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올리기는 하지만.. 저는 의사입니다.
코로나 검체 채취도 하고, 의심자 진료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대응 병원으로 지정된 탓에 , 의사들 끼리 매일 브리핑 자료 공지하고, 주기적으로 코로나 관련 교육하고, 감염관리실이랑 협업해서 열심히 대비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기가 너무 시골이고 아직은 본원에 코로가 환자가 입원하지 않아서인지, 최근들어 일반 직원들이 행동 하는것 보면 너무 헤이해 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금일 본원에 있었던 황당하지만 밝힐수 없는사건으로 인해서... 정말 대비하지도 못한 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뚫릴수 있음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검사 결과 나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정말 살얼음 판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검사가 나오는 오늘내일까지는 집에 들어가지 않고 여기서 버틸 생각입니다.)

만약에 , 그런일이 있으면 안되겠지만....
그래서 최악의 가정하에 제가 감염이 된다면...아내도 감염될 확률이 있고.. 아이들(초2, 유치원생)도 감염될 확률이 있겠죠.
제발 감염이 아니면 좋겠구요.
오늘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오더라도,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언제든지 뜻하지 않게 감염될수 있을거 같습니다.

그래서 차선책? 아니 차악일수도 있지만. 만약 아이들만 집에 남게 된다면 아이들 둘이서 어떻게해서든 2주간 혹은 더 오래 동안 집에서 버틸수 있으면 좋겠어요.(건강 문제로 친가 및 처가에서 와 주실 수 없고 , 근처에 맡길데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터져서 휴교하면서 느낀 점인데,  공부가 그렇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안들어요. 아이들 스스로 뭐든지 할수 있게 만드는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의식주에 대한 교육은 해 놓았어요. 지난달 부터 적어도 혼자 할 수 있는 먹고/씻고/싸고 / 잠자리 마련하는것 까지 교육시키고는 있었습니다.  

어제부터 리스트를 만들고 있었는데, 쌀씻어서 밥하고, 전자레인지에서 음식 데우기 , 설거지하기, 빨레하고 건조기 돌리기, 청소기로 청소하기, 세수/목욕/머리감기, 동생 응가 닦아주기, 화장실 휴지 리필,  등등... (상당수는 잘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말고 초등2 올라가는 아이에게 꼭 가르쳐 놓아야 할게 뭐가 더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