심이 1도 없는 이성과 단둘이 영화를 본다라...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카톡 중 언급된 연락 온 곳은 사이비 종교 포교일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패스하는 걸로)
모임장님에 대한 제 첫인상은 음... 그래요... 얼굴을 조밀조밀 작으신데 코가 정말 크신분! 그리고 활기차신분!
정말 실례되는 말 일수는 있겠지만 아무튼 이성으로써의 호감은 크게 들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이었지요...
(제가 자주보는 트위치 스트리머 케인이 떠올랐다고 하면 이해되시려나요 ㅋㅋㅋㅋ)
구차한 변명을 해보자면 이상형이 옆에 있는데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오는것도 이상하잖아요 ㅋㅋㅋㅋ
그러다 우연찮게 들어오신 분이 모임 오신다고 하시고 마침 모임장님이 이야기 하신 영화도 평이 너무 좋길래 좋은 경험이다 생각하고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근데 그 분 결국 안오시고 약속시간에 나가신건 안비밀 ㅋㅋㅋㅋ 이런 일 정말 흔합니다)
다만 대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때 왜 영화를 보기 전에 카페에 가는건가... 보통 끝나고 카페가서 영화이야기 하는게 더 좋지 않나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애초에 모임장 주도의 모임이니 그러려니했죠.



당일에 오픈카톡 대화가 활성화되니 다른 분들이 더 들어오시고... 결국 공짜표로 그 분들까지 다 보여드리기는 무리가 있으셔서 그런지 보드게임카페로 행선지를 변경하기로 됬어요.
약속이 바뀌어서 커피를 사주기로 하셨는데, 사주시면서 "다음에는 00씨가 사주시는거에요~ ㅎㅎ" 하시더라고요.
결국 최종적으로 3명이 모였는데(저, 모임장님, 새로운분), 새로운분이 심리학 석사과정을 하시는 여성분이시더라고요.
그래서 재미삼아 그림으로 해보는 심리테스트를 했더니... 둘 다 조금씩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상담받으라네요 ㅠㅠ
아무튼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모임장님 집안이 기독교 집안이지만 자신은 그렇게 독실하게 교회나가지 않는다는 것과 이런저런 개인사 좀 하다가 보드게임카페가서 게임하고 헤어졌습니다.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이 때부터 아주 조금이지만 이성으로 보이기 시작했던거 같아요.
모임이 끝나고 심리학 공부하시는 분이 자기는 직접적으로 만나는 사이라 부담되니 더 공부 많이하신 분을 상담사로 소개시켜 주셨고, 처음에는 또 사이비아닌가 싶다가 상담 끝날 때 쯤엔뭔가 무당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처음 만난 사람한테 제 스스로도 인정하고 싶지 않던 치부까지 맞추시니 믿음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그 분이 최근에 열릴 심리학 강연을 추천해주셔서 장소도 마침 집 근처 대학이라 가기로 됬는데, 모임장과 심리학 전공하시는 여성분도 오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좋은게 좋은거 이겠거니하고, 아무생각없이 당일에 공부하다가 문뜩 카톡이 와있길래 확인을 해봤는데...



