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6/24 23:12:13
Name   큐리스
Subject   팝니다: 아기 신발. 사용한 적 없음.


헤밍웨이가 썻다고 전해지는, 한번쯤은 보신적이 있을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
부모가 되기 전까진 이 여섯글자의 느낌을 온전히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되어 세아이를 키우면서, 저 짧은 글자들은 단순한 글자가 아닌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중1이 되어버린 첫아이가 세상에 나온 2010년, 아무것도 모르던 초보부모 시절...
지금도 너무 생생합니다.

아이가 아파서 힘들어하다 간신히 잠에 들고, 그 아이를 품에 안고 밤새 달랬다가 재우다가를 하다가 저도 와이프도 뜬눈으로 밤을 세우고, 며칠간을 날카롭게 신경을 새우고 지냈던 시절을요. GOP에서 근무를 설때도 이렇게 신경을 곤두세우진 않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선채로 벽에 기대어 자다가 아이 기침 소리에 본능적으로 다시 일어나고,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타던 그 시절 ㅎㅎ

그런데 신기하게도 힘든데, 힘들지 않았습니다. 어떤 초인적인 힘이 우리를 감싸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아이가 다시 건강해지고 잘자게 될때까지 그 시간이 결코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어쩌면 우리는 헌신(old shoes)처럼 헌신(devotion)을 다해 아이를 돌보았던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끔 TV에서 아이를 위해 간을 기증해야한다는 사연을 들었을때, 우리 아이라면 아무런 의심없이 내장기를 줄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나를 보면, 부모는 정말 신기한 존재이자 경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저는 응원합니다. 헌신처럼 헌신을 다하는 우리 모든 부모님들을요.^^;;



5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085 일상/생각사랑하는 내 동네 7 골든햄스 23/08/01 1698 34
    14084 일상/생각나이에 따라 몸의 욕구 수준도 조정되는것 같습니다. 9 큐리스 23/08/01 1836 0
    14083 일상/생각우리 엄마 분투기 8 dolmusa 23/08/01 1628 44
    14069 일상/생각림버스 컴퍼니 일러스트레이터 사건에 부쳐 55 당근매니아 23/07/26 3239 0
    14063 일상/생각와이프에 대한 헌시입니다. 6 큐리스 23/07/24 1420 0
    14061 일상/생각벗어나다, 또는 벗어남에 대하여 11 골든햄스 23/07/24 1705 26
    14052 일상/생각회사 다닐 맛이 뚝.. 10 Picard 23/07/18 2387 8
    14049 일상/생각학교 담임이야기3? 5 moqq 23/07/16 1670 2
    14047 일상/생각3년만의 찜질방 2 큐리스 23/07/15 1392 7
    14046 일상/생각썬가드, 다간, 로봇수사대K캅스, 가오가이거가 같은 시리즈물?! 13 cummings 23/07/15 1391 0
    14044 일상/생각공부에 대하여... 13 희루 23/07/14 1898 0
    14041 일상/생각자꾸만 울컥울컥 하네요. 6 큐리스 23/07/14 1957 1
    14034 일상/생각(기이함 주의) 아동학대 피해아동의 부모와의 분리를 적극 주장하는 이유 45 골든햄스 23/07/12 2265 43
    14032 일상/생각생애 첫 책의 원고 작성을 끝마쳤습니다. 12 nothing 23/07/11 1798 20
    14021 일상/생각에브리띵에브리웨어올앳원스 보신분들 어떠셨나요? 26 도리돌이 23/07/07 1773 1
    14020 일상/생각사진에도 기다림이 필요하다. 4 메존일각 23/07/06 1346 13
    14018 일상/생각쏘렌토 하이브리드 출고의 여정 18 danielbard 23/07/04 1789 4
    14017 일상/생각7월의 독서모임 책 - 고독의 위로 풀잎 23/07/03 1262 0
    14014 일상/생각귀 파주는 와이프 16 큐리스 23/07/03 2037 12
    14012 일상/생각매직 아이를 기억하시나요? 8 큐리스 23/07/02 1804 5
    14011 일상/생각3대째 쓰는 만년필 ^^ 7 삶의지혜 23/07/01 1471 1
    14009 일상/생각비둘기야 미안하다 13 nothing 23/06/29 1693 7
    14007 일상/생각이웃집 정상병자 후속 상황 보고 12 당근매니아 23/06/27 2405 0
    14005 일상/생각명품가방과 와인에 대한 민낯 9 풀잎 23/06/26 2044 9
    14003 일상/생각어제의 설악산-한계령, 대청봉, 공룡능선. 2 산타는옴닉 23/06/25 1805 1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