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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부엉이 21/02/26 18:28:14 수정됨
주식투자의 기본적인 구조는 친구와 함께 편의점을 운영하는 것과 같습니다.  편의점이 아니면 식당이라도 괜찮고 카페라도 괜찮지요.  나 혼자 운영하기엔 돈이 부족하니까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여럿 모여서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편의점 운영을 하는 거죠.  여기서 동업자중 한 명이 직원이 될 수도 있고 새로 직원을 고용해서 월급을 줄 수 있겠죠.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을 동업자들끼리 분배하는 것입니다.

단지 기업은 그 규모에 있어 훨씬 큰 자본이 필요하니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모으고,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증권거래시장이 생긴거죠.  어쨌든 그 원리 자체는 완전히 같습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는 약간 특이한 움직임이 생깁니다.  단지 이 지분의 거래가격이 '오른다'는 이유 많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지분을 구매하고 싶어합니다. 실제 그 기업의 실적과는 무관하게, 그냥 오르니까 사는거죠.   편의점을 운영하는데 편의점의 매출도, 수익도 오르지 않는데 단지 편의점의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이 편의점을 인수하고 싶어할 사람은 잘 없을겁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주식시장에서는 일어난다는 거죠.

케인즈는 이를 두고 '더 큰 바보 이론' 으로 설명했습니다. 이미 가격이 정상적이지가 않은데 내 뒤에 더 많은 바보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다들 이 자산을 사는 거죠.  그리고 이 바보는 한없이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결국 내 뒤에 들어오는 바보가 없으면 더 이상 그 주가는 유지되지 못하고, 이제는 반대의 모양새가 나오죠. 가격이 계속 줄줄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기업은 결국 수익을 내고 이 수익을 주주들에게 그 기업이 평가받고 있는 가치만큼 분배하거나 자산을 늘려야 그 가격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편의점의 가치는 그 편의점이 버는 돈과 같고 편의점이 그냥 아무 근거 없이 비싸다면 그 비싼 가격이 유지될 수는 없겠죠.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주식의 매수를 이런 편의점을 인수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보면,  가격이 터무니 없다면 아무도 편의점을 사고싶어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편의점 가격이 내가 평가하는 가격보다 훨씬 싸다면?  이건 당연히 가서 인수를 해야 하는거죠.  운영은 이미 직원들이 해주고 있을테니까요.   마찬가지로 주식 또한 내가 이 기업을 직접 사서 운영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선뜻 손이 안 가는 주식들이 사방에 넘쳐날 겁니다.  시총 1조~2조가 비현실적이라면 1억~2억으로 바꿔서 봐도 됩니다.  그리고 사고 싶은 몇몇 기업들은 눈에 띌 수도 있겠죠.

부동산이든 카페든 편의점이든 이런 걸 인수해서 운영하려면 정말 많은 걸 꼼꼼하게 봐야 합니다.  상권, 유동인구, 매출, 영업이익,  일하는 알바들, 점장의 능력. 같이 인수하는 동업자의 정직성등을 다 보겠죠.   이렇게 보면 주식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이 회사와 동업하기 위해선 많은 걸 봐야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이 매력적인지를 봐야 겠죠.   그리고 일단 인수를 하면, 단기적인 편의점 가격 전망이 변한다고 해서 금방 다시 팔진 않을 겁니다. 돈 잘 벌고 일 잘 하고 있는데 굳이 팔 이유가 없죠. 코스피와 부동산 둘다 지속적으로 우상향을 했으나 주식은 패가망신한다는 속설이 있고 부동산으로는 돈 번다는 속설이 있죠.  부동산은 다들 단기적인 가격 대응을 하지 않고 잘 '들고' 있었으니까요.

효율적 시장 가설이라는 게 있습니다.  모든 주식은 그 정보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고,  어떤 주식을 사도 수익률의 기댓값은 똑같으며 단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종목을 최대한 많이 분산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이 걸 다른 말로 하면 어떤 종목을 그냥 찍어서 계속 '들고'만 있으면 적어도 주식시장의 평균 수익, 연 8~9%의 수익 정도는 기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만약에 시장이 조금이라도 비효율적이고 내가 선구안이 있어서 좀 더 좋은 종목들을 들고 있는다면 수익률을 더 올릴 수 있겠죠.

즉 애초에 내가 내 뒤에 바보가 있을 거란 생각으로 주식을 산 게 아니라 좋은 종목을 싸게 잘 골랐고 영업활동도 잘 하고 있다면 단기적인 하락에 조금은 무덤덤해질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하락 상승 추세는 내가 예측한다고 해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게 아니죠.  그리고 섣부르게 시장에서 나오면 안 된다는 것도. 피터 린치의 마젤란펀드는 13년동안 27배가 올랐는데 린치가 은퇴후 자신의 고객들을 분석해보니 이런 펀드에서도 무려 절반은 돈을 잃었다고 하죠. 단기적인 대응을 하다가.

 누구는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게 해 주는 것은 배짱이고 이 배짱은 아무나 가질 수 없다라고 했지만,  사실 그 배짱을 조금이라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잘 분석해서, 좋은 종목을, 싸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지루한 기다림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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