사실 가서 만나려나 생각하다가 제가 연락드릴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아무래도 심리학 전공하시는 여성분은 관계자로 오시는거 같아서 저희끼리 모여서 가기로 이야기가 됬어요. (강연은 7시30분 시작인데 7시까지 모여서)
그러다 길을 못찾아서... "그 분도 오셨을까요? ㅎㅎ 연락드려서 길 한번 물어볼까요?" 하고 이야기하니 뭔가 제가 정말 잘못 본 건지 0.5초 정도 살짝 표정이 굳어지셨다가 "아 그분도 오시기로 하셨죠~ 근데 벌써 오셨으려나..." 이러면서 화제를 돌리시더라고요.
이 때 뭔가 말을 잘못했나... 싶은게 저는 순전히 이런 강연까지 오게 해주셔서 감사인사를 하고 싶어서 찾은거 였는데, 공지에 적혀있던 연애목적x 이런게 문뜩 떠오르더라고요.(그리고 결국 그 분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모임장님과 함께 가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평일 강연이라 그런지 식사도 못하고 오셨다고 하더라고요... 전시회나 강연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정말 좋아하시나보다 생각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00대 길 잘 아시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사실 논술칠 때 한번오고, 친척형보러 한번 와본거 말곤 와본적 없다고 했는데, 문뜩 자기 전남친이 00대 학생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본인은 자주와봤다고 ㅋㅋㅋㅋㅋ.
"어쩌다 헤어지셨어요.... 저런..."이라고 말 하려다가 평소에 눈치없다는 말 많이 들어서 이 말하면 진짜 맞을꺼 같아서 3초정도 정적이 있고, 상담 받은 내용 어떻게 되셨는지, 크리스마스에는 뭐 하실껀지, 전시회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보통 전시회 어떤 경로로 가시는지 이런저런 질문을 하면서 말을 돌렸어요.
강연 중간중간에 강연자분이 '옆에 계신분께 00한건 00하니 0000하다는거 다시 이야기 해주세요~'라고 자꾸 얼굴을 보고 말하게 하시는데, 음... 머랄까 당황스럽더라고요. 겨우 2번 본 분께 강연 끝날 때 쯤에는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있는 제 자신도 점점 부끄러워졌고요.
그러고 나오시는데, "날씨가 너무 춥네요..."('저도 정말 춥다고 생각해요'), "배고프다... "('아 밥 안드셨지...') 이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지금 제가 다시 생각해도 뭔가 공감해드리거나 했어야 했는데 심장 없는 기계마냥 "저런..." 이렇게만 반응해드렸고, 사실 이런거 반응해드리는거도 엄청 못하는 편이라... 가는 내내 정말 난감하더라고요.
그렇게 버스기다리시는 곳까지 갔는데, 자기 버스는 8분이나 남았으니 추우니 어서 들어가시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정말 이 날 춥기도하고 남자친구도 아니고해서 "아... 넵넵" 하고 가려고 하는데, "집에 가시면 잘 들어갔다고 꼭 연락하셔야 해요!" 라고 하셔서 "네?"라고 반응했지요.
그 떄 모임장님도 당황하셨는지 "제가 모임장이라 모임분 잘들어가셨는지는 알아야죠 ㅎㅎ"하시면서 넘어가시더라고요.
단둘이 사적으로 간 강연인데... 구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때부터 뭔가 집에 걸어가면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사실상 오늘한게 데이트랑 다름이 없다는걸 깨달아 버린거죠...
마지막에 집에 들어가면 연락하라는 것도 그렇고, 나한테 마음이 있으신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 여자가 먼저 이런 이야기 하기 힘들다는건 주변 연애상담 해주거나해서 너무 잘 알고 있었거든요.
정말 이걸 인지한 순간부터 가슴이 쿵쿵 뛰는게 모임장님이 호감으로 바뀐 순간인거같아요.
거기다 제가 먼저 연락드리려 카톡을 봤는데, 이미 먼저 선톡을 주셨더라고요...
이 때, 정말 좋았다고 해야하나 ㅎㅎ
다만...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하다가 나혼자타는 썸을 통해 까여본 적도 있던터라 정말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애초에 연애경험도 없고, 썸도 제대로 타본게 1번정도 밖에 없다고 할 정도니, 무엇보다도 상담내용 중 가장 큰 문제가 제가 감정이 메말라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좀 더 남들에게 살갑게 굴 필요가 있다고... 이런 상황에 놓이다보니 도저히 저로써는 답을 알 수 없는 상황인거죠. 그래서 다음 모임을 하게되면 호감표시를 적극적으로 해서 확인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그러던 중에 다음날이 제 생일이어서...



생일축하 개인톡을 보내주시더라고요...
오픈채팅에서 만났는데, 생일축하 개인톡을 보내는게 흔한지...사실 안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군대 갔다오고, 정말 좋아하던 여자애한테 고백했다가 차여서 중증수준으로 우울증도 겪고 하다보니 인간관계가 관리를 거의 안해서 생일축하 카톡이 거의 안왔거든요.
강연에서 설문지에 우연찮게 제 생일을 적게 됬는데, 저는 강연 다음날이 제 생일이라 일부러 보여주기 싫어서 안보여드리고 설문지 낸걸로 기억하고 있었거든요.(잘 모르는 분께 생일축하 받는거 부담스러워서요... 막 단톡방에 000님 생일이래요~ 이럴까봐요...)
근데 분명 제대로 안보여드렸는데도 그걸 언급하면서 축하를 해주시더라고요. 카톡친추보고 해주신거면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지만서도... 뭔가 제 입장에선 심증이 확증으로 변하는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되요.
그래서 마침 예전에 했던 대화중에 겨울왕궁2보러가신다는게 생각나서 대화를 조금이라도 이어나갈려고 영화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마치게 됬어요.

현재 저는 휴학생 신분으로 대학원 준비중에 있고, 모임장님은 저보다 1살 많으시고 직장다니고 계세요.
지금 느끼는 감정으로는 저는 굉장히 호감이 있는데, 모임장님께서도 호감이 있으신지는 잘 모르겠네요.
모임 자체 공지에 연애목적x도 굉장히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요.
제 개인적인 계획이지만 크리스마스에 가족들하고 보내신다고 하셨는데, 또 교회를 가시진 않는다고 하셔서 자연스럽게 전시회보러 가자고 이야기 꺼내볼까도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상황을 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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