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20/01/05 23:19:33 |
Name | [익명] |
Subject | 상처받지 않기 위한 방어기제 |
저는 기러기 가장이나 장거리 연애에 적합한 사람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프로젝트 막바지나 사고, 출장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사정에는 괜찮습니다. (반대로 제가 그럴 경우에도 괜찮습니다.) 다만 그렇지 않을 경우, 만나지 않는 시기가 길어지면 제 자기방어본능은 그 사람을 지웁니다. 누구나 방어기제가 있다고 하는데, 제 경우에는 이 것 같습니다. 떨어져 있는 동안 일상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마음을 딱딱하게 굳히고,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거리감을 느끼면 몸은...스킨십을 떠올리면 감미로운게 아니라 낯선 사람처럼 느낍니다. 손이 다가온다 생각하면 긴장한 고양이처럼 움츠러들어요. 마치 '얼음'에 걸린 거 같아요. 그래야만 살 수 있었어요. 방어기제가 동작하기 시작하면 카톡을 주고 받고, 통화를 해도 게임 속 캐릭터나 연극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오히려 보지 못한다는게 의식되서 대화에 열의를 잃게 됩니다. 못 보는 기간동안 살기 위해 그 사람을 지워 없어도 되는 상태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제 방어기제를 어렴풋하게 알았는데 이제는 좀 더 정확히 알 것 같습니다. 그 순간 '그럴 준비하지 않아도 돼, 10일은 짧은 기간이잖아...' 이런 제 이성의 외침은 미약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제가 당혹스럽기도 하고, 이게 결코 관계에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전에는 매번 이런 후퇴 후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관계를 이어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스스로가 약하게 느껴지고 관계를 위해 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 방어기제를 다스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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