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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트윈스 22/02/12 18:17:40
일전에 어떤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분은 평생 불교사를 연구하신 학자인데, 본업으로 벌어서 샀을 리 없는 집에다 책을 가득 채워놓고 넉넉하게 돈을 쓰고 사십니다. 알고보니 선생님의 아버님께서 평생을 투자자로 사시다가 유산을 꽤 물려주셨다고 합니다.
아버님께선 일제시대 때 이미 군산의 미곡시장에서 쌀값을 가지고 단타를 쳐서 가족을 부양하셨답니다. 그러다가 해방이 되고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주식시장이란 게 생기자 주식 쪽으로 전공을 옮겼고, 그 후에도 오직 주식투자만으로 일곱남매를 키워내고 말년에는 집도 한채씩 사줬다네요.
그리고 몸이 아파서 눕습니다. 나이도 적지 않고.... 죽음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고 장고에 돌입합니다. 이제 애들도 다 그럴싸한 직업이 있으니 뒷 일이 걱정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평생 일군 시드머니를 어떻게 나눠줄까 고민이됩니다. 현금화해서 줄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투자자로 살아온 일평생에 대한 배신입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투자자산을 모두 [한국전력]으로 바꾼 후 자녀들에게 나눠줍니다. 팔지 말라는 유언과 함께.
때는 80년대 중반이었고, 당시 국장 종목을 둘러보면 지금까지 생존한 친구들이 많지 않습니다. 삼성전자 같은 걸 찍는 건 기적이나 다름 없으니 한국전력은 현명한 픽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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