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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1/26 22:51:49
Name   마르코폴로
Subject   [을지로] 전통아바이순대

종로5가와 을지로4가 사이에 위치한 전통아바이순대입니다.
인적드문 대로변에서 꺾어진 꼬불꼬불한 좁은 골목길을 따라 가다보면 가게가 보입니다.
골목에 발을 들이면 타임슬립이라도 한 것 처럼, 70년대에나 흔히 봤을 법 한 가게와 간판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골목의 부서지고 깨진 시멘트 바닥을 따라 곳곳에 물 웅덩이가 생깁니다.
물 웅덩이를 피해 식당에 도착하면 지금은 여간해선 찾아보기 힘든 여닫이 문에 전통순대, 야채순대라는 글씨가 크게 붙어 있습니다.
식당 내부는 예전 시장 안의 대포집처럼 좁은 공간에, 성인 남성에게는 꽤나 낮은 테이블이 놓여져 있습니다.

식당의 메뉴는 술 안주용 모듬안주와 순대국이 있습니다.
순대국의 가격은 양에 따라 7,000원, 6,000원이고 모듬안주는 10,000원. 7,000원 이었습니다.
아주 저렴한 가격입니다.


이집 순대의 경우 야채순대라는 이름답게 속을 야채와 당면, 다진고기로 채워 넣었습니다. 순대의 외피는 대창이긴 한데 그리 두껍진 않습니다.
그리고 선지를 쓰지 않아 상대적으로 맛이 깔끔합니다. 같이 나오는 내장의 부속물들도 잡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육고기 특유의 냄새도 느낄 수 없어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장의 부속물도 잡내는 나지 않지만 조금 질깁니다.
순대국의 경우 푸짐한 내용물과 깔끔한 국물이 맘에 듭니다. 한국의 여느 국밥집과는 다르게 간이 완성된 상태로 음식을 내놓는 것도 맘에 들었습니다.
따로 소금을 치거나 할 것 없이 그냥 먹으면 됩니다.


몇 차례 방문해 본 결과 장, 단점이 뚜렷한 가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이 가게는 공간이 지니고 있는 특이성이 있습니다. 가게로 찾아 들어가는 골목길과 가게의 입구부터 옛정취가 물씬 풍겨납니다.
우리네 부모님 세대들이 지나 다니시던 공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 읽었던 일본소설 중에 골목길을 잘 못 들어선 현대의 남성이
전후의 도쿄로 타임슬립하는 내용의 글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 주인공이 낯선 골목에 처음 들어선 느낌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두번째로 가격이 저렴합니다. 시장통의 어르신들이 주 고객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내용물에 비해서 가격이 쌉니다.
야채순대라는 메뉴의 특성상 순대의 잡내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맛있게 먹을만한 식당이라는 것도 큰 장점이겠네요.
우리가 알고 있는 순대의 맛이라기보단 만두에 더 가까운 맛입니다.

마지막으로 순대국이 요즘에 보기 힘든 토렴방식입니다.
토렴한 국밥을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단점을 꼽자면, 공간이 좁다 보니 불편합니다. 그리고 좁은 공간에 손님이 끊이질 않다 보니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밥집보단 술집의 느낌이 강하다보니 시끌벅적하기도 하고요.
제일 큰 단점은 주변에 위치한 '산수갑산'입니다.
이집도 좋은 가게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전반적인 음식의 질에서 '산수갑산'의 순대에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쿵저러쿵했지만 결과적으로 저렴하고 맛있는 한끼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은 구글이미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위치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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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3똥
요기도 몇번 갔었지만 역시 산수갑산이....
마르코폴로
저도 산수갑산이 더 좋아요.
토렴이란 단어를 처음 들어봐서 검색해봤습니다.
<토렴은 밥이나 국수 등에 더운 국물을 여러 번 부었다가 따라내어 덥히는 일을 말하는 것으로 퇴염(退染)이라고도 한다. - 두산백과>
잘 감이 안 오는데, 일반적인 국밥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마르코폴로
말씀하신 것처럼 차가운 밥을 국밥 그릇에 먼저 담고 국물을 여러번 부었다가 따라내면서 덥히는 것을 토렴이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흔히 먹는 국과 밥이 따로 나오는 형태의 국밥의 경우, 기본적으로 음식이 뜨겁습니다.
국도 뜨겁고 밥도 뜨겁다 보니 맛을 느끼기 힘든데다 입천장을 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토렴한 국밥은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 즉 음식이 나오면 바로 먹을 수 있을 온도로 내줍니다.
먹기에도 편하고 맛을 느끼기도 더 좋습니다.
그리고 차가운 밥을 뜨거운 국물로 덥히면 밥이 쫄깃해지면서 식감이 살아나 밥 ... 더 보기
말씀하신 것처럼 차가운 밥을 국밥 그릇에 먼저 담고 국물을 여러번 부었다가 따라내면서 덥히는 것을 토렴이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흔히 먹는 국과 밥이 따로 나오는 형태의 국밥의 경우, 기본적으로 음식이 뜨겁습니다.
국도 뜨겁고 밥도 뜨겁다 보니 맛을 느끼기 힘든데다 입천장을 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토렴한 국밥은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 즉 음식이 나오면 바로 먹을 수 있을 온도로 내줍니다.
먹기에도 편하고 맛을 느끼기도 더 좋습니다.
그리고 차가운 밥을 뜨거운 국물로 덥히면 밥이 쫄깃해지면서 식감이 살아나 밥 맛도 좋아집니다.
그러나 식당에서 남은음식을 재활용하는 것이 몇번 문제가 되면서부터 국물에 밥을 말아 나오는 형태의 국밥을 탐탁치 않아 하는 분이 많아졌습니다.
토렴을 잘하려면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고 손도 많이 가는 작업이다 보니 음식을 만드는 쪽에서도 국과 밥을 따로 내주는 것이 더 편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요즘엔 토렴방식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아 처음부터 부어서 나오는군요. 싱기방기
여기 어제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곳이군요...
앞으로 몇달 동안은 못가게 생겼습니다.(어차피 전 못가지만...)
마르코폴로
여기도 주차가 힘듭니다. 흐흐흐
개인적으론 맛보단 주변의 풍경이나 분위기가 인상깊었습니다. 80년대 홍콩영화같은 느낌이 물씬 풍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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